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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생각하는 군대 내 인권 침해
  • 고재욱 수습기자
  • 등록 2017-09-14 15: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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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장받지 못하는 군인들의 인권 위한 다양한 대책 필요
우리나라 군대는 건장한 성인 남자라면 누구든지 가야하는 곳이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보여지는 군대는 각종 사건·사고의 모습을 담고 있어 많은 국민들을 걱정에 빠트리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본교 재학생 중 군대를 다녀온 학생들로부터군대에서의 경험과 생각을 들어봤다. 더불어 군대를 가지 않는 여학생에게는 현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물어봤다.



강현우(영상·4)
“장병들의 생각과 태도를 바꾸는 것이 우선”

 부대로 전입을 명 받았을 때, 병장 선임에게 처음 들었던 말이 “눈 깜빡이기만 해, 평생 눈 감기 싫으면 눈 깜빡거리지 말고 내가 하는 말 들어라”였다. 이후 어쩔 수 없이 눈을 감자, 선임은 그날 저녁 7시부터 눈을 감게 한 뒤 못 뜨게 했다. 이 밖에도 조롱섞인 말을 들은 적도 많다.

 

 강제로 군대에 오게 된 사람들이 한풀이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 또는 자신이 입대 초반에 괴롭힘 당한 것을 억울해하면서도 이를 당연시 여겨 후임들에게 똑같이 반복하면서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으려면 정책적인 변화보다는 당사자인 군 장병들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바꾸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박린호(관광경영·4)
“의사소통의 어려움 극복이 과제”


 군대에 있을 때 병장이 상병에게 폭언을 하고 다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결국 상병이 의가사 제대 1) 를 할 정도로 심하게 다친 사건이었다. 사실 상병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던 사람이었는데, 이에 대해 병장이 조롱하자 결국 둘 사이의 싸움이 난 것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충분한 대화가 있었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군대는 수직적인 계급 사회이다. 그렇다보니 선임이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혹은 후임이 제대로 된 대화를 거부하면서 서로의 의견 전달에 오해가 생겨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이러한 점들을 주의하고 예방해서 군인들 사이의 교류가 잘 이뤄지는 분위기를 만든다면 인권 침해 문제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기원(외식조리·1)
“눈치보여 제대로 활용 못하는 신고제도”


 취사병으로 일하면서 부대의 간부로부터 욕설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런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옛날부터 전해져 온 악습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새로 들어오고 있는 군인들은 뉴스나 신문에 나오는 군대 인권 침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하지만 아직 이전의 과격한 군대식 사고를 갖고있는 간부들이 변하지 않아 악습이 반복되고 있다.

 

 나는 군대 내에서 특히 ‘신고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 생활 중 괴롭힘을 당했을 때 신고할 수 있게 만든 제도가 사실상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익명성이 보장된다고는 하지만 신고한 사람을 강제로 찾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신고 제도의 익명성을 보장하고 신고가 접수됐을 때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정(관광경영·1)
“아직도 군대 내 인권 침해가 발생할 줄 몰랐다”


  군대 내에 인권 침해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현재까지도 그런 일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고쳐지지 않는 악습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선후배 사이의 군기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군대도 같은 이유로 그런 일이 지속되는 것 같다. 잘못된 행동이 장난처럼 나타나는 것도 문제다. 들은 얘기로는 선임이 후임에게 장난으로 돌을 씹으라고 하거나, 점호 때 일부러 후임을 웃기면서 웃는 그들을 혼내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일들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화장실이나 생활관 같은 기본적인 시설도 낙후된 곳이 많고, 식사 및 위생 상태도 좋지 않다고 들었다. 가장 필요한 의식주 관련 시스템부터 개선되면 군대 내의 분위기도 좋아질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학생들은 군대 내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개인의 잘못된 생각과 태도 △소통의 문제 △허술한 신고제도 △계속 이어지는 악습과 같은 원인들은 군대의 간부들과 정부 측에서 쉽게 넘어가면 안 될 일이다. 관련자들 모두가 기본적인 것부터 제대로 고쳐나가는 태도를 보일 때, 걱정 없이 무사히 복무를 마칠 수 있는 군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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