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끝에서 향기로 되살아난 꽃에 담긴 소망
지난 1일부터 내년 6월 12일(금)까지 본교 소성박물관 2층에서 특별전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전시가 진행된다. 본 전시는 민화 속 ‘꽃’이 지닌 상징을 중심으로 행복을 기원하고 삶의 안녕을 소망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마음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계절에 따라 세 가지 섹션으로 나뉜다. 첫 번째 섹션인 ‘꽃이 슬금 슬금 피어나’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매화와 꽃 중의 왕인 모란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두 번째 섹션인 ‘온 마당이 꽃밭이야’는 봄의 절정을, 세 번째 섹션인 ‘사계절 내내 꽃을 찾자’에서는 △여름 △가을 △겨울의 꽃들을 중심으로 다룬다. 섹션별로 이어지는 전시 동선에 따라 관람하다 보면 사계절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본 전시는 고은주 작가와 장승혜 조향사가 참여했으며 작품과 향기의 조화를 통해 민화의 아름다움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고은주 작가는 기존 작업 방식들이 기원의 의미와 밀접했기에 이번 전시에 함께하게 됐다. 또한 이번 전시는 본교 양윤지(한국화·2) 양이 학생 작가로 참여해 특별함을 더했다. 양윤지 학생 작가는 △모란 △연꽃 △붓꽃 △국화의 식물 세밀화를 그려 본 특별전의 완성도를 높였다.
비단 위에 핀 꽃, 공기 속에 번진 향기
본 전시에서는 △연리도 △매화도 △목단괴석도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연리도’는 넓은 연잎 위에 풍성하게 핀 연꽃과 그 주변을 헤엄치는 잉어들을 그린 그림이다. 연꽃에 담겨있는 ‘연속적인 합격’의 의미와 잉어가 상징하는 과거시험의 의미가 결합돼 시험에 대한 소망을 염원한다. 또 다른 작품인 고은주 작가의 ‘컷팅시리즈’는 꽃들을 비단 위에 그린 뒤 부적 모양으로 비단을 오리고 유리 사이에 끼워 완성했다. 고은주 작가의 작품에는 현대인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소망이 드러난다.
특히 본 특별전은 민화뿐만 아니라 향이 배치돼 의미를 더했다. 장승혜 조향사는 선조들이 관심 가진 향에 주목해 두 가지 향의 전시를 준비했다. ‘온 마당이 꽃밭이야’의 공간을 꾸며주는 향인 ‘태어남의 사랑’은 목련의 순수와 모란의 풍요를 담아 새로운 삶과 사람의 탄생을 축복한다. ‘사계절 내내 꽃을 찾자’의 공간을 꾸며주는 향인 ‘고요한 강인함’은 연꽃의 청정과 동백의 강인함을 통해 고난을 이겨내는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향은 오래도록 편안히 즐길 수 있도록 내부에서 주기적인 관리를 통해 유지할 예정이다.
전시도 체험도 향기롭게, 꽃으로 물든 캠퍼스
본 특별전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도 준비돼 있다. 대표적으로 전시실 내부에 준비된 공간인 ‘상상의 정원:모란 속으로’에서 사진을 찍으며 작품을 특별하게 기억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로부터 길상의 상징이었던 모란을 통해 관람객들은 모란의 풍요로운 기운을 몸소 느끼고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
관람 후에는 관람객 참여 공간 ‘무슨 꽃을 찾으러 왔느냐’에서 꽃 엽서 제작이 가능하다. 엽서 뒷면에 연꽃, 국화 등 꽃 스텐실을 찍으면 자신만의 의미가 있는 엽서를 얻게 된다. 결과물을 인스타그램 DM으로 제출한 관람객 중 우수 활동자에게는 장승혜 조향사와 협업해 제작한 향수를 증정한다. 관람객 참여 공간의 벽면에는 학생들이 본교에 무슨 꽃이 있는지 파악하고 직접 야외에서 감상할 수 있는 ‘플라워 맵’이 마련됐다.
본교 소성박물관 박영신 학예연구사는 “관람객분들이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전시를 기획했다”며 “실내에서의 관람이 자연스럽게 야외로 이어지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사진 차수민 수습기자Ιsoomim@kyonggi.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