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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자는] 나의 선택으로 완성하는 목적지 없는 여행
  • 이윤아 수습기자
  • 등록 2025-09-02 23: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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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길이 닿는 대로 걸어, 그 길이 곧 나의 길
스마트폰이 여행의 필수품이 된 요즘, 기자는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 남들과 사뭇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이윤아(자유전공·1) 기자의 취미, 목적 없는 여행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요즘 기자는



 경기대신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신문편집국에서 문화팀 수습기자로 활동 중인 관광문화대학 자유전공학부 25학번 이윤아입니다. 기자는 평소 여행 계획을 짜거나 공부할 때 계획적이기보다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편입니다. 가끔 사람들은 즉흥적인 특성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즉흥적이기에 자유로운 선택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기자는 어느 날 버스에 잘못 타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풍경을 보게 됐는데 그 풍경이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것 또한 여행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자는 그날 이후로 새로운 취미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바로 ‘목적 없는 여행’이라는 독특한 취미입니다. 목적 없는 여행은 계획 없이 떠나는 만큼 매번 △다른 장소 △사람 △분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지도에 의존한 채 유명 맛집을 찾아가는 것이 아닌, 동네 골목골목을 눈에 담으며 마음 가는 대로 발길을 옮기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은은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작은 카페, 낡은 간판이 매력적인 음식점 등 새로운 장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즐거움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그날 눈에 띄는 아무 버스에 타면 됩니다. 마음에 드는 풍경에서 내리면 본격적인 여행 시작입니다. 내린 직후에는 스마트폰 지도를 켜지 않고 여유롭게 동네 곳곳을 걸으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선택의 기준이 오직 기자의 ‘끌림’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리뷰나 별점에 의존하기보다는 그 순간 마음이 닿는 곳으로 들어서야 설렘이 배가 되는 것이죠. 때로는 기대보다 훨씬 맛있는 음식을 만날 때도 있고, 의외로 평범한 경험에 그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든 제 발걸음과 선택이 만들어 낸 결과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물론 매번 감성적인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도 없이 걷다 보니 무섭고 외진 길로 들어선 적도 있고, 길을 잘못 들어 택시를 타고 집에 가야 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불편함조차도 여행의 일부로 남습니다. 불안했던 순간은 훗날 재밌는 추억이 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길은 오히려 다음에 더 멀리 떠나고 싶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이죠. 이런 예기치 못한 상황이야말로 이 취미의 묘미이기에 그날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남겨두며 또 다음 여행을 기대해 봅니다.


목적이 없어도 괜찮으니까


 익숙한 길은 편리하지만, 때로는 ‘늘 가던 길’이니까 이번에도 그 길을 가야 할 것 같은 무언의 강요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스마트폰 지도는 별 다섯 개로 이루어진 평점으로 특정 가게를 꼭 들려야 할 것처럼 말합니다. 그러나 이 여행에서는 그런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버스에서 내릴 장소도 △걸어갈 방향도 △멈춰 설 순간도 모두 저의 의지와 선택이 1순위로 존중됩니다. 그 자유로움 속에서 원하는 길을 마음껏 걸어도 된다는 사실이 삶의 잔잔한 위로가 됩니다. 혹시 매일 반복되는 길과 풍경이 지겹게 느껴지시나요? 마음에 드는 버스 색과 번호를 골라, 한 번은 목적지를 묻지 않고 버스에 올라 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음에 드는 창밖 풍경이 보이면 스마트폰 지도를 켜지 말고 발길이 닿는 대로 걸어보는 겁니다. 그럼 가까운 곳에서도 충분히 ‘여행’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생각이 많아 갑갑할 때, 삶의 방향성이 보이지 않아 두려울 때 이 ‘목적 없는 여행’을 즐겨봅시다. 갑갑한 마음을 비우게 하고 정해진 것이 맞는 답은 아니라는 따듯한 위로를 건넬 겁니다.


글·사진 이윤아 수습기자 | Yunna121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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