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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메인] 당신은 운명을 믿으시나요?
  • 정민 기자
  • 등록 2024-06-04 1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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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신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사주와 타로
가보지 못한 미래를 확인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최근 타로 카페는 젊은 세대의 이색  코스로 급부상하며 미신을 넘어 하나의 문화생활로 자리 잡았다. 이에 본지는 타로와 사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타로 카페에 방문해 직접 경험해 봤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 미신의 세계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반드시 ‘밤에 휘파람 불면 뱀 나온다’ 혹은 ‘문지방 밟으면 복 나간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일상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쓰이는 이 말들은 전부 미신에 해당한다. 미신이란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으로 여겨지는 믿음 또는 그런 믿음을 가지는 것’을 뜻하는데, 학계에서는 실증적 근거 없이 두 사건 간의 인과적 연결에 대한 마술적 사고나 비합리적 신념을 유지하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미신은 과학이 발달하기 전, 사람들이 설명하기 어려운 사건들 간의 인과관계를 찾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다양한 분화 과정을 통해 현재는 크게 △점복 △금기 △주술 △부적의 형태로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자리잡았다. 미신 중에는 아이의 첫돌에 돌상을 차리고 마음대로 골라잡게 하는 돌잡이처럼 우리 사회의 문화로 녹아든 것, 과학 발달 이후 관습적 지식에서 미신으로 변한 것이 있다. 이렇게 전해진 미신들은 과거로부터 많은 변화를 거듭해 오늘날까지도 생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다른 듯 비슷한 동서양의 점복, 사주와 타로

 

 초자연적 방법을 통해 과거를 알아맞히거나 미래의 운수를 예측하는 점복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역사가 길다. 명확한 선후관계를 따질 순 없지만 점복은 동양의 △사주팔자 △풍수지리 △관상으로, 서양에서는 △타로 △점성술 △손금 형태로 존재했다. 사주는 중국의 상고시대에 신중한 선택에 앞서 점을 치던 데서 유래한 것으로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에 근거해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점이다. 이는 여덟 글자가 모여 네 개의 기둥을 이룬다는 뜻으로 오늘날에는 개인의 인생과 미래를 알아보거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조언을 구할 때 사용된다. 실제 조선 초기에는 사주팔자를 보는 인재를 등용하고자 했을 정도로 우리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타로는 서양에서 오컬트적 상징과 점술을 위한 도구로 쓰이는 카드다. 14세기 후반에 처음 등장한 타로는 놀이용으로 여겨졌으나 18세기 프랑스와 스위스 등지의 오컬티스트들이 점복의 도구로 사용하면서부터 신비주의적 이미지가 강화됐다. 19세기에 이르러 카드 제작자의 이름을 딴 ‘RWS(Rider Waite Smith)’ 카드가 만들어지며 이가 현대식 타로의 기틀이 됐고, 이후 RWS 카드의 색을 바꾼 78장의 유니버셜 웨이트 타로 카드 속 다양한 문양을 보며 해석하는 방식이 널리 퍼졌다.

 

내 미래를 알 수 있다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최근 현대 기술의 발달로 대중들의 점복 접근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타로 카페가 들어서며 사주와 타로를 함께 보는 문화가 증가해 오늘날에는 앱이나 사주에 따른 운세 및 타로를 전문으로 봐주는 유튜브 채널도 여럿 생겨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국 점술 및 유사 서비스업 △사업체 수는 9,244개 △종사자 수는 1만 745명 △매출액은 1,749억 원으로 현재는 그 수치가 더 증가했다. 다시 말해, 현재 사주와 타로는 실제 효과를 보고자 하는 목적보다 재미를 위해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기자는 이러한 타로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서울의 한 타로 전문점을 방문했다. 각종 방송에 출연한 장면들로 도배된 입구에서부터 타로점의 유명세를 짐작할 수 있었다. 얇은 커튼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자 은은한 조명 아래 타로 전문가가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애운 △취업운 △학업운 △재물운 △건강운 등 다양한 항목이 제시돼 있었고 그중 기자는 학업운을 선택했다.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을 시작으로 카드 세장을 고른 뒤 이에 대한 해석을 들어볼 수 있었다. 포괄적인 질문에서 점차 세부적인 내용의 상담이 진행됐고 ‘의존보다 스스로 길을 개척하라’는 결론과 함께 마무리됐다. 해당 상담을 통해 기자는 얼마 남지 않은 대학생활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을 잠재울 수 있었다. 타로는 다른 점복에 비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상담을 받아볼 수 있어 갖가지 고민을 안고 찾아온 20·30대 젊은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한국은 타로에 푹 빠져있다. 역설적이게도 이는 사회 전반의 불안이 증가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점복이 단순 미신이 아닌 하나의 문화가 된 지금, 건강한 점술 문화와 함께 막연한 미래도, 불안한 마음도 잘 다스릴 수 있기를 고대한다.


글·사진 정민 기자 Ι wjdals031004@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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