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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흡연구역 재조성, 양측의 갈등 불러일으켜
  • 강준혁 수습기자
  • 등록 2024-11-25 17: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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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은 어디에
지난달 본교 일부 흡연구역이 재조성됐다. 하지만 재조성과 관련해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의견이 갈려 갈등을 빚었다. 이에 본지는 흡연구역 재조성에 관한 문제 및 해결 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본교 학생지원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입장을 자세히 들어봤다.

본교 흡연구역, 문제와 함께 돌아오다

 

 본지 1104호(24.09.02. 발행) 10면 심층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일부 흡연구역이 재조성됐다. 이후 본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흡연구역에 대한 불만을 담은 글이 다수 게시됐다. 폐쇄하거나 위치를 조정한 흡연구역이 재조성 전보다 불편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제5강의동(덕문관) 2층 흡연구역은 주 출입구에 위치해 이번 재조성 과정에서 폐쇄됐다. 이에 따라 지하 1층 흡연구역에 사람이 몰려 다량의 연기가 발생했다.

 

 문제는 종합강의동 흡연구역에서도 나타났다. 종합강의동 흡연구역의 경우 기존 ‘카페 DICTIONARY(딕셔너리)’ 앞에서 건물 우측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변경된 위치는 인근에 교수연구동이 존재해 학생 및 교수자의 이동이 잦은 곳이다. 이에 비흡연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판단 하에 지난 7일 종합강의동 흡연구역은 금연구역으로 바뀌며 폐쇄됐다. 이와 관련해 본교 학생지원팀 박병한 팀장은 “바닥에 꽁초를 버리는 등의 문제로 관리가 어려워졌다”며 종합강의동 흡연구역의 문제를 덧붙였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본지는 학생들의 정확한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4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흡연자 298명(61.6%), 비흡연자 186명(38.4%) 으로 총 484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흡연자의 경우 재조성된 흡연구역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164명(55.0%)의 학생들이 ‘매우 불만’이라고 답하며 다수의 흡연자가 불편을 호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관해 재학생 A씨는 “흡연구역이 폐쇄되면서 강의실과 흡연구역 간 거리가 멀어졌다”며 “금연구역에서 흡연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본지 설문조사에 따르면 금연구역에서 흡연한 이유로 134명(70.5%)의 학생들이 흡연구역의 부족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121명(63.7%)의 학생들이 강의동에서 흡연구역이 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흡연구역 부족과 관련해 확대가 더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 163명(54.7%)이 매우 그렇다고 대답했다. 재학생 B씨는 “단순히 폐쇄하는 것이 아닌 비흡연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위치로 변동해야 한다”며 이번 재조성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비흡연자들 “쾌적하지만 위치는 모호”

 

 반면 이번 재조성과 관련해 비흡연자의 입장은 흡연자와 극명하게 갈렸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흡연구역 재조성에 대해 ‘매우 불만’ 20명(10.8%), ‘불만’ 19명(10.2%)으로 약 39명(21.0%)의 비흡연자만이 불만을 표했다. 따라서 비흡연자의 경우 흡연자에 비해 만족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한 일부 학생들은 재조성 후 가장 불편을 느낀 부분에 대해 “없다”고 답하며 흡연자와는 상반되는 반응을 보였다. 재학생 C씨는 “변경된 흡연구역으로 인해 냄새가 이전보다 줄어 학교생활의 만족도가 증가했다”며 현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한편 123명(66.1%)의 비흡연자들은 주된 불만 사항으로 시설이 아닌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학생’을 꼽았다. 가장 불편을 느낀 곳은 복지관 야외계단으로, 이는 금연구역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흡연자가 이용 중이다. 이와 관련해 124명(66.7%)의 학생들이 정확한 흡연구역의 표시가 필요하다며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불어 흡연구역이 지금보다 축소돼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65명(34.9%)의 학생들이 매우 그렇다고 대답했다. △제6·7·8강의동 중앙 △5강의동 지하 1층 △제2강의동(성신관) 등 아직 불편한 흡연구역이 많다는 의견이다.


흡연 문제···점차 인식이 개선되며 해결될 것

 

 본교 학생지원팀 박 팀장은 흡연구역 부족으로 겪는 불편에 대해 “흡연 공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재조성 및 확대는 없을 것”이라며 “남은 흡연구역에 대해서는 예산을 확보해 계속해서 흡연 부스를 설치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현재 폐쇄돼 혼란을 줬던 종합강의동 흡연구역의 경우 대체 공간을 협의하는 중이다. 더불어 재조성이 예정된 흡연구역으로는 2강의동과 5강의동이 있다. 박 팀장은 “2강의동 등나무 밑은 내년에 휴식공간으로 재조성하기 위해 건물과 떨어진 곳에 흡연 부스를 설치할 예정”이며 “5강의동은 현관문 위에 에어커튼을 설치해 복도로 들어오는 연기를 막을 계획이다”라고 재조성 구상을 밝혔다.

 

 덧붙여 박 팀장은 학생들이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문제에 대해 답했다. 박 팀장은 “현재 대학본부 차원에서 강제적으로 제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본교의 경우 사유지이기에 과태료 부과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팀장은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곳에서 흡연하는 학생들이 많아도 앞으로는 점차 없어질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강준혁 수습기자 Ι kjunh109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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