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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0년 새 자퇴생 최대, ‘입시사관학교’가 돼 버린 고교들
  • 정예은 수습기자
  • 등록 2024-05-20 14: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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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를 통해 ‘고등학교 자퇴생 브이로그’, ‘자퇴생은 무엇을 하면서 지낼까?’와 같은 영상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고등학교 자퇴에 대한 관심의 증가를 눈에 띄게 실감할 수 있다. 또한 일반고등학교 1학년 중 자퇴생 수는 올해 8,050명으로 2년 사이 60%나 늘어났다. 지난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신입생 1,000명 중 24명꼴로 학교를 자퇴한 셈이다. 더불어 실제 지난 달 6일 실시됐던 올해 1회차 고졸 검정고시에 응시하는 10대 청소년 수가 1만 6,332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며 지난해 대비 최대 2,000명 이상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계속해서 고등학교를 자퇴하는 학생 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주위의 고등학생 후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고교 과정을 학원 등에서 일찌감치 마치고 검정고시에 합격해 더 빨리 대학에 진학하기를 목표로 자퇴하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배우는 것보다 학원이나 과외와 같은 사교육을 통해 더 빨리 진도를 나가 대학도 빨리 진학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증가한 것이다. 또한 한번 실패를 해도 내년이면 원래의 대학 진학 시기에 맞춰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손해 보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 자퇴라는 선택을 쉽게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더불어 대학에 진학하는 방법 중 수학능력시험의 점수만을 반영하는 정시가 확대돼 학생들이 자퇴 후 검정고시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경우가 더 늘어났다.

   

 이제는 학교의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자퇴를 말리지 않고 밀어주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고 한다. 대입 때문에 자퇴를 결정하는 학생들이 생기자 교육 현장에서는 ‘공교육의 가치가 경시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학교의 존재 이유가 성적만은 아니며 교과 지식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학교 친구들, 선생님과 생활하며 공존을 배워나가는 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입시를 위해 시험 성적을 내는 결투장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렇게 고등학교 자퇴생이 계속해서 증가한다면 공교육 시장은 점점 쇠퇴하게 될 것이며 부의 격차로 인해 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은 갈 곳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미국은 위기학생에 대한 △조기 파악 △상담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입시만을 위한 곳이 아닌 여러 활동을 지원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안을 빠르게 마련해야 할 때다.

   

정예은 수습기자 Ι 20241238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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