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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History] 산의 날, 당연하지 않은 자연의 산물
  • 이한슬 수습기자
  • 등록 2024-10-29 14: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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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어떤 민족? 산의 민족!
우리나라는 국토면적 대비 산림 비율이 62.7%로 OECD 국가 중 △핀란드 △스웨덴 △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산림 파괴로 산림 면적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8일, 산의 날을 기념해 광교산을 찾아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온몸으로 자연을 느껴보며 산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겨 봤다.


산의 아우성이 들리십니까


 올해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총 5,190t이다. 이는 일반 승용차 3,400여 대와 맞먹는 무게다. 가장 많은 쓰레기 유형은 생활폐기물로 총 382t이 버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산림 내 불법행위 적발 건수는 지난해 북부지방산림청의 가을철 집중단속 기간에만 81건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잣, 송이버섯 등 임산물 불법 채취 △입산통제구역 무단 입산 △무허가 벌채 등 다양한 유형의 불법행위가 산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개인들의 무분별한 산림 훼손과 국가 차원에서의 훼손으로 산림 면적은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실제 산림 청이 발표한 '2020 산림기본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국토면적 대비 산림의 비율은 62.7%로 2010년의 63.6%에서 계속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줄어드는 산림을 보존할 수 있도록 개인의 의식이 향상돼야 할 시점이다.


무엇을 상상하든지 산은 그 이상이지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를 맞이한 지금,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망가지는 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산을 포함한 자연은 탄소배출을 감소·제거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단순히 탄소 흡입원에 그치지 않고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을 생산해 생물 다양성과 비옥한 토양의 원천이 된다. 이처럼 현재 기후위기 완화와 적응에 있어 산림은 필수적인 존재다. 산은 또한 자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산의 다양한 환경요소는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산을 이루는 녹색은 눈의 피로를 풀어줘 마음의 안정을 주고, 산 내 공기에 존재하는 피톤치드는 인간의 후각을 자극해 마음의 안정과 쾌적감을 가져다준다. 산림은 다양한 형태로 인간에게 아낌없이 베풀고 있다.


 산의 존재는 2002년에도 이미 중요했다. 이에 국제연합은 2002년을 '세계 산의 해'로 선언했고 산림청은 이 선언을 계기로 산림에 대한 국민의식을 제고시키고자 매년 10월 18일을 산의 날로 지정했다. △무분별한 벌목 △문명의 침입 △도시화로 인해 산의 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산의 날은 산 보호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요즘 산, 제가 직접 가봤습니다



 기자는 산의 날을 기념해 광교산에 직접 다녀왔다.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줍고 온몸으로 산을 느끼기 위함이다. 광교산은 △수원시 △ 용인시 △의왕시에 걸쳐있는 산으로 582m라는 완만한 높이임과 더불어 도시와 인접해 있어 매년 많은 등산객이 광교산을 찾는다.



 기자는 본교 수원캠퍼스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마침 기온이 높지 않고 햇살이 따사로워 등산하기 매우 좋은 날이었다. 처음 산에 들어서자마자 기자의 눈에 보인 것은 버려져 있는 비닐봉지였다. 당연히 쓰레기 하나쯤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시작부터 마주한 쓰레기는 기자를 당황스럽게 했다. 챙겨온 쓰레기봉투에 비닐 조각을 넣고 다시 산행에 나섰다. 산에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단조로운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새소리 △바람 소리 △나뭇잎 소리 등 다채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무심코 들려온 자연의 소리는 매일 이어폰을 꽂고 걷는 기자의 귀에 휴식을 선사했고 푸른 빛 나무들이 무성한 산길을 바라보니 피로했던 정신마저 상쾌해짐을 느꼈다.



 시작부터 만난 쓰레기가 무색하게도 등산을 이어가는 동안에는 쓰레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기자가 산을 오르내리며 마주친 등산객이 10명은 됐지만 쓰레기라고는 일회용 마스크와 물티슈뿐이었다. 걱정한 만큼의 쓰레기가 없어 다행이었지만 이것이 과연 계속 지속될 것인지 걱정이 앞섰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고 이는 자연도 마찬가지다. 쌓여가는 쓰레기는 자연의 상처에 소금을 붓는 일이고, 감소하는 산림은 마음의 안식처를 없애는 일이다. 산이 언제까지나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는 생각을 이제 버려야 할 때다. 산에 버려진 쓰레기 하나를 줍는 실천으로 망가져 가는 산림을 도와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이한슬 수습기자 Ι lhs522701@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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