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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메인] PDF 거래, 불법이었어요?
  • 박상준 기자
  • 등록 2024-06-04 11: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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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시급한 것은 인식 개선, 불법인 것을 인지해야
대학가엔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 문화가 있다. 바로 적은 금액으로 전공책을 사고파는 불법 PDF 거래다. 해당 문제는 오랫동안 제기돼 왔지만 누구나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 탓에 근절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불법 PDF 거래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본교 수원캠퍼스 인근의 한 인쇄소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불법 PDF 거래, 너 뭐야?


 신학기에 들어서면 학생들은 한 권에 적어도 몇만 원 가량의 교재를 사느라 골머리를 앓는다. 이에 대학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 실물 교재에 비해 휴대하기 편하고 저렴한 ‘PDF 교재’를 사고파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본지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난달 10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 49명의 응답자 중 8명인 16.3%가 PDF 파일을 구매 또는 판매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거래를 진행하게 된 이유로 ‘휴대의 용이성(100%)’, ‘교재비 절감(75%)’ 등을 꼽으며 실물 교재에 비해 다양한 이점을 가진 PDF 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현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다만 거래되는 대다수의 PDF 파일이 불법 복제물이라는 사실에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저작권법 제136조 1항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를 복제 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저작권법 제124조 2항은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의해 만들어진 물건을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하는 행위를 권리 침해로 간주해 처벌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학습을 목적으로 소지했거나 악의적 의도가 없더라도 영리적 목적이 인정된다면 저작권법 침해로 간주돼 처벌받게 된다.


개인적 이용은 허용, 그 외는 안돼


 교재 등 창작물을 복제하는 행위 자체가 저작권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법 제30조가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가 이를 복제할 수 있다’고 명시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타인의 저작물을 복제해 영리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것은 어떠한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다만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해 설치된 △복사기기 △스캐너 △사진기 등의 복제기기에 의한 복제는 허용하지 않고 있어 전문 복사 업체에서의 복제 또는 스캔은 불법으로 규정된다. 저작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전문 복사 업체에 맡겨 스캔하는 것은 사적 복제의 범위를 벗어나 처벌받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3월 한 달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불법 출판복제물의 유통을 근절하고자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예방 활동을 펼쳤다. 이 중 3,000여 개의 출판물을 불법 복제한 PDF 파일을 대량으로 유통한 복사업체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또한 PDF를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작년 센게이지러닝코리아(주)는 에브리타임 내 전국 주요 대학 게시판에서 ‘불법 PDF 거래’를 진행한 47명의 학생을 단속 적발했으며 이 중 37명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소를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출판사에 따르면 종전에는 학생신분을 감안해 선처했으나 현 사안이 중대하므로 무관용 원칙에 따라 형사고소 하겠다는 방침이다.


불법이라는 인식이 미비한 현실, 해결책 제시돼야


 본지는 불법 PDF 거래에 대한 현실적인 목소리를 듣기 위해 본교 수원캠퍼스 인근 인쇄소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쇄소를 운영하는 A씨는 “학기 초에 실물 교재를 PDF 파일로 변환해달라는 문의가 종종 들어오는 편이다”라며 “해당 행위가 불법인 것을 알리고 있지만 왜 불법이고 어째서 저작권 침해가 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실물 교재를 스캔하는 것과 PDF 거래가 불법인 것 자체를 모르는 것 같다”며 “불법 PDF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선 해당 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본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9명 중 32.7%인 16명이 ‘PDF 파일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구매하는 것 또한 저작권법 침해임을 알지 못했다’고 응답하며 저작권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에 문체부가 작년 4월부터 한국저작권보호원과 함께 전국 대학교의 △교직원 △복사업체 △커뮤니티 사이트 이용자를 대상으로 계도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근절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응답자들은 불법 PDF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인식 개선(32.7%)’ 외에 ‘교재비 인하(61.2%)’가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실제 N만 원인 실물 교재가 PDF 파일로는 만 원 이하에 판매되는 지금, 교재비 인하를 통해 간극을 좁힐 경우 더 많은 학생이 실물 교재를 사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교재 접근성 향상(44.9%) △영리적 목적의 판매에 대한 단속 강화(20.4%) △출판사 자체에서 PDF 판매(10.2%) 등의 대책이 뒤를 이었다.


박상준 기자 Ι qkrwnsdisjdj@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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