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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History] 4·19혁명 65주년, 잊지 않아야 할 그날
  • 이유정 수습기자
  • 등록 2025-04-14 17: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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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를 바꾼 시민의 함성
매년 돌아오는 기념일이 그저 반복되는 의식으로만 남는다면, 그 본질적인 의미는 점차 퇴색되고 만다. 오는 19일은 부정선거에 맞서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던 4·19혁명이 일어난 지 65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에 본지는 4·19혁명의 기념일을 앞두고, 의미를 다시 되새기며 오늘날 우리가 어떤 자세로 민주주의를  대해야 할지 되짚어보고자 한다.

부정에 맞서 거리로 나온 청춘들


 1960년 3월 15일, 제4대 대통령 선거가 전국에서 치러졌다. 그러나 자유당 정권은 △투표함 바꿔치기 △유령 유권자 조작 △공무원 동원 투표 △무더기 사전 투표 등의 조직적인 부정을 저질렀다. 이에 국민들은 거세게 저항했으며, 부정 선거에 항의 하는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부산과 마산 등지에서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 자유당 정권을 규탄했다. 특히 마산에서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바다에서 떠오르자 시민들은 격분해 거리로 나섰으며 이는 전국적인 항쟁 분위기 고조의 계기가 됐다. 4월 19일, 경찰의 발포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분노는 극에 달했고 전국적인 총파업과 교수단의 시국선언까지 이어졌다. 결국 사회 각 계층이 함께한 저항은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내며 ‘4·19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해방 15년, 전쟁 후 7년밖에 되지 않은 분단국가에서 일어난 4·19혁명은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적 열망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다양한 계층이 참여해 헌정사상 최초로 민중의 힘으로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이는 전후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최초의 ‘성공한 비폭력 시민 혁명’으로 기록되며, 이후 한국 사회의 민주화 운동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세계가 인정한 ‘시민의 힘’


 지난해 5월, 4·19혁명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지난 2023년 제21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의결된 이번 등재는 대한민국의 시민혁명이 인류 보편의 가치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등재된 기록물은 혁명의 전 과정을 담았을 뿐만 아니라 △정부 문서 △신문 기사 △현장 사진 △학생들의 일기와 자필 선언문 △유족들의 수기 △구술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돼 당시의 역동적 현장을 고스란히 전한다. 특히 ‘4·19혁명UN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등재 및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2013년부터 10여 년간 자료를 전국적으로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왔다. 이들이 축적한 노력의 결과가 이번 세계기록유산 등재로 이어진 것이다. 4·19혁명은 이후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부터 박근혜 前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까지 이어지는 한국 민주주의 연속성의 중심에 있다. 또한 △터키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한국의 사례는 민주화운동의 본보기가 됐으며 세계 민주주의 발전사에 중요한 이정표로 불린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어느 한 시점의 승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을 얼마나 지속해서 되새기고 전승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때문에 세계기록유산 등 재는 4·19정신을 국제사회가 함께 공유해야 할 인류의 자산으로 인정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기억하고, 또 다짐하다


 매년 4월 19일,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는 4·19혁명 기념식이 열린다. 이 행사는 단순한 추모가 아닌,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자리로 정부 주관 하에 진행된다. 지난해 열린 제64주년 기념식에는 △4·19혁명 유공자와 유족 △정부 주요 인사 △일반 시민 등 약 1,500명이 참석했다. 묵념을 시작으로 △기념사 △헌정 공연 △4·19의 노래 제창 등이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날의 정신을 되새겼다.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묘역을 돌아보며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흔적을 직접 마주할 수 있다. 전시관에는 학생들이 남긴 자필유서나 일기들이 정리돼 있고 곳곳엔 국화꽃과 손 편지 가 놓여 있다. “당신들의 용기가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들은 그날의 외침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준다.

 4·19혁명 기념일을 앞두고 기자는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자유와 권리는 어디서 비롯된 것 일까. 편리한 일상 뒤에 감춰진 희생의 무게를 마주하며, 기자는 매년 돌아오는 4월 19일이 단지 달력 속의 숫자가 아닌 우리가 지켜야 할 정신으로 기억되기를 다짐한다.


이유정 수습기자 | 20251014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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