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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매력들의 집합소 ‘ITALY’
  • 편집국
  • 등록 2017-05-12 11: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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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매치기 강국 이탈리아는 내게 기대보다 걱정되는 나라 중 하나였다. 이탈리아에 처음 발을 내딛은 곳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앙코나. 이탈리아 남부인 바리로 가는 페리(여객을 태우거나 자동차를 실어 운반하는 배)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부랴부랴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에서 야간페리를 타고 이탈리아 앙코나로 향했다.

 

고대로 떠나는 시간여행 ‘ROME'

 

 사실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할 때 로마는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콜 로세움을 비롯한 로마는 방송으로 셀 수 없이 봤고, 로마에는 큰 관심 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전 9시에 도착한 앙코나에서 가장 가깝 고 가장 빠른 기차는 나를 로마로 이끌었다. 소매치기가 판을 친다는 테르미니역에서는 긴장한 만큼 모든 사람들을 경계하고 짐을 내 손에 서 떼지 않았다. 숙소에 체크인 시간보다 빨리 도착했는데 직원이 고맙 게도 정리가 이미 끝났다며 열쇠를 건냈다.

 

 피곤하지만 몸을 이끌고 향한 곳은 트레비 분수였다. 트레비 분수에 도착하자 분수보다 많은 사람들이 먼저 눈에 띄었다. 분수를 등지고 동 전을 던지면 로마를 다시 방문할 수 있다든가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든 가하는 여러 설들이 있어서 겨우 계단을 내려가 크로아티아에서 남은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빌었다. 구경을 끝내고 주변에 있는 판테온에도 들렸다. 줄이 긴 편이지만 빠르게 줄어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현재 성당으로 쓰이고 있 는 판테온은 돔 가운데에 원모양으로 하늘을 볼 수 있다. 다음 날에는 걸으며 로마 곳곳을 구경했다. 교통비를 줄이기 위해서도 있지만 여행책이나 구글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고대 로마의 잔해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영 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진실의 입은 줄이 긴 것에 비해 볼 것이 없어 괜히 기다렸나 후회가 들기도 했고, 스페인 광장은 넘치는 관광객 때문에 스치듯 지나 와야했다. 나보나 광장에서는 벤치에 앉아 분수나 사람들을 구경했다. 콜로세움은 시간이 늦어 안으로 들어가진 못했지만, 방송에서 보던 것 보다 더한 위엄과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쉽지만 콜로세움을 한바 퀴 둘러보는 걸로 만족해야했다.

 

 로마에 있는 동안 유명한 3대 젤라또 가게도 들렸다. 대체로 3유로 미만에 2스푼 정도인데 한 번에 먹기 딱 좋은 양이었다. 세 가게 모두 한국인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한국어가 적힌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놀 라운 사실은 직원들 중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들 덕분에 쉽게 젤라또를 주문했다. 쌀 맛이 유명하기에 한번 먹어봤는데 미숫가루 맛에 쌀이 씹혔다. 생각보다 맛 있어서 젤라또를 먹을 때 마다 쌀 맛을 먹었다.

 


 

현재와 과거가 만나는 ‘FIRENZE'

 

 

