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와 함께한 스포츠
활의 발명 시기는 명확하지 않지만 활과 화살은 오랜 기간 사냥과 전쟁 등에서 인류의 무기로 활용됐다. 동시에 세계적으로 활쏘기는 하나의 놀이로 향유되기도 했다. 다만 현재의 스포츠 양궁 형태는 1538년 영국 헨리 8세가 주최한 경기대회가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이후 1908년 개최된 제4회 런던 올림픽에서 양궁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지금까지 본격적인 스포츠로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궁이란 전통적인 활쏘기 명칭이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진다. 고구려 벽화와 더불어 삼국사기 기록에서는 백제 비류왕 17년, 궁궐에서 백성을 모아 왕이 지켜보는 가운데 활쏘기를 했다는 등 단순한 무기 이외에도 스포츠로써 활쏘기가 향유됐음을 알 수 있다. 현대의 양궁 형태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59년 한 체육 교사가 고물상에서 양궁을 발견해 구입한 뒤 양궁을 보급할 방법을 모색하면서부터로 알려졌다.
장비로 알아보는 알쏭달쏭 양궁 명칭
양궁은 과녁에 화살을 맞추는 직관적인 규칙으로 자세한 규칙을 모르더라도 가볍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리커브, 컴파운드 등 익숙하지 않은 용어로 궁금증이 생긴다. 이런 용어는 양궁의 형태와 관련된 명칭으로, 이를 알기 위해선 먼저 활의 기본적인 형태를 알아야 한다. 양궁 활의 몸체에서 굴곡이 있는 날개 부분은 림이라고 하며, 이는 상하부에 따라 어퍼 림과 로어 림으로 구분된다. 활의 상하부에 위치하는 팁은 현을 활의 몸체에 고정하는 역할이다. 이외에도 화살의 방향을 잡아주는 조준기, 활의 중심을 잡는 스테빌라이저 등이 양궁 활의 기본적인 장비로 볼 수 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양궁의 경우 리커브에 해당한다. 리커브 활의 특징은 활의 상하부에 화살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림과 반대 방향으로 굴곡이 있다는 것이다. 해당 굴곡을 리커브라 부르면서 활 전체를 리커브 활이라 칭한다. 리커브 활은 별도의 보조 장치가 없어 활을 당길 때부터 쏠 때까지 쏘는 사람이 화살을 쏘는 단계 동안 힘을 지속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컴파운드 활은 팁에 휠을 부착한다. 이는 처음 당길 때를 제외하면 유지를 위해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손가락의 힘을 이용해 활을 쏘는 리커브와 달리 릴리즈와 확대렌즈란 별도의 보조 장치를 통해 활을 쏠 때 떨림이 적고 정확도가 더 높다. 탄성도 역시 높아 리커브보다 화살이 빠르게 나아간다는 특징이 있다.
알수록 보이는 양궁의 즐거움
양궁은 국내외로 매년 다양한 경기를 개최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국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양궁 대회는 단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이다. 다만 올림픽은 리커브만 정식 종목으로 인정하고 있다.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양궁의 정식 종목 채택 이후 리커브 종목만 운영하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컴파운드도 정식 종목으로 아시안게임에 입성했다. 리커브 활의 경우 오랜 시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운영되며 여러 번 규칙이 변했다. △거리별 기록 합산 △그랜드 피타라운드1) △대인 토너먼트 방식까지 다양하다. 현재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많은 대회에서 예선전을 거친 후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리커브 활의 경우 세트제로, 컴파운드는 점수 합산제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차이가 있다. 만약 주어진 화살을 전부 쐈음에도 동점이 나올 시 리커브와 컴파운드가 동일하게 슛오프, 즉 연장전에 들어간다. 슛오프는 선수들이 활을 한발씩 쏜 뒤 점수가 높은 쪽이 승리한다. 슛오프도 점수가 동일한 경우 과녁 정중앙에 더 가까운 선수가 우승하게 된다. 이처럼 다양한 규칙을 알고 본다면 양궁은 더욱 손에 땀을 쥐고 관람할 수 있다. 앞으로도 한국 양궁이 보여주는 행보에 관심을 가지고 양궁의 매력에 푹 빠져보길 바란다.
정가은 기자 Ι 202210059@kyonggi.ac.kr
1) 4개의 거리마다 36발씩 쏘는 예선전으로 24명을 선발한 뒤 하위 선수를 차례로 떨어뜨리고 최종적으로 8개 팀이 승부를 겨루는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