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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플렉스는 끝났다, 체리슈머가 간다!
  • 이한슬 수습기자
  • 등록 2024-10-08 1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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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하지 않게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비법이 있다고?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어려운 최근, 더 이상 과도한 소비 ‘플렉스’는 우리의 트렌드가 아니게 됐다. 이에 본지는 절약과 합리적, 효율적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에 의해 등장한 개념, ‘체리슈머’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현명한 소비를 원한다면 내게 주목하라


 최근 새롭게 자리 잡은 소비 트렌드는 바로 ‘절약’이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금리 인상, 경기 침체 현상이 발생하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퍼졌던 과시적 소비 트렌드 ‘플렉스’에 대한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1인 가구의 증가 또한 절약이 트렌드로 자리 잡는 데 일조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2022~2052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1%를 차지했으며 이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1인 가구와 소소하고 유연한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절약이 트렌드가 되며 체리슈머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게 됐다.


 체리슈머(cherry-sumer)란 체리피커(cherry pick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에 있어 극한의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전략적이고 계획적인 소비를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합리성과 효율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두기 때문에 과소비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한 정도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 케이크 위 체리만 쏙쏙 빼먹는 것처럼 구매는 하지 않고 이익만 취하는 체리피커와 달리 체리슈머는 자신에게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알뜰하게 소비해 가치를 극대화하는 소비 개념이다.


체리슈머의 다양한 소비 전략


 체리슈머의 소비에는 △조각 전략 △반반 전략 △말랑 전략이라는 세 가지 전략이 존재한다. 먼저, 조각 전략은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춰 필요한 만큼 소량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편의점과 대형 마트에서 1인 가구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소용량·소포장 상품이 바로 이 조각 전략에 해당한다. 뷰티 업계의 일례로 소량 포장으로 시험 삼아 사용할 수 있는 트라이얼 키트처럼 소량 포장 샘플 상품을 여럿 선보이며 이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음으로, 반반 전략은 혼자서 비용을 지불하기 부담스러울 때 여러 사람이 함께 구매해 비용을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흔히 ‘공동 구매’라 칭하는 것이 바로 이 반반 전략이다. 이러한 소비 형태는 최근 오픈 채팅방과 여러 커뮤니 =티가 생겨나면서 더욱 활성화됐다. 끝으로 말랑 전략은 필요한 만큼만 계약하는 것을 말하는데 장기 계약 대신 자유롭게 해지 가능한 단기 계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소비자로 하여금 소비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며 지출을 자유롭게 해주는 전략이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체리슈머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겨냥한 기업의 서비스도 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동 구매가 그 예시다. 오늘날 플랫폼이 구축되면서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사람을 모아야 했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어플을 이용해 쉽고 빠르게 공동 구매를 할 수 있게 됐다. 주로 구매된 식품을 넘어 △의류 △화장품 △전자제품까지 그 품목 역시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보유한 기프티콘을 정가보다 약간 할인된 가격에 사고 파는 플랫폼도 생겨나는 추세다. 판매자들은 사용하지 않아 처치곤란인 기프티콘으로 돈을 벌고, 소비자들은 필요한 기프티콘을 정가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어 이 또한 서로에게 득이 되는 합리적 경제 활동 중 하나다.


 1인 가구는 나날이 증가하고, 소비자들은 경제 침체 속에서 손실이 적은 소비를 원한다. 특히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거나 합리적 생활을 추구하는 요즘 청년층이 이 체리슈머에 큰 관심을 품고 있다. ‘짠테크족’, ‘무지출 챌린지족’과 같은 소비 트렌드를 내세우고 있는 요즘 청년들에게 체리슈머는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구매 전략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이다. 시시각각 바뀌는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업들의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한 합리적 소비는 계속될 것이다.


 경제 침체 속에서도 현명히 소비하는 체리슈머의 등장은 앞으로의 소비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다수에 휩쓸려 한계를 무시하는 과한 소비를 멈추고 주체성을 지닌 합리적, 도덕적 소비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이한슬 수습기자 Ι lhs522701@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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