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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나야, 한국 최초 노벨 문학상
  • 김세은 기자
  • 등록 2024-10-29 14: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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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효과’가 불어와
지난 10일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한국 문학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한강 소설 <채식주의자> 판매량이 급증해 1분에 10권이 팔릴 정도로 큰 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본교 전기화(국어국문학과)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이를 더 자세히 알아봤다.


노벨 문학상: 작가들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작가 중에서는 2012년 중국 모옌 이후 12년 만에 5번째이며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故 김대중 前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노벨 문학상은 노벨상의 한 분야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다. 매년 뛰어난 문학적 업적을 이룬 작가에게 수여된다. 알프레드 노벨은 “이상적인 방향으로 문학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여를 한 분께 수여하라”고 유언을 남겼으며 이에 따라 1901년부터 해마다 전 세계의 작가 중 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한강, 그녀가 노벨상을 받은 이유


 작가 한강은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난 한국의 소설가로,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사를 취득한 1993년 계간지인 ‘문학과 사회’에 문학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그녀는 지난 2015년에 <소년이 온다>로 한국문인협회에서 한국 문학 작품을 매년 선정해 수여하는 한국 문학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효석 문학상은 한국 현대 문학을 발전시킨 가산 이효석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할 작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해당상의 수상을 시작으로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span>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 대표작을 비롯한 그녀의 작품은 여러 언어로 번역돼 현대 한국 문학을 전 세계로 알리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번 노벨문학상으로 한강 작가를 선정한 이유로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력한 시적 산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본교 전기화(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한강 작가의 작품은 인간에 관한 문학적 탐구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인간의 어두움과 빛을 동시에 인식하고, 참혹한 고통 속에서도 끝내 존엄으로 나아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힘의 원천에는 사랑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러한 작가의 작품 여정을 살펴보면 그녀의 문제의식이 점차 확장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데,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년이 온다>와의 연속성 속에서 함께 읽어야 그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며 “노벨 문학상이 작품이 아닌 작가에게 수여되는 만큼 이번 수상은 한강의 문학적 여정에 대한 지지와 경의를 표하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강이 수상한 날, 독서가 다시 ‘힙’해졌다


 이번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일명 ‘한강 효과’를 불어왔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성인 독서율은 감소세를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성인 중 일반 도서를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의 비율인 종합 독서율은 43%로, 1944년 독서 실태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량은 3.9권, 종이책 독서량은 1.7권에 불과했다. 


 책을 읽지 않는 현대 한국 사회에 한강은 독서 열풍을 일으켰다. 특히 MZ 세대 사이에서는 독서를 ‘힙한’ 문화로 즐기는 ‘텍스트 힙(TextHip)’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텍스트 힙은 두 단어를 결합한 용어로, 종이책을 읽는 행위를 멋진 것으로 여기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책 또는 독서하는 모습 등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인증하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사진으로 찍거나 인용해 게시물로 올리는 등의 문화가 이어졌다.


 또한 이번 수상은 침체됐던 출판인쇄업계에도 활기를 되찾아 주고 있다. e북의 확산으로 종이책 시대가 사라져가는 가운데 출판인쇄업계는 불경기를 겪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한강의 수상으로 밤낮 할 것 없이 추가인쇄가 이어졌다. 지난 13일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주요 서점에서의 한강 책 판매량만 60만 부를 넘었다. 이번 수상은 출판인쇄업계에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으며 종이책의 시대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전 교수는 “한강 작가의 수상은 오늘날 한국 문학 전반에 관한 독자들의 관심을 환기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며 “이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하는 비효율적이고도 자발적인 독서 행위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고유한 경험이 된다”며 독서 활동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단순히 개인의 업적을 넘어 한국문학 전반에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한강 작가의 수상을 통한 문학적 기여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며, 독서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벨 문학상 수상이 앞으로 한국 문학을 더욱 풍부하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김세은 기자 Ι seeun2281@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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