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자는
경기대신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신문편집국에서 문화팀 정기자로 활동 중인 인문대학 글로벌어문학부 24학번 김세은입니다. 외부 활동을 좋아하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흔히들 ‘집순이’라고 부르죠. 기자는 앞선 ‘집순이’와 정확히 대척점에 선 파워 외향인입니다. 그래서 자유가 주어지는 날이면 주로 △카페 탐방 △산책 △전시회 방문을 즐기고 틈틈이 친구들을 만나 에너지를 얻습니다. 그러나 제아무리 외출을 좋아하는 기자라 해도 이런 날이 계속되다 보면 지칠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밖에 나갈 힘은 없는데 그렇다고 마냥 누워서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기엔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운 기분, 다들 한 번쯤은 경험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다 문득, 집 안에서도 즐길 수 있는 의미 있는 취미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고 마침 집에 있던 비즈 반지 키트를 발견해 본격적으로 비즈키링 만들기 취미에 입성하게 됐습니다.
작은 것들이 모여 하나의 아이템으로
초보자들은 비즈 공예를 발 들이기 어려운 취미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재료가 너무 많고, 준비 과정이 복잡하다는 오해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동대문 부자재상가에만 가도 비즈키링 제작에 필요한 재료들이 한곳에 모여 있어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 상가 5층 액세서리부자재 층을 방문할 때면 사방이 알록달록한 비즈들로 가득해 어디서부터 둘러봐야 하나 싶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또한 이곳 상가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비즈는 색깔별로 한 묶음에 1,000원 정도로, 인터넷상에서는 비쌌던 다양한 모양과 색상의 비즈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경제적인 부담도 덜 수 있죠.
그렇게 신나는 비즈 쇼핑을 즐겼다면 이제는 직접 키링을 만들어 볼 시간입니다. 본격적으로 키링을 만들기에 앞서 전반적인 색이나 컨셉을 구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자는 이 시간이 가장 설레고 기대되는데요. △어떤 색으로 만들지 △어떤 비즈를 넣을지 △길이는 어느 정도로 할지 △옆에 어떤 인형을 달지 등을 고민하며 아기자기한 비즈들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비즈를 몇 개씩 넣을지 생각하면서도 △동그라미 △나비 △곰돌이 △캐릭터 모양 등 다양한 비즈를 고를 때 행복한 상상이 펼쳐지죠. 이렇게 오랜 고심과 설계 끝에 만든 키링이다보니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비즈로 오늘의 ‘나’를 담다
요즘도 기자는 집에서 시간을 보낼 때면 영상이나 음악을 틀어놓고 틈틈이 비즈키링을 만들곤 합니다. 그렇게 만든 키링을 고이 모아뒀다가 외출하는 날의 기분에 따라 가방이나 핸드폰에 달고 세상으로 출격하게 되는 것이죠. 비즈키링은 그날 기자의 기분이나 분위기를 표현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평상시에는 주로 눈에 띄지 않는 검은색이나 심플한 색의 키링을 달지만 기분이 좋거나 활동하는 특별한 날에는 밝은색이나 인형이 달린 키링을 선택하는 것처럼요.
사실 기자의 손재주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그저 집에 있는 시간을 유의미하게 쓰고 싶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시작한 이 사소한 취미는 이제 매일매일 기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내일은 어떤 키링을 달아볼까’ 하며 고민하다 보면 색다른 키링을 만들고 싶은 욕망과 아이디어가 샘솟아 기자의 넘치는 에너지를 집에서도 마음껏 발산할 수 있게 되거든요. 여러분도 핸드폰만 보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을 하나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글·사진 김세은 기자 Ι seeun2281@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