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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혼밥은 이제 외로움이 아닌 취향
  • 이지효 수습기자
  • 등록 2025-04-14 17: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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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의 50% 이상이 하루 1혼밥, 이제는 혼밥도 라이프스타일
최근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본지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설문조사를 통해 본교 학생들의 ‘혼밥’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또한 혼밥의 인기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직접 혼밥을 경험해 봤다.

혼자 먹는 밥이 낯설지 않은 시대

 

 ‘혼밥’이란 혼자 밥을 먹는 행위를 뜻한다. 지난 2023년 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성인 5,302명을 대상으로 식사 실태를 분석한 결과 설문조사에 참여한 성인의 절반 이상이 하루 한 끼 이상 ‘혼밥’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인 가구 증가 △개인주의 문화 확산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사람들이 대면 모임을 자제하면서 혼밥 문화가 보편화됐다. 이러한 유행으로 인해 ‘혼밥러’, ‘혼밥족’ 등의 유행어도 생겨나며 혼밥은 자연스럽게 우리 삶에 정착했다.

 

 

 과거에는 혼자 밥을 먹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으며 2인 이상만 주문 가능한 음식이 많았다. 더불어 조개구이, 삼겹살과 같이 여러 사람이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음식은 혼자 먹기엔 진입 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이제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혼자 밥을 먹는 행위가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1인 샤브샤브, 1인 전골 등 혼밥 맞춤 메뉴를 제공하는 전문 식당들이 늘어나면서 혼자서도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SNS에서 혼밥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많아짐에 따라 혼밥을 하는 것이 부끄럽거나 외로운 

일이 아니게 됐으며, ‘혼밥 인증샷’ 등의 콘텐츠도 확산됐다.

 

학생들이 전하는 혼밥의 매력

 

 혼밥은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더욱 자연스럽고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최근 본교 학생들의 혼밥 빈도와 그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117명이 참여했으며, 설문조사 결과 77명(65.8%)이 ‘혼밥을 즐긴다’고 답했다. 이는 대부분의 학생이 혼자 밥을 먹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일주일에 혼밥을 얼마나 하는지 묻는 질문에 총 74명 중 45명(58.4%)이 ‘주 1~2회 혼밥을 한다’고 답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일부 학생들은 혼밥의 장점으로 △먹고 싶은 메뉴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식사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맞출 필요가 없다는 점 △혼자만의 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또한 혼자만의 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장점과 관련해 학생들은 혼자 밥을 먹을 때 △유튜브 시청 △OTT 콘텐츠 감상 △과제 등 다양한 개인 활동을 즐긴다고 답했다. 이를 통해 혼밥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개인의 시간과 취향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트렌드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본교 재학생 A군은 “혼밥용 식당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아직도 혼자 방문하기 어려운 식당이 많아 아쉽다”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조용한 식탁에서 만난 혼자만의 여유

 

 혼밥이 점점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기자 역시 이에 발맞추고자 본교 근처에 혼밥하기 좋은 식당, ‘동틈’으로 향했다. 식당 내부에는 주로 1~2인석 테이블과 벽을 보고 식사가 가능한 혼밥용 테이블이 있었다.

 

 기자는 평소에 혼밥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혼자 밥을 먹을 생각에 식당 문을 여는 것이 망설여졌다. 그러나 들어서자마자 1인 식탁과 혼밥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사람들은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식사 중이었다. 기자 역시 자연스럽게 창가 쪽 1~2인석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메뉴를 주문했다. 테이블이 나뉘어 있어 눈치 보지 않고 다른 활동을 하며 밥을 먹을 수 있었다. 기자는 당일 마감인 과제가 있어 밥을 먹으며 과제를 마무리했다. 외로울 것만 같았던 밥 먹는 시간에 과제를 마감하며 더욱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덧붙여 창밖에서 들어오는 햇빛 아래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다른 사람과 밥을 먹을 때와 달리 음식과 과제에만 집중되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와 장점은 혼밥을 선호하지 않던 기자에게도 만족스러운 시간을 제공했다.

 

혼밥은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이 아닌,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이든 본인이 편하고 만족할 수 있는 식사 시간을 갖는 것이다. 망설이지 말고 혼밥에 도전해 보자. 혼자서도 맛있는 한 끼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은 결국 함께 먹을 때도 그 즐거움을 더 잘 누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글·사진 이지효 수습기자 Ι delawsly@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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