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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後] 이별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 박상준 기자
  • 등록 2024-12-09 22: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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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았던 가을을 지나 어느새 겨울의 도래를 알리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올 때면, 모두 바빴던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분주해진다. 코끝을 시리게 하는 겨울 공기는 그런 우리를 재촉하듯 세상을 재빠르게 휘감기 시작한다. 차가워진 공간 속에서 뿌연 입김을 내뿜으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첫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스친다. 하지만 이중엔 마치 어딘가에 걸린 듯, 가만히 멈춰 있는 것들이 있다. 웃고 울었던,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았던, 소중한 추억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선 절대 익숙해지지 않을 일들이 있다. 다치는 것, 혼나는 것도 있겠다만, 특히 ‘이별’은 수도 없이 반복해 온 일임에도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속에 매번 새로운 유형의 깊은 흔적을 남기고 떠날 뿐이다.


 ‘이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은 그런 우리를 조금이나마 위로한다. 동시에 관계의 끝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고한다는, 언뜻 보면 희망적이라는 믿음까지 가지게 한다. 다만 이별은 단지 이별일 뿐이라는 것을 되새긴다. 이별로 인한 고통을 숨기기 위해 듣기에 그럴듯하고 위로가 되는 말을 찾는 경향이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든지 이러한 미사여구 뒤엔 여전히 이별이란 씁쓸한 마지막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터다.


 수도 없이 많은 이별을 겪었다. 그 중엔 성격이 맞지 않아서 자의로 떠나보낸 이별도, 가족의 죽음처럼 원치 않음에도 겪은 이별이 있다. 또 개중엔 정말 애틋했고, 소중했던 인연도 있다. 그들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지금, 돌이켜보면 한때의 소중했던 추억으로 남았을 뿐이다.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이 순간도 언젠간 그렇게 될 것이라 느낀다. 소중한 관계는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레 생겨날 것이고, 우리의 순간은 점차 침전해 갈 테니 말이다.


 이별에 다가갈수록 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어도 두려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때로는 △그리움으로 △웃음으로 △감사함으로, 우리가 서 있는 지금이 하나의 추억이 돼 언젠가 미소 지으며 떠올릴 순간이 올 테다. 그럼 우리, 이 순간을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기자. 이토록 소중해진 기억은 먼 훗날이라도 가끔 스쳐 가는 기억 속에서 무심코 떠올랐을 때, 웃으며 기억할 아름다운 추억이 되리라.


글·사진 박상준 기자 Ι qkrwnsdisjdj@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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