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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확정, 안전한 결정인가?
  • 정서희 기자
  • 등록 2023-03-06 09: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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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LS 안정성 강조하며 오염수 감시대상 핵종 64개 → 31개
작년 12월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 감시대상 핵종 축소가 이뤄진 오염수 방류 결정을 통보했다. 이와 같은 일본의 결정에 몇몇 전문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오염수 감시대상 핵종 축소의 원인과 처리된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일본의 주장이 신빙성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봤다


다가온 일본의 오염수 방류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당시 원전 폭발을 막는 데 사용한 오염수 132만여 톤의 올 상반기 태평양 방류가 확정됐다. 일본은 약 30년 동안 방류가 이어질 것이라 밝혔고,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를 상대로 오염수 감시 대상을 줄이는 계획을 심사받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이하 ALPS)로 정화해 처리한다. 여기서 ALPS는 도쿄전력이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개발한 장치다. 이것을 이용해 전 처리 과정과 흡착과정으로 침전물을 먼저 제거하고, 흡착탑 16개를 이용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줄인다. 하지만 APLS를 이용해도 삼중수소의 완전한 제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ALPS의 정화 처리 과정을 거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삼중수소의 농도를 일정 기준으로 맞춘 후 방류를 진행하는 것이 일본의 계획이다.


감시대상 핵종 측정 대상 64개 → 31개 축소


 이재정 국회의원이 발표한 일본의 '측정·평가 대상 핵종 재선정 결과' 문건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기존에 발표했던 64개 핵종 가운데 △텔루륨 △루비듐 △세슘-136 △스트론튬-89 등 37개 핵종을 측정에서 제외하고 △우라늄 △넵투늄 △셀레늄 등 4개 핵종을 추가해 총 31개 핵종의 농도를 측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여기서 세슘과 스트론튬은 우라늄 핵분열 과정에서 다량 형성되는 방사성 오염핵 중 하나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처리하는 방식에 문제 될 것 없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도쿄전력은 ALPS가 방사성 핵종 제거에 효과적이고, 제외 예정인 37개 핵종은 핵분열로 붕괴하는 속도가 짧아 제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핵종 측정 평가 대상 기준의 의문 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그저 핵종의 반감기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핵종의 긴밀한 조사와 설명 없이 평가 대상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방사성 물질 유해성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


 앞서 언급한 감시대상 핵종이 축소된 채 방류가 결정된 오염수에 대해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6일 한국방재학회가 진행한 시뮬레이션 결과, 삼중수소가 우리나라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해당 시뮬레이션의 신뢰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일본 측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토대로 진행했으며 사람 체내에 삼중수소가 미치는 영향은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삼중수소의 영향이 미미할지라도 분석하지 않은 핵종이 존재하기에 오염수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의 오염수 관련 연구는 일본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한 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신뢰도와 정확성이 낮다. 일본의 입장을 살펴보면 방사성 물질 농도 기준에만 집중할 뿐, 해당 물질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는 현재도 일본 정부의 미흡한 정보 공개로 신뢰도가 낮으며, 방류 영향이 미미하다고 하지만 결국 무한한 바다에 방사성 물질을 축적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달 26일에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해외 전문가 초청 토론회에서 태평양도서국포럼의 페렌츠 박사는 1,000개 가 넘는 오염수 수조에서 단지 5개 수조만 조사한 것은 매우 한정적인 정보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일본 정부에게 오염수 방류가 사람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악한 영향을 주기에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


 일본은 바닷물에 희석된 오염수와 감시 대상에서 제외된 핵종은 안전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염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다. 일본은 오염수의 체계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안정성을 확실하게 입증해야 한다.


정서희 기자 Ι seohee096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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