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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새벽 밤샘이 일상이 된 당신을 위한 곡 하나
  • 안철현 수습기자
  • 등록 2025-09-02 23: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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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도, 커뮤니티 속에서도 오늘날 대한민국의 대표 래퍼로 무조건 거론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빈지노이다. 그는 2010년 힙합 듀오 재지팩트의 《Lifes Like》로 데뷔한 뒤 2012년 첫 솔로 앨범 《24:26》을 발매하며 한국 힙합을 대표하는 거장 예술가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빈지노가 내뱉는 플로는 하나의 강물과도 같고, 그가 써 내린 가사는 마음을 울리는 심오한 느낌과 함께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힙합 클래식 명반으로도 꼽히는 하나의 예술 작품 같은 앨범 《24:26》, 그 안에 수록된 보너스 트랙 곡 는 남다른 악기 연주의 조합으로 누구나 몸을 맡길 수밖에 없는 비트를 담고 있다. 이 곡은 음악가 에디 러스(Eddie Russ)의 를 샘플링했는데, △원곡과는 다른 비트를 만드는 드럼 △재즈 힙합의 느낌을 물씬 나게 해주는 색소폰의 음색 △무거운 느낌을 주는 베이스는 잠 못 들고 계속 깨어있는 상태로 맞이한 창문 밖 고요한 새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뿐만 아니라 의 가사도 분위기 형성에 이바지한다. 노래에서 계속 반복되는 훅인 ‘이 밤이 와도, 이 밤이 가도 I’m always awake’는 계속해서 깨어있는 상태를 강조해 자신의 꿈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한다. 이를 통해 모두가 잠든 새벽에 있는 깨어있는 한 사람이 자신의 결심을 노래하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더불어 가사 속, 왜 깨어나 계속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는 것만 같은 메시지는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오래도록 공감을 남긴다.


“난 내가 내 꿈의 근처라도 가보고는 죽어야지 싶더라고 

yo I gotta live my life now, not later” 

『Always awake』 中


 이 곡을 처음 들은 건 기자가 고등학교 2학년일 때였다. 대학 진학을 위해 비교과 활동과 공부에 지쳐 있던 어느 날, 새벽 2시 46분에 잠을 깨기 위해 틀어놓은 무작위 플레이리스트에서 곡이 흘러나왔다. 당시에는 늦은 저녁까지 수학 학원에서 공부한 후에도 쉬지 못하고 다음 날을 위해 학교에서 진행할 행사 준비와 복습을 해야만 했다. 그 상황 속에서 새벽의 감성을 자극하는 반주에 맞춰 흘러나왔던 ‘지금 이 순간이 훗날 죽이 되더라도 취침 시간을 뒤로 미뤄, 미뤄’, ‘모두가 등한시하는 밤하늘에 뜬 달 곁에 있는 별처럼 깨 있는 나’와 같은 가사는 기자의 상황을 대변 해주는 것 같았다.


 만약 기자처럼 자신의 꿈을 위해 잠들지 못하고 지친 새벽이 됐을 때, 이 곡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곡의 섬세한 가사가 곁으로 다가가 위로가 돼줄지도 모른다.


안철현 수습기자 | lifeiscanival@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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