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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슈]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무역수지
  • 김현비 기자
  • 등록 2022-10-22 13: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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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유·가스·석탄 수입 증가와 정보통신기술 수출 축소가 주요 원인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적자로, 해당 기간 누적 적자는 288억 7,600만 달러까지 불어났다. 이와 같은 무역적자는 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이다. 대규모 무역적자 와중에 선방하던 수출마저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되며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본지는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과 정부의 대책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IMF 이후 최대 무역적자에 놓인 위기


 무역수지란 일정 기간 총수입과 총수출 간의 차이로 수출이 수입보다 많으면 무역수지 흑자, 수입이 수출보다 많으면 무역수지 적자라고 한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1998년 이후 지속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해 왔다.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22억 3,500만 달러의 기록이 유일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물가·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비상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가 수출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달 37억 달러가 넘는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소득과 고용에 있어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는 무역수지가 여섯 달 내리 적자를 이어간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줄어드는 수출, 늘어나는 수입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부진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원 수입의 증가가 겹치며 무역적자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작년과 비교해 2.8% 증가한 데 비해 수입액은 18.6% 늘어 무역수지는 37억 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입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에너지원 가격 급 등이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품목 수입액만 180억 달러(작년 같은 기간 99억 1,000만 달러)에 달하며 무역적자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원유·가스·석탄 가격 모두 작년보다 높은 수준이며 겨울철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물량을 조기에 확보하면서 수입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가파르게 늘어나는 수입액과 반대로 수출은 소폭 늘어났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작년 대비 5.7% 감소했다. 게다가 △무선통신(-7.0%) △디스플레이(-19.9%) △컴퓨터(-23.6%) △가전(-8.2%) 등 여타 정보통신기술 품목 수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1개월 동안 꾸준히 늘었던 철강 수출도 단가 하락과 태풍 수해의 영향으로 작년 대비 21.1% 줄었다. 석유화학(-15.1%)도 지난 6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대로 에너지 가격 급등 효과가 큰 △석유제품(52.7%) △자동차(34.7%) △2차 전지(30.4%) 등 5개 품목만 수출이 늘었다. 전반적으로 에너지원의 수출입이 경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더해 기업들은 4분기 수출 경기가 지금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올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84.4로 3분기(94.4)보다 10포인트 더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020년 2분기(79) 이후 2년 반 만의 최저치다. 


 올겨울, 무역적자 위기에서 벗어나야 하는 한국 


 산업부는 지난 6일 제2차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수출 증가세 둔화와 계속되는 무역적자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무역적자의 주된 요인인 에너지 수입 수요를 관리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 △효율 혁신 △가격 기능 회복 등 가능한 모든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겨울 에너지 사용량 10% 절감을 목표로 범국민적 에너지 절약운동을 전개하고, 에너지 요금의 단계적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더해 지난 8월 발표한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동시에 ‘수출상황실’ 설립을 통해 수렴한 애로사항을 꼼꼼히 점검하고 관리하겠다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무역협회 등 수출지원기관과 수출상황실을 개소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담 창구를 설치해 개별 중소기업의 고충을 접수하고, △무역금융 △물류 △해외인증 △마케팅 등의 수출지원사업을 통해 즉시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겠다며 무역적자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고 있다. 


김현비 기자 Ι rlagusql8015@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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