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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관세라는 적을 마주한 무역 전쟁의 포화 속 한국
  • 강준혁 기자
  • 등록 2025-04-14 17: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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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최악의 침해국으로 지목한 67곳에는 고율의 관세를 통보했다. 지난 72년간 혈맹 관계를 유지해 온 한국 또한 최악의 침해국에 포함되면서 지난 9일부터 미국에 수출되는 모든 물품에 25%의 관세를 부과 받게 됐다. 그러나 국가별 상호 관세가 시작된 지 13시간 만에 미국은 국가별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관세만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상호 관세와 달리, 10% 관세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에 동일하게 적용돼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일 전망이다.


 만약 미국 정부가 유예기간 이후 정상적으로 상호 관세를 발효한다면 산업 전반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3월까지는 어느 정도 감내가 가능한데 4월 이후를 봤을 땐 관세 정책이 시장의 예상보다 강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미국 관세 인상으로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수출 흐름은 앞으로 관세율이 어떻게 조정될지, 주변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등의 영향을 지켜보며 상황 변화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은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불안한 경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리더십의 공백이 생긴 상태다. 여기에 가공식품 물가는 3.6% 상승하고, 외식 물가도 두 달 연속 3%대에 오르면서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로 인해 한국의 경제 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는 이러한 불안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관세에 대응하는 실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하루가 다르게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여당과 야당은 하루빨리 갈등을 봉합하고 나라의 국운을 결정짓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더불어 기업들은 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관세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해야 할 때다.


강준혁 기자 Ι kjunh109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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