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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메인] 10연패 신화를 써 내려간 한국 양궁
  • 임현욱 기자
  • 등록 2024-09-02 16: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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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 앵글리드 광장에 다섯 번 연속 울린 애국가
지난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대표팀이 △여자 개인전 △여자 단체전 △남자 개인전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기록을 달성했다. 이에 본지는 한국이 양궁 강국으로 떠오른 과정을 알아봄과 동시에 실제로 한 양궁센터에 방문해 양궁 구조에 대해 이해해 봤다.

, 무기에서 스포츠로 탈바꿈하다

 

 양궁의 역사는 1538년 영국의 헨리 8세가 ‘아처리 대회’라 불린 일종의 활쏘기 대회를 열며 시작됐다. 이후 활쏘기를 취미 거리로 향유하는 문화가 유럽으로 확산됐다. 이후 유럽 각지에서 소비된 활쏘기 문화는 1931년 국제양궁연맹이 조직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양궁은 1900 파리올림픽에서 경기 종목으로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당시 양궁은 유럽의 몇몇 나라만이 참여하는 소극적인 반응, 세부종목과 경기방식의 잦은 변화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결국 양궁은 등장한 지 2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경기 방식과 규정을 명확히 정립해 1972 뮌헨 올림픽에서 남자 개인전, 여자 개인전으로 복귀해 현재에 이르렀다.

 

 지난 2024 파리올림픽은 한국 양궁 역사, 그리고 올림픽 역사에 많은 기록을 남겼다. 혼성전이 없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이후 추가된 혼성전까지 포함해 양궁 전 종목 금메달을 차지했다. 동시에 여자 단체전 10연패, 남자 단체전 3연패를 기록했다. 특히 여자 단체전의 경우 1988 서울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금메달을 놓치지 않는 기염을 토했다. 양궁 대표팀의 활약을 통해 개막전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15위를 목표로 한 한국 국가대표팀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종합 순위 8위의 성적을 거뒀다. 이와 같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현재까지 한국 양궁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거둔 금메달은 28개로 최다를 기록 중이다.

 

양궁 강국으로 떠오른 한국 대표팀

 

 한국 양궁팀의 기록과 함께 대한양궁협회 역시 주목받았다. 대한양궁협회의 재정적 지원은 물론 운영 방식도 화제가 된 바 있는데, 이전 올림픽 출전 경험과 기록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국가대표 선발 방식은 운영의 엄격성과 단호함을 보여줬다. 한편으로는 엄격한 선발 과정을 통해 선발된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가져온 성적에 따라 1억 5,000만 원~3억 원의 포상금으로 보답했다. 이러한 협회의 활약상에 주목한 국내 한 배터리 제조사는 협회의 운영 속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공정성 △생태계 조성 △끊임없는 혁신 등 분석을 통해 지목된 성공 요인들을 회사 경영에 적절히 융합해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사내 홍보 채널을 통해 제시했다. 

 

 한국 양궁팀이 양궁 종목 공식화 이래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최상위권에 머물자, 국제양궁연맹은 ‘한국 양궁을 견제하기 위해 국제양궁연맹이 경기 규칙을 바꿔가면서까지 한국팀을 방해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규칙 변경은 있을 수 없다’며 ‘한국 양궁팀의 독주는 타국 국가대표팀의 수준을 상향평준화 시키고 있다’고 발표해 해당 여론을 잠재웠다. 이렇듯 경기의 긴장감과 박진감을 더하기 위한 올림픽 규칙의 변화가 한국에 대한 견제로 보일 만큼 한국 양궁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양궁, 쉬울까요? 제가 한번 쏴봤습니다

 

 기자는 양궁을 이해하기 위해 직접 체험해 보고자 신사역 부근에 위치한 한 양궁 체험장에 들어섰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착용한 △퀴버(화살집) △암가드(팔 보호대) △체스트 가드(가슴 보호대)는 양궁 체험을 실감케 했다. 이후 가장 먼저 안내받은 사항은 활은 기본적으로 무기이기에 함부로 다루지 않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스포츠화된 양궁은 기본적으로 가벼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직원의 경고는 그럼에도 양궁이 여전히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무기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10m 내외의 거리에서 기자가 체험해 본 양궁은 변수가 많았다. 경기에 사용되는 활은 표적을 맞추기만 하면 되는데도 의외로 활의 장력이 상당했다. 때문에 조준이 어려운 것은 물론 2발씩 세 차례에 걸쳐 조정된 영점에도 불구하고 호흡, 놓는 방식 등 사소한 변화가 과녁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런 양궁의 세밀함은 10m가 아닌 올림픽 공식 거리인 70m의 거리, 실내가 아닌 야외 경기장에서 열리며 발생하는 바람 등 실제 올림픽 경기의 난이도를 가늠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수많은 관중의 앞에서 국가대표로 타국 선수들과 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경기장의 긴장감은 한층 더 변수로 작용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체험을 통해 양궁의 기본 구조와 진행 방식을 알아보니 한국 양궁팀 실적에 대한 성과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

 

글·사진 임현욱 기자 Ι 202310978lhw@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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