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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History] 강아지들은 평생 행복만 해야 해
  • 이수민 기자
  • 등록 2023-04-14 18: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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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모든 유기견들이 사랑받을 수 있는 그 날까지
왠지 기념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유구한 역사와 전통 앞에 온 국민이 마음 아파하고 엄숙해야만 할 것 같다. 그러나, 과연 기념일은 마냥 엄숙하기만 한 날일까? 오늘 본지가 소개할 국제 강아지의 날은 기념일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타파한다.

생명 존중과 동물 사랑, 국제 강아지의 날


 2006년 미국의 반려동물학자 콜린 페이지가 처음 제안한 국제 강아지의 날은 세계 모든 강아지를 사랑하고자 하는 취지를 내포하고 있다. 더 나아가, 버려진 강아지를 위한 보호시설을 확립하고 유기견 입양을 권장하고자 하는 목적도 지니고 있어 수많은 반려인들과 동물권 단체들은 국제 강아지의 날 홍보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5월 기준 전국 유기동물은 1만 1,785마리로 전월 대비 25.6%나 증가한 것으로 밝혀져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하지만 여기서 더욱 심각한 것은 유기견의 입양 절차가 복잡하고 유기견이 심각한 질병과 문제 행동을 동반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입양률이 고작 15%를 웃돈 다는 점이다.


추억과 인식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다


 미국은 국제 강아지의 날의 발생지답게 유기견 인식 개선을 위한 수많은 캠페인과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캠페인은 바로 해시태그 챌린지다. 매년 3월 23일이 되면 미국 네티즌들은 자신의 반려동물 사진과 함께 ‘nationalpuppyday’라는 해시태그를 올리며 국제 강아지의 날을 기념한다. 위 챌린지는 지난 2016년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도 동참해 세계적으로 큰 화력을 얻게 됐다.


 국내 기업들도 선한 영향력을 행하며 유기견 보호에 힘쓰고 있다. 대형 IT 기업 ‘네이버’는 해피빈을 모아 국제 강아지의 날 기부 캠페인을 추진했고 ‘카카오’는 국제 강아지의 날을 맞아 강 아지 관련 용품을 따로 판매하도록 하거나 실제 반려견의 프로필을 작성하는 코너를 마련해 반려인들의 애정을 드러내는 장을 열기도 했다.


유기견을 내 삶에 맞이한다는 건


 본지는 국제 강아지의 날을 맞아 실제 유기견 입양 당사자와 인터뷰를 진행해봤다. 22살 대학생 박씨는 지난 2018년 강아지를 입양하기 위해 수많은 펫샵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나 펫샵에 갇혀 판매되는 강아지가 강아지 공장 일명 ‘퍼피 밀’을 통 해 공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유기견을 입양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반려견 ‘짜장이’를 만난 곳은 다름 아닌 유기견 돌봄 봉사 현장이었다. 박씨는 당시 바짝 긴장해 있던 짜장이의 모습에 애잔 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처음 짜장이를 입양하기 전 아이가 혹여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까, 숨겨진 질병이 있는 건 아닐까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지만 예상과 달리 짜장이는 사랑 많고 건강 한 아이였고 단 한 순간도 입양 선택을 후회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박씨는 강아지를 입양할 때 이 아이의 평생 가족이 돼줄 마음 정도는 거뜬히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한 번의 상처를 받은 아이인 만큼 사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겠지만, 반려견이 점차 삶의 의지와 행복을 되찾는 모습을 보면 부모의 마음까지 든다고 설명했다.


 ‘반려’는 짝이 되는 동무라는 뜻을 갖는다. 더 이상 애완견이 아닌 삶의 동반자로 보여지는 반려견에게 반려인들은 모든 생명 체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유기견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수민 기자 Ι leesoomin2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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