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무수히 변하는 감정들이 사람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인간의 감정을 의인화해 아이가 성장하며 느끼는 감정들을 보여준다. 지난 2015년에 개봉된 ‘인사이드 아웃1’은 주변 환경의 변화로 방황하는 주인공 라일리가 행복하도록 노력하는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소심이 △까칠이 총 다섯 감정들의 이야기다.
이후 청소년으로 성장한 라일리와 다양해진 감정들이 담긴 시즌2가 9년 만에 개봉했다. 사춘기를 맞은 라일리에게 는 △불안이 △당황이 △따분이 △부럽이라는 감정이 추가로 생겨났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라일리는 친구들과 함께 아이스하키 팀이 있는 고등학교로 캠프를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라일리는 감독에게 실력을 보여 아이스하키 선 수로 선출되고 싶어한다. 이때 ‘뽑히지 못하면 어쩌나’하는 감정에 사로잡히고 불안이가 감정 컨트롤본부를 장악하게 된다. 감독의 방에 몰래 들어가 평가 수첩을 보는 등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탈 행동을 하기도 한다. 앞날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불안이를 더 폭주하게 만들며 라일리의 기존 자아가 희미해져가는 건 물론, 되찾기 위한 길마저 사라진 상황에 봉착한다. 라일리의 행복을 두고 시작된 기존 감정들과 새로운 감정들의 대립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며 끝을 내린다.
영화 속 빌런이자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한 불안이는 끊임없이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지만 부족하다며 속삭이는 등 라일리를 괴롭히는 주범이기도 하다. 불확실성이 커진 현대 사회에서 불안은 떼래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불안이를 바라본 관객들은 마치 자신과 같다며 공감하는 평을 내놓았다.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존재인 불안이는 청소년기를 겪은 혹은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시즌1의 감독 피트 닥터는 “익숙하지만 얘기하지 않았던 불안 이라는 소재로 성공한 것이다”라며 “젊은 세대의 불안이 커지며 영화는 곧 유의미한 이야기가 된 것”이라고 전했다.
“모든 어린이들에게 이 영화를 바칩니다.
우린 너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인사이드 아웃2』 中
불안이의 모습은 어느새 어른이 돼 순수했던 기쁨을 모두 잊고 지내는 우리의 모습을 비춰준다. 기자는 ‘나는 부족해’ 라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불안을 떠안고 살아가고 있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사라지길 바라지만 모순되게도 불안은 가 장 필요한 감정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누군가를 부러워해도, 불안함에 떨어도 전혀 위축되지 않아도 된다. “난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등을 두드려 주며 못난 모습도, 모든 감정도 사랑하자. 오늘도 감정 컨트롤본부는 각자의 행복을 위해 열심 히 노력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홍지성 기자 l wltjd0423@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