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유형의 사람을 끌어들이다
극한의 도파민을 추구하는 익스트림 스포츠 중 가장 접근성 높은 스포츠를 꼽으라면 단연 클라이밍일 것이다. △패러글라이딩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과 같은 타 익스트림 스포츠는 고가의 장비, 높은 고도 등 많은 준비와 조건을 요하는 탓이다. 또한 안정성 측면에서 상당한 위험이 따라오며 비효율적인 취미라는 일부 부정적인 인식도 존재한다. 그러나 클라이밍은 별다른 특별한 장비 없이도 암벽화 하나만 있다면 순전히 자신의 신체 능력에 기대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특히 클라이밍이 대중화되며 지역마다 설치된 클라이밍 센터는 이를 더 가깝게 느끼는데 일조하고 있다. 쉽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혹은 혼자서 즐기는 사람 등 그 유형도 다양해졌다. 클라이밍을 취미로 삼고 있는 김건철 씨는 “직접 해본다면 운동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즐거운 놀이를 하는데 근력 향상이 부가적으로 따라온다는 느낌이 든다”며 “벽에 놓인 여러 종류의 문제를 몸으로 푸는 과정에서 오는 성취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전했다. 또한 “주변인의 추천으로 클라이밍을 접하게 됐는데, 내가 접한 즐거운 경험을 남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며 클라이밍의 매력을 언급했다.
하늘공원 한 가운데서 즐기는 익스트림 스포츠
기자가 방문한 산악문화체험센터는 2012년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故 박영석 대장의 업적을 기리며 지난 2021년 개관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구성된 해당 센터는 산악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이렇듯 산악인들의 업적과 노력을 기록하는 한편, ‘산악’을 테마로 잡으며 클라이밍 관련 시설과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었다. 타 상업 목적의 클라이밍 센터들과 대조적으로 적은 비용에 △일일 체험 △월 강습 △자유 이용 등 클라이밍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편의가 마련돼 있어 취미로 접근하기 좋았다. 센터에 설치된 클라이밍은 4~5m 내외의 벽에 복잡하게 설치된 홀드를 잡고 올라가는 ‘볼더링’과 15m 벽에 로프를 중간중간 걸어가며 정해진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이 올라가는 ‘리드’ 두 가지로 구성돼 있었다. 볼더링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 벽을 모아놓은 볼더링 존은 실내 및 지하에 설치되기에 적절했으며, 낮은 높이로 초보자들에게 심리적인 공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다. 리드 존의 경우 15m라는 아찔한 높이로 흥미를 유발했다. 실제 실내에는 △자신의 고유 장비를 가지고 즐기러 온 사람 △아이들과 함께 일일 체험을 신청하고 온 가족 △학교에서 체험 삼아 온 학생 등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클라이밍을 즐기고 있었다.
생각보다 과학적인 움직임, 클라이밍
실제 클라이밍의 매력과 장점을 느껴보기 위해 해당 센터에 설치된 일일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해 봤다. 강사는 ‘삼지점’이라 불리는 무게중심 맞추기를 가장 강조했다. 또한 올라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클라이밍에 필요한 힘이 팔일 것이란 생각과 달리 다리라는 점을 인식시켰다. 이는 목표지점까지 올라갈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힘 분배라는 점을 안내했다. 강사의 설명과 안내를 듣고 난 후 실제로 클라이밍을 체험해 봤다. 기자는 해당 존에 설치된 77개의 볼더링 루트 중에서 10개를 시도, 그중 단 2개에만 도달할 정도로 클라이밍에 처음 접한 만큼 어려웠다. 근력, 지구력 등 신체적 능력을 요할 뿐 아니라 각도와 무게 중심 심지어는 신체 능력을 고려해 홀드를 발로 딛고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지능적인 면모가 필요했다. 특히 단순 매달리고 올라가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기자의 기존 인식과 달리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외였다. 또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4~5m라는 낮은 높이에도 불구하고 안전장치가 없다는 사실에서 오는 공포감이 커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낀 가장 중요한 사실은 신체 능력에 따라 성공 여부가 좌우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결국 목표지점에 도달한 후 느껴진 성취감은 온몸이 쑤심에도 불구하고도 상당했다. 특히 어렵게 구성된 홀드를 순차적으로 풀어냈다는 성취감이 목표점에 올라갔다는 신체적인 성취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컸다.
글·사진 임현욱 기자 Ι 202310978lhw@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