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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안녕하십니까” 입장문과 성명문만 가득···분열된 학생 사회
  • 김봄이 기자
  • 등록 2024-11-15 19: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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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척점에 선 두 집단, 총학생회장과 비대위원장의 얘기를 듣다
본교의 정상화가 결정된 후 약 두 달이 지난 지금. 정이사 선임이 2차례 지연되며 불안감이 증폭됐다. 또한 지난달 진행된 학생총회 이후 올바른 정상화를 위한 학생비상대책위원회가 등장하며 각종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학생 사회 내 갈등이 생겨나며 각 단체의 입장문이 우후죽순 게재되고 있다. 본지는 본교 제37대 인, 연 총학생회 윤대용(스포츠산업경영·4) 회장 및 올바른 정상화를 위한 학생비상대책위원회 김희중(영어영문·2)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 상황에 대한 입장을 자세히 들어봤다.


본교 구성원의 제일 큰 염원 법인 정상화그러나···

 

 지난달 28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 제222차 심의 결과 본교의 정이사 선임이 한차례 뒤로 미뤄졌다. 사분위 회의 운영 절차에 따르면 회의 개최 5일 전까지 안건의 배부가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제보에 따르면 새로 합류한 사분위원이 회의 이틀 전에 안건을 받았고, 이에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다음에 논의하기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이에 본교 정이사 선임안에 대한 의결이 지난 6일로 미뤄졌다. 그러나 제223차 사분위 심의 결과서에 따르면 학교법인 경기학원 정이사 선임안이 관할청의 안건 철회로 상정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중부일보 기사에 따르면 교육부에서 추천한 이사 후보자가 돌연 사퇴하며 본교 정이사 선임이 또다시 지연됐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제37대 인, 연 총학생회(이하 총학생회) 윤대용 회장은 “오는 25일(월) 사분위에서도 정이사 선임이 연기된다면 정이사 체제로의 전환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사립학교법 시행령이 개정된 만큼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해 전·현직이사협의체의 추천 비율이 높아지는 게 최악의 상황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단체의 등장과 왕성한 시위

 지난달 28일 진행된 시위   이런 상황 속 지난달 14일 본교 내 올바른 정상화를 위한 학생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꾸려졌다. 비대위를 중심으로 지난달 28일 제222차 사분위 심의에 앞서 약 40명에 달하는 학생이 여의도 TP 타워 입구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후 지난달 30일 본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가정폭력범을 학교 경영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손씨 일가를 비롯한 구재단의 퇴진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4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 5일 이뤄진 집회 현장 이후 지난 5일 본교 수원캠퍼스 대운동장 앞 계단에서 약 200명의 학생이 모여 손종국 일가의 반대를 외치는 집회가 열렸다. 그다음 날에는 제223차 사분위 회의에 앞서 6명의 학생이 여의도 TP타워 앞에서 다시 한번 시위를 진행했다. 당일 비대위 김희중(영어영문·2) 위원장은 “사학의 자유와 함께 학생들의 교육권을 존중해 달라”며 “이제는 본교가 건전한 발달을 할 수 있게 도와주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쏟아져 나오는 입장과 술렁이는 학내

 

 뿐만 아니라 지난 4일 본교 △소프트웨어경영대학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 3인의 직인이 찍힌 공동성명서가 발표됐다. 해당 성명서에는 ‘손종국의 혈연관계 및 일가, 구재단 관련자들의 복귀 반대’, ‘인, 연 총학생회의 명확한 행동 촉구’ 등 총 4가지 입장이 담겼다. 특히 ‘총학생회의 근거 없는 주장은 그저 반쪽짜리 정상화를 만들며 학생들의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행위와 같다’고 현 상황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비대위와 뜻을 함께하고 있으며 본교의 올바른 정상화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명시했다. 

 

 이에 지난 5일 총학생회는 각종 의혹 및 주장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해당 입장문에는 ‘독단적인 행보를 지양하고 현 상황을 투명하게 전파하려 했다’, ‘학생사회를 분열시키려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등 총 5가지의 의견이 게재됐다. 또한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진행된 표결에 있어 ‘몇몇 단과대학 학생회장들은 어떤 이해관계를 가졌는지 이러한 결정에 반하는 독단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총학생회장을 필두로 한 총 8인의 지장이 담긴 공동 성명서를 발표해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 제37대 인연 총학생회 윤대용 회장

 

Q. 정이사 후보자에 있어 손씨 일가 중 일부 인사가 추천된 상황에서 별도의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현재 각종 기사나 커뮤니티에서 무분별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실 파악이 되지 않은 소문 및 근거 없는 정보들에 의해 총학생회가 움직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또한 비공식 커뮤니티에는 △학생 △직원 △교수 등 누구인지도 알 수 없고 학생으로서는 도저히 작성할 수 없는 내용의 글들이 난무하고 있어 입장문 발표가 늦어졌다. 이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인사 추천에 있어 저희가 영향력을 끼칠 수 없음을 전부 아셨으면 좋겠다. 추천됐다고 한들 바로 정이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사분위의 이사 선정과 교육부의 인사 검증이 있기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사람은 당연히 거기서 걸러질 것이라 믿는다. 이에 사실관계 파악에 좀 더 초점을 뒀고 제대로 파악한 후 움직이자는 입장이었다.

