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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의 성지, 대만으로
  • 편집국
  • 등록 2017-05-10 16:08:12
  • 수정 2017-05-10 16: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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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해외는 패키지여행으로만 다녀왔던 나에게 친구가 자유여행을 가자고 했다. 21살이 될 때까지 친구와 여행은 국내 단 두 번으로,처음으로 친구랑 가는 해외 자유여행이라 떨림 반 설렘 반으로 어딜 갈지 곰곰이 생각했다. 처음엔 대만으로 갈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고, SNS에서 대만의 음식들이 맛있다고 엄청 많이 보았던 터라 우리의 자유여행지는 대만으로 결정됐다. 그때부터 대만에 대해 알아보니 대만은 자유여행 초보자에게 아주 적합했다. 곧바로 명소와 유명맛집을 찾아 여행계획을 짜고 2월 7일, 드디어 대만으로 떠났다!


 대만에 도착하자마자 시작한 것은 환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먼저 달러로 돈을 환전하고, 대만에 와서 환전을 하면 훨씬 더 이득을 볼 수 있다. 해외에서 환전하는 거라 많이 걱정했는데 돈만 내면 쉽게 환전할 수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타오위안 공항으로, 중심지인 타이페이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40분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타이페이역에 도착하자마자 보인 것은 엄청나게 커다란 건물이었다. 그 건물은 나중에 알고보니 타이페이역이여서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타이페이역과 시먼역은 가장 발달돼있고 관광객도 많은데 우리 숙소는 시먼역 바로 옆에 있는 ‘로더스’ 호텔이었다. 호텔체크인이 3시부터여서 먼저 짐을 맡기고 바로 첫 대만 음식을 먹으러 마라훠거에 갔다. 마라훠궈는 우리나라 샤브샤브같았지만 기대한만큼은 아니었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면서 시먼역을 구경했는데 우리나라의 명동같았고 예상한대로 한국인이 정말 많았다. 숙소는 생각보다 정말 좁았다. 인테리어는 굉장히 멋스러웠지만 방 자체는 좁아서 캐리어를 두기가 힘들었다.

 

 대만에서 여행할 때는 거의 지하철을 이용했다. 대만 지하철은 내부에서 음식물 섭취가 불가능한 것 빼고는 타는 방법이 우리나라 지하철과 똑같다. 우리는 3박 4일동안 지하철을 많이 타야 해서 ‘이지카드’라는 교통카드를 만들었다. 지하철을 타고 야경이 유명한 용산사로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야경은 포기하고 구경만 했다. 용산사는 일반 절 같았는데 대만의 정통이 물씬 느껴졌다. 용산사를 구경하고 그 옆의 조그만 야시장을 구경하러 갔는데, 용산사를 조금 벗어나니 생각보다 거리가 좀 어두웠던 터라 약간 무섭게 느껴져 바로 지하철을 타
고 돌아갔다.

 




 시먼역은 우리나라의 명동과 같은 곳인 만큼 먹거리가 굉장히 많다. 대만 하면 생각나는 △버블티 △곱창국수 △닭튀김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린 먼저 곱창국수를 먹으러 갔다. 그런데 줄이 굉장히 길어서 ‘이걸 언제 먹지’ 했는데 가게에 따로 자리가 마련돼 있지 않아서 곱창국수를 받고 옆으로 조금 비켜서서 그 자리에서 먹어야 했다. 깜빡하고 위에 고수를 빼달라고 말을 못 해서 그런지 곱창국수는 별로 좋지 않은 맛이었다. 시먼역을 좀 더 돌아다니다 코코버블티라는 버블티 집을 찾아가 버블티를 먹었다. 그 후로 1일 1버블티를 먹었는데 버블티 맛이 돌아와서도 잊혀지지가 않았다.

