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쓰레기 속 우리는
지난 2018년 기준 국내 일회용 컵 사용량은 294억 개, 비닐봉지 사용량은 255억 개에 다다랐다. 2009년과 비교해 약 20.6% 늘어난 수준이며 코로나19 여파로 지금까지도 일회용품 사용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발생한 일회용품은 자연적으로 분해될 때까지 수십 년, 많게는 수백 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일회용품 쓰레기들을 소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소각 과정에서 발암 및 유독물질이 발생하고 플라스틱의 경우 마모된 가루로 인해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며 문제가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일회용품의 편리함을 맛본 우리에겐 쉽지 않은 일이기에 자원순환의 관점으로 버려지는 것도 다시 보는 눈을 길러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함께해요 자원순환의 날
자원순환의 날은 매년 9월 6일로 지구환경 보호와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환경부와 한국폐기물협회가 공동으로 제정한 날이다. 9월 6일인 이유는 숫자 9를 반대로 돌리면 숫자 6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순환의 의미를 뜻하기 때문이다. 자원의 낭비로 인해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요즘, 미래세대를 위해 한정된 자원을 절약하고 사용한 자원을 재활용하는 자원순환에 힘쓰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계획되고 있다. 부산시는 오는 6일(금) 플라스틱 오염 저감을 위해 ‘플라스틱 오염, 이젠 그만’이라는 주제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에서는 오는 29일(일)까지 매주 토, 일요일에 자양역 2, 3번 출구 앞 광장에서 ‘제로플 페스타’를 개최한다. 이는 △서랍 속 물건을 꺼내 자원 선순환을 실천하는 시민 참여형 중고 거래 축제인 ZERO+ 뚝섬나눔장터 △현수막 등을 활용해 제작된 의상으로 열리는 패션쇼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업 매대 등 여러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1회 서대문구 자원 되살림 박람회를 다녀오다
기자는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개최한 ‘제1회 서대문구 자원 되살림 박람회’를 방문했다. 해당 행사는 자원순환의 날을 기념하고 지난 5월에 개관한 재활용 나눔문화의 거점공간인 ‘리앤업사이클플라자(자원되살림센터)’를 홍보하기 위해 개최됐다.
홍제 폭포 마당엔 여러 행사 부스를 체험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기자는 어르신들 목소리에 이끌려 서대문 시니어 클럽이 주관하는 새활용 커피박 비누만들기 체험을 했다. 커피 찌꺼기를 뜻하는 커피박은 매립할 경우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소각할 때에는 다량의 탄소가 발생하여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만 버려지는 커피폐기물만 연간 약 15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녹인 비누 베이스에 버려지는 커피박과 베이킹소다를 넣고 섞은 후 30분간 실온에서 굳히니 금세 팔아도 손색없어 보이는 설거지용 비누로 재탄생했다.
커피 향을 물씬 풍기는 비누를 손에 들고 옆 부스로 이동하니 ‘깨끗한 투명 페트병 삽니다!’라는 문구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자세히 보니 캔과 페트병을 투입하면 포인트가 적립되는 순환자원 회수로봇인 ‘네프론’이었다. 네프론은 쓰레기를 다시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수퍼빈’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로봇이다. 네프론을 통해 수거된 페트병이 공정 과정을 거쳐 재활용된 옷과 신발의 전시를 보며 페트병 뚜껑을 업사이클링한 키링까지 받으니 페트병이 버려지고 다시 태어나는 일련의 과정을 함께한 느낌을 받았다.
쓰레기의 양이 줄어들기는커녕 계속해서 늘어나는 현재, 쓰레기를 수거해 갈 공간마저 모자란 상황까지 처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기준 우리나라에만 235개의 쓰레기 산이 생길 정도로 쓰레기 문제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 오는 자원순환의 날 만큼은 우리가 살아갈 환경을 위해 일상 속 사소한 습관 하나만 바꿔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정예은 기자 Ι 202412382@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