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진리터] 말로는 지울 수 없는 ‘책임’의 무게
  • 김봄이 편집국장
  • 등록 2023-09-15 01:24:51
  • 수정 2023-09-15 01:25:21
기사수정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는 △학생 △학교 △교수 등에 대한 고발 및 불만 사항이 자주 표출되곤 한다. 최근 한 학생회가 부회장과 얽힌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글을 올리며 부회장의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공론화를 진행했다. 이에 부회장이 잇따른 글을 게재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등 논란이 일었고 학생들의 관심이 주목됐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시 사퇴로 모든 책임을 무마하려는 태도가 과연 올바른가? 비록 해당 일은 당사자 간 합의로 일단락됐다고 한들 해당 문제는 전부터 이어져 온 문제다.

 

 학생회 관련 의혹 제기로 인한 사퇴가 작년 2학기 2건, 올해 1학기 2건 발생했다. 사건이 공론화되면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미친 듯이 쏟아진다. 해당 반응에 당사자가 사퇴 의사를 표명하며 자연스럽게 사건이 마무리되거나 애당초 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게재한다. 위와 같은 사퇴는 결국 사건에 대한 진정한 반성 및 사죄에서 비롯된 행위가 아닌 논란의 종결을 위한 당연한 관례가 되고 있다. 현재까지 발생한 모든 사퇴를 지적하는 것은 아니지만,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점점 당연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이 밖에 무슨 책임을 질 수 있을까. 본교 학칙 제50조(학생징계)에는 징계를 받는 경우와 유형이 명시돼 있으나 실제 징계가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대학본부 측이 해당 내용과 관련된 명확한 절차에 따른 조사를 진행 중인지를 알 수 없다. 학칙에는 적혀 있으나 결국 실질적인 기능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단 학칙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회칙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징계 및 절차가 명시돼 있지 않아 사실상 책임을 질 방법도, 관련된 기준도 모호하다.

 

 최근 학생만이 아닌 수강 신청 기간 이후 교수의 퇴직으로 강의가 폐강되며 익명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미 수강 신청이 끝난 시기 폐강 과목의 발생은 학생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단순 개인 사정으로 인한 폐강은 학생들이 납득할 수 없었다. 덧붙여 교양 과목도 아닌 전공 과목의 폐강은 책임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 상황이 굉장히 아이러니하다. 본교를 이루는 모든 구성원이 각자 본인의 자리에서 자신의 본분을 다하길 바란다.


김봄이 편집국장 Ι qq4745q@kyonggi.ac.kr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