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법, 라이프로깅
저마다 특별한 날, 아니면 뭔가 기억하고 싶은 날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날들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곤 한다. 디지털 기기의 등장 전 기록은 일기를 필두로 한 수기 방식이 대다수였다. 이처럼 개인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을 ‘라이프로깅’이라고 한다. 이는 라이프(life)와 기록을 뜻하는 로깅(logging)의 합성어다. 2010년대 이후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라이프로깅’의 형태는 더욱 다양해졌다.
오늘날 행해지는 라이프로깅은 가장 기본적인 수기 방식부터 온라인 기록, 영상 기록 등 다양한 형태를 띤다. 각종 매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며 라이프로깅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작년 네이버가 블로그 출시 20주년을 맞아 실시한 ‘체크인 챌린지’에 230만 건이 넘는 참여가 이뤄지며 현대인들의 라이프로깅에 대한 높은 관심이 드러났다.
요즘 것들은 이렇게 놀아
이런 라이프로깅의 주요 사례는 SNS를 통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온라인상에 자신의 일상을 공유함으로써 타인들과 사회적으로 소통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온라인 라이프로깅의 대표적인 매체로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가 꼽힌다. 먼저 인스타그램의 경우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사진 및 동영상인 ‘스토리’ 기능을 통해 일상을 기록한다. 24시간이 지나 스토리가 만료될 경우에도, 보관함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심지어 날짜별로 정리돼 언제든지 특별했던 그 순간을 다시 꺼내볼 수 있다. 또한 유튜브의 경우,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일상과 취미를 기록할 수 있다. 대표 예시로는 VLOG가 있는데, 영상을 통해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마지막으로, 네이버 블로그는 글자 제한 없이 자신이 원하는 만큼 포스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젊은 세대의 온라인 일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지난 2022년에 발표된 ‘2021 네이버 블로그 리포트’에 따르면 MZ세대가 전체 블로거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블로그 작성이 취미라고 밝힌 정민(국어국문·3) 양은 “블로그를 볼 때면 한 번씩 내 일상을 점검하는 느낌이 든다”며 “블로그를 쓴 이후로 경험에 대한 기억이 더 또렷해진 것 같다”고 전하며 라이프로깅의 매력에 대해 언급했다.
야, 너도 라이프로깅 할 수 있어
라이프로깅은 단순 개인의 기록을 넘어 타인과의 공유를 통해 서로 소통할 기회를 늘려준다는 의미를 가진다. 또한 스스로의 삶을 기록하고 분석해 자기 인식과 행동의 개선을 이끌어 낸다. 이에 기자는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골라 라이프로깅을 해 봤다.
평소에 블로그 작성으로 라이프로깅을 즐긴 기자는 다른 방식의 라이프로깅을 선택해 보기로 결정했다. 다양한 방식 중 한 글자씩 써내려가는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기 위해 수기로 작성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촬영한 사진을 출력해 코멘트를 다는 식으로 진행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순간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는 수많은 도시락 김으로 탑을 쌓은 순간이다. 계속해서 미끄러지는 탓에 30여 분간의 사투 끝에야 마지막 층을 올릴 수 있었는데,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기사 최종 마감 전날, 미리 기사를 다 끝내고 잠에 든 동기 앞에서 부러워하던 순간이다. 할 일을 제때 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지만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늦은 밤까지 기사가 끝나지 않아 서서히 해가 뜰 때쯤에야 잠에 들 수 있었다.
자칫하면 쉽게 잊힐 뻔한 기억들을 기록함으로써 언제든지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추억으로 만드는 라이프로깅.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에서, 기억에 남는 특별한 날이 있다면 무엇이든 기록해 보길 바란다. 언젠가 다시 봤을 때 활짝 웃을 수 있는 추억이 될 테니 말이다.
글·사진 박상준 기자 Ι qkrwnsdisjdj@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