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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왜 나를 저버리고 타인을 살피는가
  • 이연우 수습기자
  • 등록 2025-04-01 09: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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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의식 과잉’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자의식 과잉이란 자기의 일이 마음에 걸려 견딜 수 없는 정신 상태를 의미한다. 넓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차 안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평소처럼 걷던 자세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고, 팔은 어떻게 흔들어야 할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나만 쳐다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걸음걸이가 어색해진다. 이것이 바로 자의식 과잉이다. 앞서 말한 상황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자의식이 극대화되는 순간들이 존재한다.


 자의식 과잉은 단순히 개인의 성향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끊임없이 개인을 평가하고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 낸 결과물은 아닐까. 치열한 대학 입시와 취업 경쟁, 특히 대한민국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8월 발표된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과 한국은행의 공동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입시경쟁 과열은 학생들의 정서 불안을 초래하고,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와 함께 SNS나 미디어의 영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SNS에서는 타인의 평가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외부의 기준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다. 그로 인해 자의식이 극대화돼 ‘남들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이에 요즘 사람들은 사회 구조와 미디어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 채 점점 자기의 모습을 잃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회 속에서 더 자주 나타나고 있는 자의식 과잉, 과연 괜찮을까. 개인의 개성과 자율성이 용인되는 문화가 자리잡힐 때, 사회 전체가 건강한 자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대한민국은 그런 문화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개인의 고유한 가치를 인정하기보다는, 타인의 기준에 맞추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변화도 필요하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그저 자신의 일상에 집중할 뿐, 내가 어떤 모습으로 다니는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을 자각하게 되면 내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자의식 과잉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결점조차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건 어떨까.


이연우 수습기자 | yeonwoo827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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