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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위기의 K-반도체, 반도체 부문 연속 적자
  • 김현비 기자
  • 등록 2023-05-17 02: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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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를 사이에 둔 미·중 갈등, 한국 반도체 부상할 수 있을까
4차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는 △TV △스마트폰 △자동차 △컴퓨터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반도체가 주목받는 만큼 반도체 공급망 확보는 중요한 과제다. 이에 전 세계 국가의 반도체 패권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반도체 주요 생산국인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 휘말리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이유와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K-반도체의 고난 행군 


 삼성전자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전체 매출액은 63조 7,454억 원, 영업이익은 6,402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대비 매출액은 18.05%, 영업이익은 95.47%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적자로 돌입했고, SK하이닉스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로 연속 적자를 낸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실적 악화 배경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경기둔화를 꼽았으며 올해 2분기에도 수요 약세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반도체 치킨게임 


 이전까지 K-반도체가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건 ‘치킨게임’의 승자기 때문이었다. 치킨게임(Chicken game)이란 두 명의 운전자가 서로를 향해 돌진하면서 ‘계속 돌진할 것인가?’ 아니면 ‘핸들을 돌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게임을 말한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들이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치열한 가격 인하 경쟁을 펼치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경쟁사와 힘을 겨루는 상황을 치킨게임에 비유한다. 이 게임에서 먼저 핸들을 돌린 기업, 즉 경쟁을 이겨내지 못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남은 기업들의 독점력은 더욱 확대된다. 


 과거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격이 폭락하는 시기에도 가격 인하를 강행하지 않았다. 이 기간에 가격 하락을 견디지 못한 해외 경쟁업체들은 반도체 시장에서 퇴출당했고, 그렇게 시장이 정리돼 가격이 오르는 호황 사이클에 접어들 때 삼성전자가 시장을 주도한 것이다. 이는 이전까지 삼성전자가 30년 넘게 굳건히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게임의 규모는 훨씬 더 커졌지만, 메모리 반도체 플레이어의 숫자는 줄어서다. 지금처럼 3~4개 업체만 남은 상황에서 한 곳이 무너지면 전체 공급망이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한·미 반도체 동맹, 과연 한국 반도체 부상할 수 있을까 


 지난 2020년 미국이 자국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를 중국 기업이 취득하는 것을 막겠다는 ‘화웨이 제재안’을 발표하며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이 시작됐다. 이후 작년 3월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빅 플레이어인 △한국 △대만 △일본에 ‘칩4 동맹’을 요청하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기술 전쟁이 반도체 전쟁으로 확산되면서 이제 반도체는 경제 상품이 아닌 ‘전략물자’가 됐다. 첨단기술을 보유했지만 첨단반도체 생산 공장이 없는 미국과, 공장은 있지만 기술이 부족한 중국 사이에서 한국은 기술도 공장도 모두 가지고 있어 그들의 경쟁 사이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대통령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는 윤 대통령의 방미를 통해 “미국 기업들로부터 59억 달러(7조 8,000억 원) 규모의 투자 약속, 양국 기관·기업 간 양해각서(MOU) 50건을 체결하는 등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의 기술협력을 강화했다”며 한·미 공급망 협력이 한층 더 강화됐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방미를 통해 얻어온 한·미 공급망 협력 강화는 우리나라와 수출입 규모가 가장 큰 중국과의 무역 불확실성과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우려를 남긴다. 이에 정부는 반도체를 사이에 둔 미·중 갈등 시대에서 한국 반도체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끊임없이 도모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현비 기자 Ι rlagusql8015@kyonggi.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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