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는 돌아오는 거야~
지난 6월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공개된 미국의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한국계 제작진들의 손길 속에 탄생했다. 영화는 K-POP을 중심으로 △남산서울타워 △호랑이(호작도) △국밥 등 한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를 자연스럽게 묘사해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케데헌은 공개 직후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시간이 꽤 흐른 현재까지도 굳건한 인기를 자랑한다. 그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11일, 케데헌의 OST 은 빌보드(Billboard) ‘핫 100’ 1위를 차지하면서 여성 가수가 부른 K-POP 곡이 최초로 차트 정상에 오른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케데헌 열풍’은 국내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총관람객 수는 약 69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의 기념품샵, ‘뮷즈샵’의 인기가 상당하다. 케데헌의 인기 캐릭터 ‘서씨’와 ‘더피’를 닮은 ‘까치 호랑이 배지’는 현재 10차 예약 판매까지 마감돼 내년 1월에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이에 뮷즈샵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4% 증가한 114억 원가량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렇듯 해외에 수출된 한국 문화가 케데헌을 통해 다시 국내로 ‘역수입’되면서 해외는 물론 국내에 새로운 한류 열풍이 불게 됐다.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한류(韓流)’는 한국의 대중문화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는 현상을 일컫는다. △음악 △화장품 △관광 등 문화 전반을 포함한다. 한류는 크게 4단계에 걸쳐 성장했다. 그 시작은 1997년 IMF 이후로, 당시 새로운 산업 대안이 필요했던 한국은 대안으로 대중문화 산업을 택했다. 이에 <가을동화> 등 국내 드라마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드라마 <겨울연가>는 일본에서 ‘배용준 신드롬’을 만드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첫 한류 열풍을 일으켰다. 현재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K-POP이 한류에 영향을 미친 것은 이 이후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 보급을 통해 △보아(BoA) △SUPER JUNIOR(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국내 아이돌이 해외로 뻗어가기 시작했다. 국내 아이돌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거대한 팬덤을 형성했고, 해외 콘서트 투어의 본격화를 이뤄냈다.
해당 사례를 통해 한국 문화가 해외에 통한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2010년대 무렵 콘텐츠의 ‘글로벌화’가 시작됐다. 특히 SNS,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당시 K-POP 뮤직비디오 등이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해외 팬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이돌의 노래뿐만 아니라 그들의 한국 생활을 엿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아이돌이 사용하는 화장품 또는 아이돌이 먹는 음식이 주목받으면서 K-뷰티, K-푸드와 같은 용어까지 탄생했다.
최근에 들어선 OTT 등을 통해 국내 드라마, 영화 등이 해외에서 각 광 받기 시작했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 한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가 담긴 미디어 매체를 통해 국내 일상 문화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이에 노래연습장, 삼겹살처럼 한국의 일상적 요소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나의 일상에서 너의 일상으로
한류는 시대에 따라 발전하면서 그 중심 요소도 변해왔다. 이에 한류를 즐기는 외국인들의 관광 방식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처음 한류 열풍이 불었던 과거에는 단체 여행 등을 통해 드라마의 촬영지, 관광 명소를 방문하는 성지 순례식 관광이 주를 이뤘다. 직접적인 문화 경험보다는 단순한 방문에 의의를 둔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 매체를 통해 한국의 일상이 해외로 퍼진 요즘에는 방문이 아닌 체험에 목적을 둔 관광객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는 ‘데일리케이션(Dailycation)’이라는 관광 트렌드로, 한국인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그대로 경험하고 이를 관광 여정으로 삼는 것을 뜻한다. 보고 듣는 것을 넘어 몸소 체험하기를 원하는 요즘 세대의 특성이 비롯된 결과다. 실제로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케데헌 공개 이후 관광 소비 데이터 비교 결과, 전월 동기 대비 ‘한복 체험’ 거래액이 30%, ‘대중목욕탕’ 거래액이 84% 증가했다. 더불어 참여형 관광이 대두되면서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하이커 그라운드(HiKR GROUND)’ 등의 색다른 복합문화공간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류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며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이한슬 기자 Ι lhs522701@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