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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메인] 아드레날린 폭발, 짜릿한 익스트림 스포츠의 세계
  • 이한슬 수습기자
  • 등록 2024-11-25 09: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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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고속, 초고도, 초극한!
지난달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서울 익스트림 스포츠 페스티벌'이 열리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과거 무모한 도전이었던 익스트림 스포츠는 어느덧 도심에서 즐길 수 있을 만큼 대중화됐다. 이에 본지는 우리 곁에 다가온 익스트림 스포츠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익스트림 스포츠, 네가 참 궁금해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단조로운 삶에 지친 사람들은 짜릿함을 원하곤 한다. 그 갈증을 채워줄 다양한 방안 중 스카이다이빙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가 떠오르고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는 스피드와 스릴을 만끽하고 극한을 추구하는 레저스포츠를 의미한다. 어떤 스포츠가 익스트림 스포츠인지에 대한 기준은 상당히 주관적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극한을 추구하는 만큼 위험성을 동반한 스포츠를 익스트림 스포츠로 분류한다. 이는 익스트림 스포츠 발전의 초석을 다진 스카이다이빙, 서핑 등의 영향이 크다. 오직 낙하산에만 의지해 하늘을 누비거나 보드 하나에 몸을 맡겨 거대한 파도를 즐기는 등 별도의 안전장비 없이 자연에 몸을 던져 극한을 추구할수록 최고의 익스트림 스포츠로 여겨진다. 당연하게도 그만큼 사고율과 사망률은 무서운 수준이다. 현존하는 익스트림 스포츠 중 최고의 위험성을 자랑하는 ‘윙슈트’는 안전장비 없이 하늘다람쥐를 닮은 슈트에만 의존해 허공에 몸을 던진다. 이는 다치기 전에 즉사한다고 해 진정한 극한 스포츠로 유명하다. 2012년 콜로라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윙슈트 대회 참가자 중 무려 72%가 다른 참가자의 사망 또는 중상을 목격했다. 그러나 안전장비를 갖춘다고 해서 특별히 더 안전한 것도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사이 클라이밍 관련 안전사고는 75건으로 지난해 14건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극한의 세계에 뛰어든 사람들 


 사람들은 왜 생명에 위험을 무릅써서까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것일까. 그 해답은 우리의 뇌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의 뇌는 강한 자극을 받으면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며 쾌감을 느낀다. 특히 도파민은 사람들이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만들어 익스트림 스포츠의 짜릿함에 중독되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부상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익스트림 스포츠를 찾는 사람들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익스트림 스포츠의 발전은 서핑, 스키 등이 주목받기 시작한 1960년대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극한을 체험하는 해당 스포츠들이 입소문을 타자 자유와 도전을 원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본격적인 대중화의 시작에는 1970년대 미국 청소년들이 중심에 있다. 당시 청소년들은 스케이트보드 등에 도전 정신을 더하며 여러 묘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높은 경사에서 내려와 공중을 한 바퀴 돌거나 계단 난간을 타고 내려가는 등 위험을 동반한 현란한 묘기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불태웠다. 이와 같은 대중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이다. ESPN이 1995년 ‘Extreme Games’라는 대회를 개최한 이래로 익스트림 스포츠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전 세계로 확산됐다. 이 대회는 ‘X Games’로 명칭이 변경됐고 겨울철 종목을 따로 모아 동계·하계 대회로 나뉘는 등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9년부터 익스트림 스포츠의 대중화가 시작됐다. 이전까지는 소수 동호회가 활동하는 수준이었으나 서울 올림픽공원에 익스트림 스포츠 경기장이 만들어지면서 대중에게 그 존재를 알렸다. 이후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난 2018년, 익스트림 스포츠를 향한 관심에 불이 붙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워라밸’이 당시 트렌드로 자리 잡자 색다른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직장인들은 익스트림 스포츠에 주목했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에 따르면, ‘익스트림 액티비티’ 상품 수가 지난 2020년 기준 500개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50% 급증했다. 그들만의 놀이였던 익스트림 스포츠는 이제 만인의 버킷리스트 중 한자리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빌딩 숲속에서 즐기는 극한


 자연에서 즐기는 익스트림 스포츠는 쾌감을 선사하지만 그 뒤에는 늘 큰 위험이 따른다. 또한 접근성이 낮아 도시 속 현대인들이 도전하기 어렵다. 이에 익스트림 스포츠가 대중화된 요즘 도심에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 공간이 늘고 있다. △윙슈트 △서핑 △암벽 등반은 자연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였지만 수요가 늘고 기술이 발전하자 실내 시설이 생겨났다. 강풍기를 이용해 허공을 누비거나 인공 파도를 통해 바다를 즐기는 등 도심에서도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특히 암벽 등반은 인공 암벽을 올라가는 ‘스포츠클라이밍’으로 발전한 후 실내 클라이밍장이 생기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대구 남구국제스포츠클라이밍장의 작년 상반기 기준 자유이용객 수는 898명으로 지난 2021년 422명 대비 112% 증가한 수치다. 이외에도 실내에서 익스트림 스포츠를 포함한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어른들의 놀이터, ‘스몹(smob)’이 생기는 등 익스트림 스포츠는 무궁무진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이한슬 수습기자 Ι lhs522701@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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