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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메인] 옛스러운 지역 감성을 힙하게 리폼하다
  • 이수민 기자
  • 등록 2023-04-14 18: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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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의 힘이 만든 지역 경제 활성화
패션 트렌드에 Y2K가, 음악 트렌드에 디스코가 있다면 마케팅 트렌드에는 로컬 힙이 있다. 4050세대는 향수에 취하고 2030세대는 힙함에 취하는 양면의 매력을 가진 로컬 힙. 이에 본지는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두가 흠뻑 빠진 로컬 힙 트렌드를 발 빠르게 취재해봤다.

MZ의 손길로 재탄생한 지역 문화


 로컬 힙 문화란 특정 지역만의 색깔이 담긴 △식품 △공간 △상품 서비스 등을 일컫는다. 흔히 ‘로컬’이라 하면 촌스럽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연상하기 마련이지만 다소 옛스러울 수 있는 지역 분위기에 현대 청년세대만의 힙한 감성을 더한 로컬 힙 문화는 우리들에게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로컬 힙


 최근 식음료 업계 에서는 지역 특징을 살려 제품을 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16년부터 △녹차 △땅콩 △감귤을 원재료로 하는 제주 지역 특화 음료 45종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돌담길과 하르방이 가득 한 제주의 이미지를 담은 ‘까망 라떼’는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모두 사로잡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더 나아가, 지역 전통주 상품도 인기다. 보해양조는 여수의 관광명소를 소개하기 위해 ‘여수밤바다’ 소주를 출시했다. 여수를 상징하는 돌산대교가 그려진 라벨 디자인이 붙어 여수의 특색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 제품은 도수를 낮추고 여수 대표 음식과 잘 어울릴만한 양조 방식을 적용했다. 그 결과 실제 여수 낭만 포차 거리 일대 점유율 80%를 기록하는 등 현지인과 관광객을 불문하고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로컬 힙 F&B의 사례, 스타벅스 제주 특화 음료

지역성을 앞세운 로컬 브랜드의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로컬 문화를 트렌디하게 재해석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로컬 브랜드들은 대부분 굿즈 출시에 주력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는 △신분당시티클럽 △동인천 개항로 굿즈 △수원이 캐릭터 굿즈 펀딩이 있다.


 동네 자체를 정체성으로 내세워 지역의 역사, 문화가 담긴 애정 기반의 굿즈의 등장은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청년들의 소비 신념에 부합하며 급속도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다양한 업계의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도 끊이지 않아, 로컬 굿즈 시장은 한동안 꾸준히 주목받을 전망이다.


 현지인 핫플, 현지인 맛집과 같은 키워드가 급부상함에 따라 ‘로컬 인플루언서’가 새롭게 등장했다. 그들은 소셜 미디어에 특정 지역의 아는 사람만 아는 장소들을 소개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일조한다. 인플루언서에 대한 호감이 해당 지역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기도 해 소비자들은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따라 해당 지역을 방문하기도 한다.


 로컬 먹방 유튜버 ‘여수 언니’는 종종 여수 내에 숨겨진 맛집을 방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구독자들이 맛집 지도를 제작하거나 여수 여행을 떠나는 등 긍정적인 연쇄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불어 34년차 마포인의 ‘도보마포’는 인스타그램 로컬 힙 인플루언서로 재치있는 밈을 활용해 마포구의 매력을 어필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마포 지역 주민 친목의 장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마케팅계의 라이징 스타, 로컬 힙


 로컬 힙의 유행에 힘입어 국내 대기업도 하나둘씩 로컬 마케팅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플레이스 쿠폰을 발행해 해당 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예약 및 할인 서비스를 확대했고 당근마켓은 당근 비즈니스를 개발해 중고거래 뿐만 아니라 지역 내에 일자리 알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로컬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는 것이 비단 자영업자들과 기업체뿐만은 아니다. 여러 공공기관 및 지자체 역시 지역의 특색을 살린 지역 축제를 열어 홍보활동에 사력을 다하는 중 이다. 대전관광공사는 ‘빵의 도시’라는 별명을 앞세워 다음 달 대전 지역을 비롯한 전국 유명 빵집의 빵을 맛볼 수 있는 지역 축제를 열어 소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중이다. 이와 같이 여러 기업과 정부에서는 지역 중소상공인들을 살리려는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마케팅 분야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당분간 로컬 힙 마케팅을 예의주시해보는 것이 좋겠다.


이수민 기자 Ι leesoomin2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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