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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인의 밥상] 돈은 없지만 생일은 챙겨주고 싶어
  • 정예은 기자
  • 등록 2025-05-19 12: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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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접 만든 케이크 하나, 값비싼 케이크 안 부럽다
생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케이크’다. 하지만 요즘 케이크 가격은 우리의 축하하는 마음을 초라하게 만든다. 이에 본지는 정성을 가득 담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봤다.

 

케이크의 달콤한 역사를 따라

 

 누군가의 생일이 다가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케이크를 떠올린다. 초가 꽂힌 케이크를 가운데 두고 생일 노래를 부르며 웃던 장면은 행복한 생일의 추억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기자도 어릴 적 생일이 되면 케이크의 촛불에 간절한 마음을 담아 불면 무조건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을 믿으며 몇 달전부터 무엇을 빌지 고민하곤 했다. 이렇게 생일에 케이크가 빠지면 어쩐지 허전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아마 추억과 설렘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생일을 기념하는 디저트에 왜 케이크가 자리 잡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한 유례는 여러 나라와 시대를 거쳐 발전해 왔다. 가장 먼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신들에게 제사를 지낼 때 케이크와 비슷한 음식들이 사용됐다. 특히 월식 신인 아르테미스에게 바치는 제사에서 꿀과 기름을 섞어 만든 원형의 빵을 바쳤는데 이와 비슷한 음식이 축제와 기념일에 쓰이면서 케이크는 점차 축하의 상징으로 발전했다. 이후 19세기 영국과 프랑스에서 케이크를 상류층의 중요한 의식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이 시기, 케이크에 촛불을 꽂고 부는 관습이 시작됐다.

 

통장은 텅장인데 기념일은 서너 개

 

 5월은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 △스승의 날까지 ‘기념일로 한 달이 지나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감사와 축하를 전할 날이 연이어 찾아온다. 하지만 자기 밥하나 해 먹기도 벅찬 요즘, 기념일을 챙기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비싼 선물은 부담스러운데 마음은 전하고 싶다면 직접 만든 디저트를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 ‘홈메이드 케이크’ 하나에 말로 다 전하지 못할 고마움을 담아보자.


 

노 오븐 디저트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기념일엔 케이크’라는 공식에 식상하게 느껴진다면, 오븐 없이도 만들 수 있는 색다른 디저트에 도전해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달콤하지만, 쌉싸름한 맛으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디저트인 티라미수는 라면 끓이기보다 간단하다. 계란에 노른자를 분리해 설탕을 넣고 저어준다. 여기에 크림치즈와 생크림을 1:1 비율로 넣어 잘 섞는다. 카스텔라를 적당한 두께로 잘라 그릇에 깐 후, 커피 물과 반죽을 순서대로 올려 냉장고에 굳힌다. 마지막으로 코코아가루를 뿌려주면 카페에서 파는 것과 거의 흡사한 맛의 티라미수가 탄생한다.

 

 ‘많이 안 달아서 좋다’는 말이 최고의 칭찬인 어른들에게 디저트를 선물하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땐 누구나 좋아하는 곶감을 활용해 보자. 우선 곶감의 꼭지를 제거한 후 위아래 이음매를 자른다. 틀에 랩을 씌우고 △곶감 △밤 다이스 △시나몬 과자 △밤 크림치즈 순으로 쌓는다. 이 과정을 반대로 한 번 더 반복해 올리면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곶감 산도가 완성된다.

 

 이렇게 정성을 담아 만든 디저트는 어떤 말보다도 진심을 잘 전할 수 있다. 기념일의 분위기도 살리고 오래 기억에 남는 선물도 선물하자.

 

글·사진 정예은 기자 Ι 20241238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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