 두오모 성당으로 유명한 피렌체는 생각보다 화려한 도시였다. 옛 모 습을 지킨 듯 했지만 한쪽으로는 명품거리가 길게 늘어서있고, 티본스 테이크와 가죽으로 유명한 도시답게 가죽가게가 줄지어 있었다. 어딜 가나 관광객이 북적북적해서인지 밤에도 피렌체는 환하게 빛났다. 기 대를 가장 안 한건 두오모 성당이었다. 이탈리아에 오기 전 유럽의 10 개국을 여행하면서 명소들을 많이 들렸기 때문에 비슷비슷한 성당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오모 성당은 외형이 워낙 특이해서 새롭 게 느껴졌다. 초록색의 특이한 패턴을 보이고 익숙한 붉은색의 돔이 어 우러져있는데 정신이 없기 보단 잘 어울러져 위엄이 더욱 당당하게 느 껴졌다. 전망대에 오르려면 티켓이 필요한데, 오후 2시쯤 가니 당일 티 켓이 품절이라 어쩔 수 없이 다음날 티켓을 샀다. 덕분에 첫날에는 피 렌체에서 유명한 가죽가게들과 미켈란젤로 광장을 다녀왔다. 다음날 전망대를 오르기 위해선 수많은 계단을 올라야했는데, 통로가 너무 좁 아서 뒤에 사람이 있으면 비킬 공간이 없어서 쉴 수가 없었다. 물 한 병 사가지 않아 오르는 내내 목마름에 시달렸지만 전망대에 오르고 피렌 체를 바라보니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좀 쉬다가 종탑의 전망대도 올랐는데 전망대와 풍경은 비슷했지만 돔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피렌체에서의 셋째 날은 이르게 시작됐다. 기차로 두 시간이나 가 야하는 친퀘테레에 가기 위해서였다. 친퀘테레는 해변의 다섯 개의 마 을을 부르는 것인데, 다섯 개의 마을이 다들 매력이 달라 유명한 곳이 다. 마을을 이동하는 방법으로는 티켓을 구입해 친퀘테레 내에서 기차 로 이동하는 방법과 걷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간 날은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걷는 것은 위험하다고해서 기차로만 이동해야했다. 먼저 가 장 먼 몬테로소에 갔는데 비수기라 그런지 음식점을 비롯한 많은 가게 가 문이 닫혀있었다. 점심을 먹고 실망한 채로 SNS에서 유명한 두 번 째 마을 마나롤라로 향했다. 그리고 이곳이 왜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각각 다른 색을 내뿜은 채 절벽에 서있는 집들과 바다는 인터넷에서 본 사진보다 더욱 아름다웠다. 단지 그 풍경에 석양이 지는 바다만 더해졌 는데 한참을 절벽에 위치한 의자에 맥주와 함께 앉아있었다.

 

물 위의 미로같은 섬 ‘VENICE’

 


 베니스에 도착한 첫날 숙소에 들어서면서 나는 ‘베니스는 정말 비싼 도시구나’라고 생각했다. 다른 도시보다 숙소 값은 비싸고 숙소에 들어 서면 핸드폰이 되지 않을 정도로 시설은 좋지 않았다. 게다가 베니스 화장실은 1.50센트(한화 약 1800원)로 내가 간 어느 나라보다 가격이 비쌌다. 그럼에도 베니스는 무척 기억에 남는다. 11월이라 그런지 물비 린내는 나지 않았고, 익숙하지 않은 배로의 교통수단이 새롭게 느껴졌 다. 간혹 보이는 곤돌라도 베니스를 더욱 멋스럽게 만들었다, 손마디 만한 정교한 유리공예도, 화려한 가면들도 즐비해 눈도 즐거웠고, 미 로같은 골목들이 계속 새로운 곳을 보여줘서 엘리스가 된 기분도 들었 다. 도착지인 산마르코 대성당에 도착했을 때는 작은 성취감도 느껴질 정도였다. 섬이라 작다고 생각했지만 셀 수 없는 기념품점이나 매번 처 음 보는듯한 골목들을 구경하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둘째 날은 부라노섬으로 가기 위해 배를 타고 이동했다. 우리나라에 서는 가수 아이유의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전날 계획 으로는 유리공예로 유명한 무라노섬을 간 뒤 바로 옆에 있는 부라노섬 을 가려했는데 배를 잘못 타는 바람에 시간이 너무 지체 돼 부라노섬만 가게 됐다. 부라노섬도 각 집마다 색이 다른 것으로 유명해 친퀘테레의 마나롤라와 비슷할 줄 알았는데 다른 느낌이 들었다. 돌아다니면서 새 로운 색의 집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기도 하고, 바다 옆 거리를 걷기도 했다. 조용한 섬이어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을 수 있었다. 다음 날 한 나라가 아닌 각기 다른 문화를 가진 세 나라를 여행한 기분으로 베니스 를 떠나 스페인으로 향했다.

 

이지영(문예창작.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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