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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착한 소비, 코즈마케팅
  • 편집국
  • 등록 2017-05-10 11:02:40
  • 수정 2017-05-10 13: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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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의 이익부터 소비자의 마음까지 얻는 똑똑한 마케팅 전략
소비자가 점점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의 브랜드나 품질로 구매를 결정하던 시대는 이미 지난 지 오래. 이제 고객들은 제품을 생산한 기업이 얼마나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고, 기업의 평판이 어떤지를 종합적으로 따진 후 구매를 결정한다. 이런 똑똑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등장했는데, 바로 코즈마케팅이다.

 

착한 아이디어가 승리하는 이유

 

 기업의 이미지가 곧 제품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으로 이어지고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소비를 통해 기업과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1)이 중요해졌고, 소비자들은 점점 자신들의 구매행위가 향후 사회나 환경에 2차적인 영향력을 끼치길 원했다. 즉, 소비자들은 제품의 △품질 △가격 △디자인 등과 같은 전통적 구매 고려 요소뿐 아니라 기업의 공익활동이나 기부활동 등 윤리성에까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에 발맞춰 기업들도 △환경 △보건 △빈곤 등의 사회적인 이슈를 이익 추구에 활용하는 ‘코즈마케팅’ 기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코즈마케팅이란 기업의 대의명분이라는 단어 ‘Cause’와 마케팅 ‘Marketing’이 결합된 단어다. 이 단어는 2011년 1월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마이크 포터 교수와 마크 크레이머 교수가 ‘기업의 존재 목적은 단순한 이윤 창출을 넘어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등장했다.

 

코즈마케팅, 성공적인 첫 발걸음을 내딛다

 

 코즈마케팅은 1984년, 미국의 카드사인 American Express에 의해 기업의 마케팅전략으로써 처음으로 활용됐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당시 자유의 여신상 복원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의 카드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1센트씩, 신규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1달러가 자동으로 기부되는 코즈마케팅을 진행했다. 효과는 예상보다 엄청났다.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자유의 여신상의 복원을 내건 프로젝트는 단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마케팅 시행 전에 비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사의 사용자는 27%, 신규 가입자는 45%가 증가했고 총 170만 달러의 기금이 모였다. 이렇게 시장의 문을 연 코즈마케팅은 전세계 기업 시장 속에서 소비자와 기업이 함께 윤리적 소비를 이끌어내 △기업의 수익 증대 △공익 추구 △브랜드 가치 제고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외에 대표적인 코즈마케팅 성공사례로 신발 브랜드 ‘TOMS(탐
스)’가 있다. 탐스의 창립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 여행 중 신발을 살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아이들을 보고 충격에 빠졌고, 제 3세계 아이들을 돕자는 취지의 탐스사를 설립해 ‘내일을 위한 신발’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이 회사는 ‘One for One’ 이라는 일대일 기부공식, 즉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제 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겠다’라는 공약의 코즈마케팅을 바탕으로 시작했고 이는 엄청난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탐스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기까지에는 제품의 강점도 큰 역할을 했지만 위와 같은 탐스만의 독특한 마케팅 전략도 중요한 이바지를 했다.

 

마케팅에도 필요한 ‘진심’

 

 하지만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코즈마케팅이 항상 성공을 거둔것은 아니다. 지난 2010년, KFC에서는 유방암 예방 캠페인을 상징하는 분홍색 용기에 치킨을 담아 판매하면서 한 상자마다 50센트씩 유방암 단체에 기부하는 코즈마케팅을 진행했다. 하지만 KFC의 코즈마케팅은 소비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데 실패했다. 치킨과 유방암 사이에 유사성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치킨을 튀기는 기름이 오히려 유방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 받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이것이 마치 담배회사에서 폐암환자들의 치료비를 지불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등을 돌렸다.

 

 기업의 본래 의도가 소비자들에게 잘못 전달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선한 의도인 줄 알았던 마케팅이 이익에만 급급해 기획됐다는 소문이 난다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가 떨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제품 구매가 사회적으로 기여했음을 알려야 하기 때문에 많은 광고비용이 지출된다. 이 때문에 코즈마케팅은 자원이 적은 소규모 기업에선 시도하기 어렵다.

 

 이런 한계점을 줄이기 위해선 기업이 ‘올바른 코즈’를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올바른 코즈란 그 기업의 이미지와 적절히 부합하면서도 생산품과 연관 있는 코즈마케팅을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KFC의 실패 사례처럼 제품과 소비자들 사이에 공감요소가 부족한 코즈를 선정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의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자사와 연관성이 강하고 자사의 이미지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는 코즈를 선택해야 한다. 또, 그 기업의 이미지와 제품 속성을 장기적으로 부각시켜주는 명분을 택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TOMS’의 성공적인 One for One 마케팅은 탐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내며 유사 브랜드들에게 밀리지 않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그만큼 코즈마케팅은 사용법에 따라 기업 자체의 차별성이 되기도 하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그 기업의 강한 강점으로 작용된다.


 코즈마케팅의 성공 후에도 소비자와의 피드백 과정이 꼭 필요하다. 본교 이나경(경영·2) 양은 “기업들이 코즈마케팅을 추진만 할 것이 아니라 추진에 대한 결과를 더욱 활발히 공유했으면 좋겠다” 고 전했다. 탐스의 경우 빈민국 어린이들이 지원받은 신발을 신고 생활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소비자와 신발을 기부받은 아이 사이에 동일한 제품을 사용한다는 연대감을 조성했다. 이처럼 소비자들과 코즈마케팅의 이후 상황을 공유하면 소비자들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음과 동시에 기업에 대한 쌓을 수 있다.

 

코즈마케팅, 이제 꽃길만 걷자!


 코즈마케팅은 기업에게도, 소비자에게도 득이 되는 win-win전략이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좋은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착한 의도로 제작된 물품을 구매한다는데서 뿌듯함을 느끼며 사회공헌에 일조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코즈마케팅은 △기업 △사회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마케팅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사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모든 기업의 코즈마케팅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어떤 마케팅이든 목표와 설득력이 필요하지만, 코즈마케팅에서는 이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자질이 요구되곤 한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유의사항들 즉, △기업과 연관성이 있는 코즈 △장기적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는 코즈 △마케팅 피드백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코즈 이 세 가지를 충분히 숙지하고 마케팅을 기획한다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것은 바로 ‘진정성’이다. 코즈마케팅도 기업 활동인 만큼 궁극적인 목적은 이익에 있다는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기부활동을 단순히 마케팅의 수단으로만 여기지 않고 그 내면에 진정성을 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말로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마케팅을 실시한다면 기업의 이익과 소비자의 마음,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소비자 입장에서 같은 제품이라도 내 구매행위가 좋은 일에 동참이 된다면 그쪽으로 마음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 기업들의 코즈마케팅 활동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시작으로 기업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사회 전반에 일조하는 일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민주 기자│mon_be1@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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