 

 얼마전에 대만 택시투어에서 한국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기사가 나와 한동안 떠들썩 했던 적이 있다. 우리는 그 기사가 나기 전에 택시 투어를 예약해놨었는데, 그 사건이 터지고 나서 아무래도 걱정이 됐다. 조금 불안해하면서 친구와 함께 둘째날 예스진지 택시투어를 시작했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정말 친절하고 좋은 택시기사를 만나서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택시투어할 때 먹을거리를 주는 것은 택시투어의 장점인데 아무래도 그 사건 때문인지 먹거리를 거의 주지 않으셨다. 예스진지투어는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을 돌아다니는 코스인데 이는 대만여행하면 꼭 보고 와야 할 정도로 유명 코스가 됐다. 스펀은 천등날리기로 유명하고 지우펀은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으로 유명하다. 예류에 도착하자마자 그때부터 택시기사님이 사진기사님으로 바뀌었는데, 우리한테 포즈를 지정해주면서 사진을 찍어주셨다.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는데 사진을 계속 찍다 보니 너무 웃겼다. 예류 지질공원에 도착해서 여왕머리바위를 찾아다녔는데, 입구부터 가짜 여왕머리바위가 여러 개 있었고 여왕머리바위에 도착하니 사진 찍는 줄이 너무 길어 포기하고 멀리서 찍고 스펀으로 이동했다. 스펀에 도착해서 역시나 택시기사가 사진을 찍어주시고 드디어 천등을 날리러갔다. 천등은 4가지 색을 날리기로 했는데 재산에 대한 소원을 쓸 때 친구가 ‘건물주 되기를 바란다’고 적어 웃음이 나왔다.

 

 스펀에서 천등을 날린 후 유명한 닭날개 볶음밥을 간단히 먹고 진과스로 이동했다. 진과스에는 황금폭포와 황금박물관이 있었는데 황금박물관에서 2억짜리 황금을 만지고 나온 것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지우펀으로 이동할 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그날 지우펀 야경을 보고 나니 생각이 완전 바뀌었다. 지우펀을 들어가는데 처음엔 이 길이 맞나 싶을정도로 아주 좁은 골목에 가게가 많았다. 그런데 사람들을 따라 휩쓸려서 쭉 가다보니 정말 사진으로만 봤던 지우펀 야경이 눈에 보였다. 살면서 이토록 예쁜 야경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영화 속 한 장면 같았으며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데이트코스로 정하는지 알 수 있었다. 지우펀의 야경을 보고 일정을 마무리하며 타이페이101타워로 이동해 근처에서 밥을 먹고 그날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만에는 유명 영화 촬영지의 배경이 많다. 우리가 방문한 단수이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가 있는 지역으로, 사진 찍기 굉장히 예쁜 곳이었다. 단수이까지 지하철,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자유여행을 제대로 즐기기 시작했다. 과거 관광객 테러사건이 있어서 평일에 개방하지 않는 담강중학교 바로 옆에 위치한 홍마오청에 먼저 방문했다. 그 대신 멀리서 사진찍고 홍마오청과 진리대학에서 구경을 많이 했다. 구경할 거리가 많진 않았지만 삼각대로 세우고 사진을 찍으니 배경이 예쁘게 나와서 좋았다. 구경 후 계획상 일몰을 보러 워런마터우로 가야했지만 시간상 일몰은 포기하고 대신 해를 봤다. 탁 트인 풍경에 내 속도 뻥 뚫리는 기분이었는데 바람이 너무 차가워 금방 돌아왔다.

 

 대만하면 생각나는 것은 야시장이다. 야시장 가기전에 요즘 우리나라에서 뜨고 있는 대만 대왕카스테라를 먹었는데, 기대한만큼 맛있진 않았지만 가격대비 많은 양으로 인기가 높았다. 그리고 빠리마을로 배를 타고 들어가 친구와 2인 자전거로 섬을 한바퀴 구경하고 스린야시장으로 이동했다. 스린야시장은 가장 유명한 야시장으로 SNS에서 유명한 대만먹거리가 거의 다 있는 곳이다. 야시장은 정말 사람들이 많았고 연유튀김, 큐브스테이크, 왕자 치즈감자 등 먹거리가 풍족했다. 비록 먹거리는 많이 먹지 않았지만 유명한 것은 거의 다 먹었는데 맛있었다. 야시장에서 부모님과 친구들의 기념품을 사고 돌아왔다.


 마지막날은 중정기념당을 구경하는 것 빼고는 다 기념품을 사러 돌아다녔다. 펑리수와 누가크래커 맛집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친구와 대만음식이 정말 맛있는 것 같다고 감탄을 했다. 그렇게 살 것을 다사고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면서 첫 자유여행이 잘 마무리된 것 같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부모님과도 함께 대만으로 놀러 오고 싶다.

 

허은 (경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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