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공 위로 사람이 걸어 다니고 △불타고 있는 원 안으로 서슴없이 지나다니며 △동물들이 묘기를 부리는 장면 등 우리의 호기심과 재미를 채워주는 무대를 떠올릴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러한 일련의 이미지들을 정립한 인물이 있다. 바로 P.T. 바넘이다. <위대한 쇼맨>은 ‘The Greatest Show on Earth’라는 슬로건 아래 미국과 영국을 뒤흔들었던 서커스의 탄생기를 다룬다. 동시에 양면의 평가를 지닌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해 서커스 단원들과 흥망성쇠를 함께하는 인물로 재해석했다. 해당 영화는 <레미제라블> 이후 5년 만에 뮤지컬 영화로 돌아온 휴 잭맨이 주인공을 맡았다. 또한 △
“공연을 즐기지 못하는 공연평론가, 이게 진짜 사기꾼 아닌가?”
『위대한 쇼맨』 中
가난한 양복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상류층의 자제와 결혼한 주인공은 가난을 면치 못한다. 그러던 중 자신이 다니던 무역회사의 파산을 이용해 큰 자금을 대출받아 박물관을 거쳐 서커스단을 만들게 된다. 주인공의 서커스단은 흥미로운 묘기와 모습들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며 흥행에 성공하고 전성기에 접어든다. 세간의 편견과 차별에도 꿋꿋하게 버텨오던 서커스는 결국 상류층의 관심을 위해 서커스를 홀대하기 시작한 주인공의 행보와 시위대가 벌인 화재로 위기를 맞이한다. 심지어 화재 이후 주인공을 둘러싼 불륜 스캔들로 인해 가정까지 무너지고 만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이 준 교훈은 주인공이 초심을 되찾는 계기가 된다. 도시 외곽 거대한 천막만을 이용해 서커스를 여는 묘안으로 재기에 성공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위대한 쇼맨>은 서커스단의 성장 이야기만을 다루지 않는다. 박해를 받는 최하위 계층에서 서커스를 계기로 사회와 부딪히는 서커스 단원들의 투쟁과 같은 핵심 내용들은 사회를 관통하는 메시지로서 작용한다. 동시에 부와 명예를 쌓으며 점차 가정과 본연의 일을 저버린 주인공이 모든 걸 잃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은 영화의 또 다른 주제를 시사한다. 상류층 백인 남성과 흑인 여성의 사랑 등 당대 개인, 그리고 계층 간 문제를 서커스라는 흐름 안에서 세심하게 담아냈다. 결국 해당 영화가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는 ‘포용성’일 테다. 주류 계층과 다른 비주류 계층들을 얼마나 포용할 수 있는지가 가장 큰 핵심인 것이다. 영화의 배경인 19세기와 비교해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주변을 둘러본다면 여전히 비주류 계층을 향한 차별은 만연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포용성이 과연 지금도 누군가가 요구해야만 이뤄질 수 있는 덕목일까.
임현욱 기자 Ι 202310978lhw@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