 

Q. 지난달 10일 이후 출범한 비대위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아쉬운 부분이 많다. 주장에 대해 유리한 정보만 넣고 왜곡하는 등 사실을 제대로 기입하지 않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학생들이 힘을 모아야 할 이 시기에 거짓된 정보들로 학생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는 것에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 뿐더러 해당 단체에서 △교직원 △교수 △외부인들까지 받으며 시위를 준비 및 진행했다. 학생 비대위라고 했지만 학생 의견만이 아닌 다양한 곳에서 의견을 수렴했는데 순수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한 점들을 미뤄봤을 때 해당 단체는 학생들만 있는 것이 아닌 다른 이해관계인도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비공식 커뮤니티에서의 의혹이나 문제가 제기된 부분에 대해 아니라고만 답했다. 확실한 입증 없이 부정만 하고 있으니 그것도 비약이라는 생각이다.

 

Q. 일각에선 총학생회가 손씨 일가와 접촉하고 있다는 주장이 존재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손씨 일가와 관련해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 선동을 위한 허위 사실 및 근거 없는 소문 중 하나다. 또한 총학생회는 설립자 집안을 복귀시키려는 것이 아니다. 전·현직이사협의체가 추천할 수 있는 후보자가 최소일 때 정상화를 해야한다고 생각해 추진하고 있는 것인데 이를 왜곡시키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한다

 

 우선 학우 여러분들께 다소 늦게 입장을 전달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총학생회의 활동이 학우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미흡할 수 있겠지만 활동의 목적성과 순수성에 있어 한 점 부끄럼 없다. 무분별하고 근거 없는 정보들로 학우 여러분들이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사실관계를 빠르고 정확히 파악해 전달하겠다. 또한 다양한 곳에서 본인에게 유리한 내용만 발췌하고 있는 상황인데 항상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학우분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 올바른 정상화를 위한 학생비상대책위원회 김희중 위원장

 

Q. 비대위를 만들게 된 배경과 구성원을 알고 싶다 

 

 지난달 10일에 진행된 학생총회 당시 정상화 관련 질문에 대한 총학생회의 답변이 모호하다고 판단했다.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3부 당시 “정이사 선임에 있어 손종국 일가가 들어와도 되냐”란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였다. 이에 학우들이 가지는 생각을 파악하는 게 우선시돼야 한다고 판단해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구성에 대해 의혹을 가지는 분이 많은 것으로 안다. 의혹을 제기하시는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희도 비대위 인원에 대해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다. 인원은 총 9명으로 △인문대학 5명 △소프트웨어경영대학 2명 △사회과학대학 2명으로 구성된다.

 

Q. 비대위 출범 이후 모금 계좌를 만든 바 있다실제 기부받은 금액 및 지출 방식이 궁금하다

 

 처음 만들 당시엔 일개 학생들이 모인 만큼 순수하게 지원을 받고 사용 내역을 밝히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였다. 그러나 모금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 삭제했다. 이에 활동하며 제작되는 대자보 및 전단지 등은 사비로 지출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8일 시위 당시 버스 대여도 비대위 소속인 다른 분이 사비로 지출했다. 활동이 마무리된 이후 금액적인 부분에 있어 차차 논의할 계획이다.

 

Q. 한편에서는 특정 세력과 결탁해 만들어진 단체라는 얘기가 있다이가 사실인지 묻고 싶다

 

 학교에서 받은 것은 일절 없다. 특히 외부인을 받았다는 의문도 사실무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또한 저희를 보고 교직원끼리 구성된 단체 혹은 교수가 섞여있다는 등 출처도 없는 얘기를 하곤 한다. 아마 후보자로 추천된 손씨 일가 인사에 대해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을 표했던 것 같다. 다만 그거는 기정사실화가 됐던 부분이었다. 또한 비공식적인 방법으로라도 정보를 알긴 알아야 한다. 그래서 교수님께 들었고 다른 학우들은 어디 다른 경로를 통해 들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가지고 ‘정보는 어디서 가지고 오는 거냐’, ‘학생인 척 연기하는 사람이 있는거 아니냐’고 물으면 저희는 ‘아니다’라고만 답변을 드릴 수 있지 증명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한다

 

 대부분의 학우분들이 해당 문제에 있어 관심이 없음을 안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관심을 보여주신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총학생회한테 얘기를 하자면 비대위까지 만들어 시위하고 있는 현 상황에 임기가 2달밖에 남지 않았음은 이해하지만 1년간의 임기를 가지는 만큼 끝까지 완벽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학교 측의 경우 아무리 총장이 중립적인 위치를 지켜야 한다고 한들 이런 사태에 대해 방관하고 있는 게 아닌가 물음을 제기하고 싶다.

 

글·사진 김봄이 기자 Ι qq4745q@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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