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자취인의 밥상] 추억의 음식을 먹을 때, 잊지 못하는 그 순간으로
  • 정예은 기자
  • 등록 2025-04-01 08:54:39
기사수정
  • 행복한 기억만가득 담은 나만의 추억
음식을 통해 마음속 깊은 추억을 떠올린 적이 있는가. 음식은 기억을 잃는 알츠하이머병의 환자들도 맛과 관련된 자극을 받으면 기억이 또렷해진다는 연구 결과까지 있다. 이처럼 음식은 맛을 넘어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향수가 되기도 한다. 이에 기자는 행복한 추억이 가득 담긴 비빔국수를 먹으며 추억여행을 떠나봤다.

 

점점 잊혀가는 집밥의 맛

 

 자취를 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 중 하나는 집밥에 대한 그리움이다. 타지에서 혼자 먹는 식사가 늘어갈수록 어머니의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은 더욱 생각난다. 기자는 본가까지 편도로만 장정 3시간이 걸려 자주 가지 못하기에 어머니의 음식을 먹을 기회는 매우 드물다. 그 때문에 본가에 다녀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집에서 느꼈던 따뜻한 감정들이 후유증처럼 몰려오곤 한다. 더욱이 늦은 시간 인스턴트로 차린 밥상을 보며 울적함이 차오를 때 집밥이 더욱 그리워진다.

 

 특히 요즘은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주셨던 추억의 음식들이 자주 떠오른다. 하지만 자취방에서 해 먹자니 돈도 시간도 많이 들 것 같아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 물어본 레시피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기자는 추억의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길 도전했다.

 

내가 만들어 먹는 추억 한입

 

 혼자 있을 때면 추억의 계절인 여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여름의 오후는 모든 것이 조금 더 여유롭고 특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별히 여름은 음식까지 다양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먹던 삼계탕부터 무더위 속 끈적끈적한 몸을 식혀주던 아이스크림까지. 하지만 기자는 뭐니 뭐니 해도 비빔국수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뙤약볕 아래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 들어간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신 비빔국수를 한입 먹으면 더위는 금세 잊혔다. 점점 더워지는 요즘, 새콤하고 매콤한 비빔국수 한 그릇으로 뜨거운 여름의 추억을 불러와 보자.



 

음식은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해

 

 기자에게는 비빔국수 외에도 추억의 음식이 참 많다. 그중 자취방에서도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레시피 몇 가지를 더 공유하고자 한다. 아침밥을 무조건 먹어야 하는 유형이라면 멸치볶음 주먹밥을 추천한다. 우선 기름 두른 팬에서 멸치를 바삭하게 볶아 간장과 설탕을 넣어 간을 맞춰준다. 멸치볶음은 다른 반찬들에 비해 오래 보관도 가능하니 한 번에 넉넉하게 만들어 놓으면 좋다. 이후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 밥에 멸치볶음을 넣고 뭉쳐 김 가루를 묻혀주면 완성이다. 이 음식은 기자의 학창 시절, 지각의 위기에 처해 앉아서 밥 먹을 여유조차 없을 때 어머니께서 입안에 넣어주셨던 기억이 있다. 이외에도 후식으로 △딸기나 바나나 등의 과일 △꿀 △우유 △얼음을 갈아 만든 생과일 주스는 잊을 수 없다. 한입 마시는 순간 머리는 띵해지고 온몸이 짜릿해지는 기분은 아직까지 생생하다.

 

 이처럼 기분이 울적할 땐 과거 행복했던 기억만 담긴 추억의 음식을 만들며 그때로 시간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정예은 기자 Ι 202412382@kyonggi.ac.kr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