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현장 속으로] 여의도에서 펼쳐진 청년들의 찬란한 축제
  • 홍지성 기자
  • 등록 2023-10-03 20:08:43
기사수정
  • 청년의 날, 자주적인 청년 사회의 기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제7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 축제가 개최됐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와 청년 권리를 외치는 청년들의 모습은 가히 아름다웠고 또 뜨거웠다. 이에 본지는 팬데믹 이후 처음 맞이하는 청년의 날, 그 열정의 현장 속으로 뛰어든 수많은 청년을 만나봤다.


4년간의 투쟁 끝에 빛을 발한 청년의 날


 청년의 날은 청년 권리보장 및 발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청년의 날은 지난 2020년도에 공식 확정됐지만 이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는 지난 2016년부터 이뤄졌다. 사단법인 청년과 미래는 국회 정론관에서 청년의 날 법정기념일 지정을 위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위해 매년 청년의 날 축제 및 플래시몹을 기획·주최했고 고진감래의 결과로 청년기본법이 통과되며 청년의 날이 공식 기념일로 지정됐다.


 현재 청년의 날은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에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대한민국 청년의 연대감을 고양할 뿐만 아니라 세대 간 화합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에 수많은 기업과 정부 주요 부처들은 청년의 날 개최와 관련한 후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 청년의 날은 해마다 그 규모와 의의를 더해 가고 있다.

 


청년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된 우리


 작년 청년의 날 주요 의제로 선정된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는 올해까지 그 맥락을 같이했다. 이에 올해는 △시민 △이익단체 △정치단체 △기업 등의 엑스포 지지도 향상을 위해 대규모 플래시몹이 기획됐다. 추운 겨울 다 지나고 머잖아 꽃 피는 봄이 올 거라는 밴드 루시(LUCY)의 희망찬 노래, ‘개화’에 맞춰 춤을 추는 청년들의 몸짓은 마치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온 하나의 팀처럼 느껴졌다. 플래시몹 기획단은 청년들이 봄과 같은 청춘을 조금 더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노래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기획단의 의도대로 3분 남짓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동안 청춘들은 한껏 만개했다. 드넓은 여의도공원을 가로지르며 자유롭게 춤을 추는 청년들의 모습은 정말 꽃이 만개한 봄의 풍경과도 같았다.

 청년의 날은 전 세계 청년들을 포용하겠다고 다짐하듯 한국 거주 외국인 청년을 대상으로 ‘해외 청년 퀴즈대회’ 코너도 마련했다. 70여 명의 참가자는 △어학 △문화 △역사 △사회 전반에 걸친 주제를 통해 한국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OX퀴즈 형식의 예선전에서 발탁된 해외 청년들은 본선에 진출해 열심히 남은 퀴즈대회를 이어 나갔다.


 이어지는 청년 치어리딩 챔피언십 대회는 행사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올해로 세 번의 개최를 맞은 이번 대회는 총 12개의 전국 대학 소속 응원단 및 치어리딩 동아리가 4개 부문 시상을 두고 경합했다. 각 치어리딩 팀은 소속 학교의 상징색을 담은 의상과 힘찬 동작으로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9명의 심사위원들은 △서강대학교 트라이파시에게 퍼포먼스상 △이화여자대학교 파이루스에게 우수상 △충북대학교 늘해랑에게 최우수상을 수여했고 대상은 성결대학교 페가수스의 품으로 돌아갔다. 소속 팀의 이름이 호명되고 단상에 오른 청년들은 그동안의 피나는 노력과 연습을 회상하며 눈물을 보였다. 성결대학교 김가영 페가수스 단장은 “연습할 때까지는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단원 모두 실전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다행이었고 모두 울고 웃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빚어낸 화합의 장


 행사장은 입구부터 다양한 부스들로 가득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승가원 등 공기업 홍보관과 △유니세프한국위원회 △LG생활건강 △EF코리아 등 의료 부스 △동아제약 박카스 △삼양식품 △농협목우촌 등 제품 홍보 부스를 비롯한 200여 개의 단체가 전시 행사에 참여했다. 안쪽에 위치한 부스에서는 청년 사업가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이 운영돼 △액세서리 △수제 향수 △캔들 등과 같은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고 장애 관련 퀴즈, AAC 체험 등을 통한 승가원의 행사는 청년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한 승가원 관계자 측은 “청년분들이 직접 짜임새 있게 축제를 준비해 주신 덕에 작년보다 더 많은 분이 방문해 주신 것 같다”며 청년의 날 조직위원회에 공을 돌렸다. 청년의 날 축제 속 청년들은 한 대 학생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홍보 글을 보던 중 우연히 청년의 날 행사에 관한 글을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준비된 체험 활동 중에서는 도박 예방 부스에서 도박 중독 성향 조사와 결과를 들었던 것이 가장 인상 깊다고 전했다. 더불어 내년 청년의 날 행사에도 참여할 의향이 있다며 제7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 행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부스를 즐기기에 여념 없는 청년이 있는가 하면 고대하던 크리에이터와의 만남을 성사하기 위해 줄을 선 청년들도 있었다. 올해 행사에서는 △싱글벙글 △충주시 △김광연을 포함한 총 52명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부스를 열어 팬 미팅을 진행했다. 부스가 전부 종료된 후에는 크리에이터 어워즈가 개최됐는데 이곳에서 크리에이터들은 단상에 올라 팬들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그뿐만 아니라 청년의 날 K-POP 콘서트를 고대하는 청년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오후 6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된 축하 공연에는 △더보이즈 △브브걸 △10CM △최예나 등이 출연해 국내·외 청년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MZ가 아닌 대한민국 청년으로 빛날 그 날까지


 끝으로 국회 교육위원회 이태규 의원은 “청년에게는 기회와 시간이 있으니 잘 활용해 자신을 스스로 빛나게 하고 그 빛을 통해 세상을 밝게 비추길 바라고 이에 아낌없는 지원과 기대로 대한민국의 청년들을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기획부터 운영까지 청년들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었던 이번 청년의 날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 역시 청년들의 노고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현 사회는 2030 청년세대를 소위 ‘MZ’라 통칭하며 철없거나 무례한 이미지로 전락시켰다. 올해를 기점으로 유독 청년의 모습이 과도하게 희화화돼 미디어에 송출되기 시작했고 이는 청년의 사회적 인식이 실추된 결과를 초래했다. 기자들이 청년의 날 현장 가까이서 지켜본 청년들은 미디어 속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대회 직전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치어리딩 연습에 매진하는 청년 △스태프 카드를 걸고 관객과 부스의 원활한 지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 △궂은 날씨에도 양손에 카메라와 노트를 들고 다니며 청년의 날 홍보에 힘쓰고자 했던 수많은 학생 기자들까지. 그들은 그저 하나 같이 자신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성실한 사회 구성원 중 한 명에 불과했다.


 청년은 곧 우리나라의 자산이자 미래다. 우리 사회 전반에 꿈을 이루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 나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아쉽게도 공식적인 제7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은 이렇게 막을 내렸지만, 여러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청년주간 행사를 기획하고 있으니 섣불리 낙담할 필요는 없다. 보령시는 다음 달 14일(토)부터 일주일간 ‘2023 보령시 청년주간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 원주 장미공원 일대에서는 ‘2023 원주시 청년축제’가, 충북 괴산 유기농엑스포 광장에서는 ‘2023 괴산 청춘 페스타’가 계획돼 있으니 청년의 날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직접 방문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

 

글·사진 홍지성 기자 Ι wltjd6241@kyonggi.ac.kr

관련기사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