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이 뭔데?
자폐증이란 △사회 기술 △언어 △의사 소통 발달 등에 있어 다른 사람에 비해 지연되거나 비정상적인 기능을 보이는 발달 장애이다. 자폐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자폐증을 앓는 일부 사람들은 정서적 상호작용의 부족을 겪으며 타인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이러한 자폐증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자폐증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가 여러 개라고 추측한다. 그렇기에 같은 자폐증 환자라도 각각 다른 원인으로 증상을 겪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자폐증은 주로 유아기 전후에 진단이 되는 장애로 알려져 있지만 성인에게 나타나기도 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애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발달 장애 환자는 2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9년 전에 비해 33.7% 증가한 수치로 자폐성 장애의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인식 개선을 위한 발자국
예전 자폐증은 단순한 정신질환으로 분류되며 독립적인 개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1980년대 미국정신의학회가 발표한 정신질환 매뉴얼에 따라 처음으로 발달 장애의 일부로 인정됐다. 이후 자폐증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며 자폐 스펙트럼 개념이 등장하는 등 많은 사람에게 정보가 알려지게 됐고, 이에 따른 인식의 문제도 대두됐다. 결국 2007년 국제 연합총회는 사회적으로 음지에 있는 자폐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매년 4월 2일을 ‘세계 자폐 인식의 날’로 선포했다.
세계 자폐 인식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light it up blue 캠페인’과 ‘redinstead 캠페인’이 있다. ‘light it up blue 캠페인’은 세계 여러 랜드마크에 자폐인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파란색의 불빛을 켜는 캠페인이다. 하지만 이 캠페인을 지원하는 기관은 자폐증을 병이라고 간주하는 ‘병리학적 관점’을 지니고 있어 문제가 됐다. 이러한 병리학적 관점과 대비되는 ‘신경인지적 관점’은 자폐증에 대해 다양성으로 받아들이며 장애가 아닌 다른 특성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light it up blue 캠페인’에 대항하기 위해 빨간 불을 켜는 ‘redinstead 캠페인’을 제시했다.
올해의 경우는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운영하에 ‘세계 자폐 인식의 날’ 심포지엄, 발달 장애 창작자들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전시회 등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세계 자폐인의 날 기념식’이 열리며 자폐성 장애 창작자들로 구성된 다양한 예술 활동이 진행될 예정이다.
자폐를 발판 삼아
최근 자폐증은 미디어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방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증을 앓는 주인공이 변호사로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자폐의 긍정적인 면을 살려 활약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렇듯 지적장애를 동반하지 않는 자폐성 장애를 ‘고기능 자폐증’이라고 한다. 고기능 자폐인의 경우 저기능 자폐인과 같이 사회성이 결여됐다는점은 같지만 관심 분야에서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일례로 윤은호 문화 경영학자는 국내 최초 자폐성 장애인 교수이다. 그는 어린 시절 자폐증으로 인해 학교폭력을 당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내 자폐인 최초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관심 분야에 두각을 드러냈다. 고기능 자폐인뿐만 아니라 저기능 자폐인도 사회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트라이애슬론 선수 샘 홀니스는 지적장애를 동반하는 자폐증을 가지고 있음에도 꾸준한 노력으로 극복해 내며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자폐인들이 우리와 함께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인식하며 살아간다. 인식에 따라 같은 것을 다르게 느끼기도 하고, 다른 것을 같게 느끼기도한다. 자폐증을 비롯한 장애도 인식의 영향을 받는다. 세계 자폐 인식의 날을 맞아 우리는 자폐증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지 생각해 봐야 한다. 다가오는 4월 2일, 우리는 어떤 불을 켜야 할까?
정재헌 수습기자 | qisnxjqjx193@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