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현장속으로] 필름을 넘어 눈앞으로, 꿈을 찾아 문을 두드리다
  • 이한슬 기자
  • 등록 2025-03-03 12:25:30
기사수정
  • 세상 모든 토토에게 전하는 메시지
3월의 다른 이름은 ‘시작의 달’이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 누군가의 눈앞에는 언제나 꿈이 존재한다. 이에 본지는 꿈을 향한 낭만을 말하는 영화 <시네마 천국>을 기반으로 한 전시 '시네마천국 이머시브'에 방문에 현장을 담아봤다.



전시로 돌아온 시네마 천국


 '시네마천국 이머시브'는 영화 <시네마 천국>을 기반으로 한 몰입형 전시다. 영화 <시네마 천국>은 1990년 국내 개봉 이후 무려 세 차례 재개봉한 명작이다. 영화는 영화를 광적으로 좋아한 주인공 ‘토토’의 유년부터 장년까지의 일생을 다룬 내용이다. 한 사람의 꿈과 사랑을 담아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꿈을 위해 나아가거나 다시 꿈을 꾸고 싶게 만드는 영화로 평가받는다. 전시 역시 새롭게 꿈을 꾸고 지난 꿈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시작의 메시지를 전해주고자 기획됐다. 따라서 영화를 그대로 담아낸 전시에선 과거를 추억하는 동시에 누구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멈추지 말라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본 전시는 성동구에 위치한 전시관 '더 서울라이티움'에서 오는 30일(일)까지 진행한다.


꿈을 향한 여정의 시작



 전시장에 처음 발을 들이는 순간 마주하는 것은 벽장 속 묻어둔 추억이었다. 두 문으로 이뤄진 작은 공간에는 영화 포스터와 우표 등이 테이블 위에 놓여 전시돼 있었다. 마치 장년이 된 토토가 오랫동안 간직했던 추억을 꺼내보는 듯해 시작부터 아련한 감정이 들었다. 붉은 커튼으로 가려진 입구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전시가 시작됐다. 어두운 전시장 속 두 명장의 작업 공간이 핀 조명을 받고 있었다. 테이블 위 놓인 안경과 악보, 주인을 기다리는 카메라와 의자는 영화를 만들어 낸 음악감독 ‘엔니오 모리꼬네’와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를 나타냈다. 이는 두 거장의 만남과 함께 제작된 영화의 시작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거장들의 작업 공간을 지나 <시네마 천국> 속으로 들어갔다. 영화의 흐름에 따라 토토의 유년 시절부터 만날 수 있었다. 토토는 영사 기사 ‘알프레도’를 만나며 영화에 대한 열정을 키워나갔다. 전시에서는 그런 토토가 꿈을 키워나갔던 영화관을 구현했는데 그 공간을 통해 기자는 토토가 돼 영화 속에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때 알프레도의 대사가 등장해 토토가 꿈을 키워나간 이유와 우리가 어째서 꿈을 꾸는지 깨닫게 해줬다. 이에 기자 역시 꿈의 시작을 떠올리며 다시금 나아갈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과거에서 현재로, 꿈은 그대로

 


 전시는 작품 내외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섞어 관람객들에게 다가왔다. 영화 속 촬영지 시칠리아를 재현한 공간을 횡단하다 보면 작품 속 의상과 네온사인의 탄생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토토가 꿈을 꾼 그곳, ‘누오보 시네마 파라디소’의 네온사인을 그대로 옮겨오며 영화 팬들에게 설렘과 벅차오름을 선사했다. 성장한 토토의 청년 시절은 꿈과 사랑이 함께했다. 연인 ‘엘레나’와 토토의 사이에는 늘 열정이 넘쳤다. 전시에서는 그런 두 사람의 로맨틱한 이야기를 전시장 모든 벽면에 상영하며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내 누군가의 달콤한 열정은 기자를 압도하며 두 사람의 추억이 깃든 갈대밭으로 인도했다. LED 패널을 통해 시칠리아의 푸른 하늘과 마치 바람에 휘날려 춤추는 것 같은 갈대들을 담은 이곳은 낭만이 가득했다.


 패기 넘치던 청년기를 지나 장년이 된 토토. 전시는 장년의 삶과 함께 변치 않는 감정과 열정을 담아냈다. 전시에서는 토토의 삶을 통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랑과 꿈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메시지를 전했다. 전시의 끝맺음은 <시네마 천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악 이야기로 맺어졌다. 어두운 방 안에서 영화의 OST가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서라운드로 울려 퍼져 기자를 전시에 더욱 몰입시키며 여운을 남겼다. 이후 영화의 엔딩을 재해석한 공간에서 ‘세상 모든 토토에게 꿈을 찾아 그로 향하는 문을 열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끝으로 전시가 마무리됐다. 기자는 꿈을 꿨던 이들의 이야기를 마음속에 품으며 전시장을 떠났다.


 모든 시작에 앞서, 꿈에 대한 불확실성에 두려울지 모른다. 좋아하 는 것만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지 모른다. 하지만 잊지 말아라. 인생은 영화보다 훨씬 더 힘들지만, 더 극적이곤 한다는 것을. 당신은 고작 영화가 아닌 무려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글·사진 이한슬 기자 Ι lhs522701@kyonggi.ac.kr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