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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평등을 주장하다, Feminism!
  • 편집국
  • 등록 2017-05-15 11: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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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아는 페미니즘과 REAL 페미니즘
이번 장미대선을 거치며 이전보다 조금 더 부각된 사회이슈 중 ‘페미니즘’이 있다.
후보들의 발언이나 연설에서 페미니즘이나 남녀평등과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요즘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 열풍은 매우 뜨겁다.
 서점의 출판대에서 페미니즘이나 페미니스트들에 관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점차 발전하고 있는 페미니즘, 이에 대해 알아봤다.

 

로마 공화정에서부터 시작된 ‘페미니즘’

 
 ‘페미니즘’은 ‘여성의 특질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는 뜻의 라틴어 ‘페미나(fémĭna)’에서 파생된 말이다. 이는 여성과 남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아우르는 용어다. 페미니즘은 성차별적·남성 중심적인 시각 때문에 여성이 억압받는 현실을 배경으로 등장했다. 국립국어연구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견해’라고 명시돼있으며, 이밖에도 페미니즘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맥락에서 정의되고 있다.


 남성중심사회에 여성이 참여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로마 공화정 때부터 기록됐고, 이러한 움직임은 시기별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1차 페미니즘 물결은 19세기부터 1950년대까지로 여성다움’의 형태에 대한 반발을 시작으로 생겨났으며, 영국과 미국에서 가장 활발했다. ‘자유주의 페미니즘’의 시대에서 활동한 페미니즘 사상가들은 여성 또한 참정권과 사유재산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다음으로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2차 페미니즘 물결은 ‘급진적 페미니즘’이라 불렸다. 이 시기 페미니즘의 주요 쟁점은 노동환경 및 임금수준 부분에서 여성이 받는 사회적 불평등을 타파하는 것이었다. 정치적이고 급진적인 성격이 짙었던 당시의 페미니즘은 사회 전반적인 제도의 개선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1990년대부터의 3차 페미니즘 물결은 이전까지의 페미니즘 물결이 극복하지 못한 여성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집중했다. 90년대 이후로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이 가진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전까지 페미니즘 운동 사상가들의 단일한 시각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개개인의 경험과 각종 경계를 초월하는 개인의 형성에 주목하며, 젠더1) 및 젠더 정체성의 다채로움에 관심을 가졌다.


남성들도 함께하는 페미니즘 캠페인


우리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페미니스트’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그들은 모두 여자일까? 정답은 아니다. 남성 페미니스트도 존재한다. 지난달 19일 창립된 ㈔한국페미니스트협회 공동 발기인이 남성 위주로 구성된 것도 그 사실을 입증하는 예다. 그 중 한 명인 한국페미니스트협회 김재원 회장은 “21세기는 남성이 나서서, 여성들을 위해 이 문제와 겨뤄야 하는시대라 믿는다”며 “앞으로 남녀평등의 완성 문제는 남과 여의 문제를 떠나 국가 최상최고의 의제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외에도 많은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외치며 남녀평등을 위한 발걸음을 함께하고 있다.


 페미니스트들의 증가와 함께 페미니즘은 계속해서 발전 중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모임이나 캠페인들이 생겨났으며 이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 대표적인 페미니즘 캠페인으로 ‘He
For She’가 있다. 본 캠페인은 지난 2014년 UN에서 시작된 성평등연대운동이다. 이는 전세계 여성들이 겪고 있는 불평등을 해소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에 10만 명의 남성을 참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됐다. UN에서는 캠페인의 시작과 함께 ‘여성의 인권은 꿈이 아니라 모두의 의무(A Duty of All)’라는 여권신장 행사를 개최하며 페미니즘의 실현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이 캠페인에는 많은 유명인들이 동참하고 있다. 특히 유엔여성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엠마왓슨은 페미니즘 행사 연설에서 “페미니즘에 대해 발언하면서 여성의 권리 확보를 위한 싸움이 늘 남성을 증오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런 현실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녀평등과 여성우대 사이에 존재하는 쟁점


 페미니즘의 외침은 ‘여성 우대’가 아니라 ‘남녀평등’을 요청하는것이다. 그렇지만 페미니즘에서 주로 다루는 쟁점이 다소 오래된 관념들, 즉 남성중심적 사고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다보니 이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김동현(관광경영·2) 군은 “최근 페미니즘의 초점은 본래의 목적보다 여성 권익 상승에 맞춰져 있다”며 “그 때문에 이를 지켜보는 남성이 손해보는 느낌을 받게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점에서부터 남성과 여성 간의 갈등이 극대화되고 페미니즘 관련 논란이 생겨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더했다. 따라서 “페미니즘 및 여성의 권익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 간 조심스러운 합의가 필요하다”는 김군의 말처럼 페미니즘에 대한 문제점과 오해들은 조금씩 해소될 필요가 있다.


 사실 페미니즘 관련 논란을 이야기하면서 ‘메갈리아(Megalia)’를 빼놓을 수 없다. 이는 대한민국의 커뮤니티 사이트로, 여성혐오를 그대로 남성에게도 반사해 적용하는 ‘미러링’을 사회운동 전략으로 삼아 주목을 받았다. 메갈리아 이용자들은 자신들이 여성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메갈리아 게시판에는 어느 순간부터 ‘한남’ 등의 자극적인 단어와 함께 욕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들은 범죄 미화 구설에 올랐던 남성잡지 맥심 코리아의 표지에 대해서는 국제적 청원 운동을 이끌었던 반면, 남자를 땅에 파묻는 범죄 관련 미국 잡지 화보를 두고 “감동적이다, 멋있다”고 반응해 이중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그들의 이러한 행동이 페미니즘의 의미를 부정적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페미니즘의 목소리

 


 페미니즘의 발전 과정에서 앞서 말한 것과같은 논란들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다행히 이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2017 페미니스트 직접행동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라는 행사가 개최됐다. 여기에는 △온라인 페미니스트그룹 △대학 내 페미니즘학회 △성소수자단체 △여성단체 등 약 11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여성이 겪는 불평등과 부정의를 해결하기 위해 뿌리 깊은 성차별적 문화가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본행사는 △‘페미니스트 마이크’ 무대 △‘나의 페미니즘 정치’ 그룹토크 △100명의 선언 릴레이 낭독 등으로 꾸며졌다.


 페미니즘 운동은 대학가에서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펭귄프로젝트’는 대학 구성원이 성별과 위계의 폭력에서 안전한 대학,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당하지 않는 평등한 대학을 위해 시작된 대학생 연대 모임이다. 여기에는 12개 대학의 26개 단위가 함께하고 있다. 그들은 △페미니즘 동아리 △소모임 △학회 등 다양한 형태의 모임으로 활동하며 관련 기획단을 구성하고 있다. 또한 본교 서울캠퍼스에서도 올해 3월부터 아가페(아가리페미니스트)라는 페미니즘 소모임이 활동 중이다. 뿐만 아니라 본교 성평등센터와 수원여성의전화가 함께 주최하는 ‘빠져드는 페미특강’이 오는 16일(화) 열린다고 하니 관심있는 학생들은 찾아가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페미니즘이 많이 낯설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의 페미니즘 운동과 완전한 남녀평등의 실현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성별에 따른 차별적 시선을 거두는 것이야말로 페미니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과거에 비해 사람들의 노력과 의식 개선을 바탕으로 한 페미니즘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 우리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페미니즘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페미니즘의 성공적 실현은 모두가 평등한 이상적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 번째 발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예림 기자│yerim97@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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