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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보조] 연주를 통해 써내려 가는 영화 이야기
  • 김세은 기자
  • 등록 2025-04-01 08: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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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대에 발맞춰 가는 오케스트라
앞선 지면에서는 우리에게 점점 친근하게 다가오는 오케스트라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지면에서는 시대에 발맞춰 공연한 오케스트라 공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에 본지는‘시네마 오케스트라 슈퍼콘서트 in Spring’에 직접 방문해 그 현장을 담아봤다.



따스한 봄과 찾아온 오케스트라

 

 지난 2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시네마 오케스트라 슈퍼콘서트 in Spring’은 국내 1위 클래식 유튜브 채널 ‘또모(TOWMOO)’가 주최한 공연이다. 이 공연을 맡은 ‘NOA Phil 오케스트라’는 각 분야에서 인정받는 뛰어난 연주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정통 클래식부터 영화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해당 공연이 9.7이라는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많은 관객의 관심을 끌었다. 


 기자 역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연을 알게 돼 직접 방문해 봤다.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기자는 공연장의 크기에 압도되는 기분을 느꼈다. ‘이 큰 공연장을 오케스트라의 연주 소리로 다 채울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또한 무대 정면 벽을 꽉 채운 오르간 파이프들이 기자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커다란 오르간이 과연 어떤 식으로 소리를 내 오케스트라와 어울릴지 기대하게 됐다.




음악 소리를 통해 영화 장면이 내 눈앞에

 

 그렇게 설렘을 가지고 기다리니 공연장이 점차 어두워졌다. 사람들의 박수가 이어지고 연주자들은 하나둘 입장했다. 마지막으로 지휘자가 등장해 단상에 오르자, 사람들의 환호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곧 모든 연주자가 자리에 앉았고, 모든 사람은 언제 환호가 가득했냐는 듯이 숨을 죽였다. 조용한 적막 속, 지휘봉이 움직임에 따라 연주가 시작됐다. 공연은 쉬는 시간 기준 전후반이 나뉘었다. 전반부에는 <벼랑 위의 포뇨>, <마녀 배달부 키키> 등 지브리의 유명 OST들이 무대를 채웠다. 특히 현악기들이 활이 아닌 손으로 줄을 튕기는 ‘피치카토’ 주법을 활용해 지브리 특유의 신비로움과 톡톡 튀는 분위기를 살려냈다. 더불어 곡의 분위기에 맞춰 조명이 함께 바뀌어 오직 연주 소리만을 통해서도 해당 영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


 후반부에 진행된 곡들은 주로 디즈니, 마블 등 유명한 영화의 OST였다. 기자가 특히 기억에 남았던 OST는 바로 마블 메들리다. 곡이 시작하자 마블을 상징하는 빨간색 조명이 연주자들을 비췄고 지휘자 역시 빨간색 지휘봉으로 바꿔 들어 지휘를 시작했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주제곡이 나오자, 지휘자의 몸짓은 점점 격해지고 음악 역시 더 고조됐다. 그중 팀파니가 나오는 부분은 영웅들이 하나씩 모여 어벤져스가 완전체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앞서 기자가 걱정했던 부분과는 다르게 오케스트라 연주는 훨씬 더 웅장함과 화려함을 선보였다. 또한 이번 곡에서 사용된 드럼은 팀파니가 들려주는 느낌과는 다르게 전투를 나가는 듯한 어벤져스의 생동감이 느껴졌다. 

 


적막 속 공연장에서 공룡의 등장이란

 

 공연은 영화 <인터스텔라> OST 메들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연주가 끝난 뒤 공연장은 관객들의 박수와 함성으로 물들었다. 끊이지 않은 환호 소리로 무대 뒤로 들어갔던 지휘자는 다시 나와 앙코르곡을 연주했다. 앙코르곡은 <쥬라기 공원> 메인 테마곡이었다. 공룡 영화의 OST인 만큼 웅장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렇게 연주가 한창인 와중 곡 주제에 맞춰 공룡 옷을 입은 사람들이 등장했다. 이에 사람들이 웃으며 앙코르곡을감상했다. 어쩌면 그저 흔한 앙코르곡에 머무를 수 있었던 연주가 사람들의 웃음소리마저 하나의 악기처럼 함께 어우러진 덕분에 더 의미 있는 마지막 무대가 됐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클래식 곡으로만 이뤄진 공연보다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와서 지루하지 않게 공연을 관람했다”며 “요즘 필름 콘서트가 유행인데, 스크린이 보이지 않아도 영화 속 장면이 그려지는 무대였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인어공주> OST 때는 실로폰과 같은 마림바라는 악기를 사용해 바닷속에 있는 기분이었다”면서 이번 공연에 호평을 남겼다. 


 오케스트라의 연주 소리만 들리던 공연장이 이제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어쩌면 지루할 수 있는 ‘클래식’이라는 주제에 작은 재미와 신선함을 더해지면서 음악의 역사가 다시 쓰이고 있다.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변화할 오케스트라의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한다.

 

글·사진 김세은 기자 Ι seeun2281@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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