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여러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자신의 인생이 드라마처럼 바뀔 것이라 상상하는 사람들은 기대를, 나빠질 것이라 추측하는 사람들은 보통 불안에 떨곤 한다. 여기 한 번의 선택으로 인해 가던 길에서 잠시 탈선한 그녀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장샤오위안’, 재벌 2세다. 그녀가 운전하던 중 다리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등대 시스템’이 작동하며 7년 전 지난 2018년으로 타임슬립하게 된다. 돈과 친구, 남부럽지 않게 많았던 2025년의 장샤오위안과 달리 2018년의 장샤오위안은 빈털터리 그 자체다. 자신이 있던 세계가 아니다 보니 스스로 해결하기 난처한 상황에 처할 때면 그녀의 앞에는 ‘치롄’이 등장한다. 치롄은 2018년 장샤오위안의 동창으로 평행 세계에서 온 사람인지 모른 채 그녀를 돕기 위해 나선다. 그는 2012년으로 타임슬립한 자신의 친구를 찾아다니다 2018년 평행 세계로 떨어진 장샤오위안과 마주친 것이었다. 그녀가 다시 돌아간다면 자신의 친구 역시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해 그녀를 돕는다. 사실 그녀는 타임슬립이 아닌 임상 실험, 일명 등대 시스템에 참가했던 것이다. 이 실험은 좋은 기억은 유지시키고 나쁜 기억은 잊게 만들며 자신이 원하던 가상의 현실을 진짜라고 믿게 만든다. 재벌 2세 장샤오위안은 가상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치롄 역시 등대 시스템의 실험자였으며 계속해서 찾아다닌 친구 또한 존재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각자의 아픔과 현실에 타협하기 위해 실험에 참여해 이러한 일이 일어난 셈이다. 모든 걸 알게 된 뒤 두 사람은 잠시 궤도에서 벗어났던 삶을 정비하고 서로를 붙잡아주면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간다.
“지금 이 길이 유일하게 옳은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걸어 나가서 용기를 갖고 어려움에 맞서면 틀린 길은 아니지 않을까?”
『탈궤』 中
탈궤는 마지막화가 핵심이다. 위 대사는 모든 일을 겪은 뒤 장샤오위안과 치롄이 기찻길을 걸으며 나눈 대화다. 기찻길도, 인생도 멀리서 보면 안정적인 하나의 길로 뻗어 있다. 하지만 무심코한 선택으로 잠시 탈선할 수 있다. 그럼에 도 자신의 선택을 믿고 노력하면 다시 원래의 길로 되돌아올 수 있다. 10대의 마지막 문을 닫고 20대의 첫 걸음을 내딛은 대학생은 이제 막 사회에 나왔기에 대부분의 것들이 낯설다. 그럼에도 모든 선택들에 책임을 져야 한다. 모두 그 선택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망가질까봐 두려워 회피하곤 한다. 하지만 잠시 벗어나도, 멈춰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면 새로운 길은 또 생긴다. 그러니 탈선해도 괜찮다. 인생에는 온전한 옳고 그름이 없다. 자신이 결정한 선택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책임을 지면 언젠가 알맞은 길로 걸어가고 있는 본인을 발견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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