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좋아하는 사람 모여라
'드링크쇼수원 2024'는 MICE 전문 기업 'GMEG'에서 주최한 주류 박람회다. 작년에 시작돼 올해 두 번째를 맞이한 본 행사는 상반기에 서울 코엑스에서 '2024 드링크서울'로 개최됐으며 이번 하반기에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본 행사는 한자리에 모인 △맥주 △와인 △전통주 등 다양한 술과 함께 페어링푸드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난 18일과 19일에는 전통주와 관련된 부대행사 또한 체험할 수 있었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이 현 주류 문화의 트렌드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본 행사는 새롭고 다양한 술을 원하는 요즘 청년들에게 좋은 즐길 거리를 선사했다.
우리 같이 전통주 마실래요?
기자가 방문한 시간은 박람회 첫날인 18일 오전 11시다.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관람객을 볼 수 있었다. 입장에 앞서 선착순 1,000명에게는 젤리형 숙취해소제를 나눠줬다. 처음 경험하는 주류 박람회에 설렌 기자는 본격적으로 마시는 즐거움, 음락을 느끼기로 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기자를 반긴 것은 수많은 부스의 향연이었다. 총 53개의 업체가 참여한 만큼 즐길 거리가 풍부했다. 가장 처음 마주한 부스는 '해튼 헤리티지'로 동으로 만든 술잔과 와인 버킷 등을 판매하며 에피타이저처럼 술 관련 제품을 눈으로 즐길 수 있었다. 박람회 내 술은 △맥주 △전통주 △와인 △스피릿까지 다양했다. 전통주에는 시중에서 흔히 보이는 유자 맛 사케부터 당류를 제거한 웰니스 막걸리까지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는 술들이 있었다. 그중 기자의 눈에 띈 것은 '민주술도가'의 '추앙'이었다. 민주술도가는 △전통 방식 △천연재료 △저온 발효·숙성을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막걸리를 선보였다. 그중 추앙은 전통 방식을 재해석해 만든 포도주로 막걸리처럼 진하면서도 와인의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오직 쌀과 포도로만 만들어져 전통적인 동시에 새로운 맛을 선사했다. 이처럼 평범하지 않은 전통주는 다른 주종에 대한 기대감을 이끌었다.
마시고, 즐기고, 취하고
박람회 내에는 술과 함께 즐길 페어링푸드가 많았다. △육전 △오코노미야키 △치즈까지 주종에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은 박람회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기자는 오코노미야키로 간단히 배를 채운 후 스피릿을 즐겼다. 스피릿은 위스키처럼 도수 40도가 넘는 증류주를 뜻한다. 스피릿 부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올레 스모키 위스키'였다. 솔티 캐러멜과 피넛버터 위스키는 각각 그 이름처럼 캐러멜과 땅콩버터의 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하이볼은 물론 위스키 아포카토를 즐기는 데 제격이었다.
맥주는 소주와 함께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술 양대산맥이다. 그만큼 박람회 내 맥주 부스 역시 다양했다. 그중 기자의 혀를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아트몬스터 브루어리'는 국제 맥주 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국내 수제 맥주 브랜드로, '한국 맥주는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미국에서 5년간 양조기술을 연마했다. 부스에서는 와인 느낌의 맥주와 피넛버터 향의 흑맥주 등 독창적인 10가지의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었다.
맥주까지 맛봤으니 이제 자리에 앉아 진득이 술을 즐겨볼 때다. 박람회는 페어링푸드와 함께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카페테리아와 드링크 라운지를 제공했다. △진한 전통주 △강렬한 스피릿 △부드러운 맥주 △시큼한 와인까지, 자리에 앉자 저마다의 취향에 맞게 박람회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몇몇 관람객들은 다양한 술을 시음하거나 맛본 적 없는 새로운 술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상적으로 평가했다. 한 관람객은 주류 트렌드에 주목한 박람회의 의도처럼 추워진 날씨에 맞춰 뱅쇼와 사케에 관심을 가졌다. 취기와 즐거움에 물든 사람들의 붉은 뺨처럼 현장의 분위기도 점차 달아올랐다.
과한 음주는 몸에 해롭지만 가볍게 즐기는 술은 우리 삶을 더욱 재밌게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 퇴근길 속 잔술처럼 술은 위로와 즐거움을 남긴다. 고된 하루의 끝을 새롭고 다양해진 술 문화와 함께 향유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이한슬 수습기자 Ι lhs522701@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