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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포를 넘어선 애틋한 감정
  • 정민 기자
  • 등록 2022-10-04 15: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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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로우본>은 세르지오 G. 산체즈 감독의 영화로 <1917>의 조지 맥케이와 <퀸스 갬빗>의 안야 테일러 조이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지난 2018년 국내 개봉 당시엔 흥행하지 못했지만, 영화의 탄탄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영상미로 아직까지 웰메이드 공포영화로 호평받고 있다. 


 영화는 살인범 아버지로부터 도망친 4남매가 어머니의 옛집 매로우본 저택으로 이사오며 시작된다.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신 뒤 첫째 잭은 21살이 돼 저택의 소유권을 넘겨받기 전까지 동생들과 숨어 살기로 한다. 특별한 친구 앨리와도 친해지며 평온한 시간을 보내던 그들의 일상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아버지로 인해 망가져 버린다. 


어두운 과거도 햇살 속에 모두 사라진 듯했다. 

아무도 우릴 몰랐고 우린 처음으로 자유를 만끽했다. 

<매로우본> 中


 영화를 보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아버지의 방문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갑자기 시간이 삭제된 것도 의문이지만, 이후 남매들과 집안의 분위기도 조금 바뀐 모습을 보인다. 집안의 모든 거울은 천으로 덮여있고, 천장에선 이상한 소리가 들리며, 막내인 샘은 계속 유령이 나타난다며 무서워한다. 이렇듯 영화 전반에 걸쳐 많은 떡밥이 숨겨져 있다. 이러한 떡밥들은 결말 부분의 반전을 향하는데 대표적으로 거울이 그렇다. 거울은 현실을 보여주는 매개체로, 영화 속에서 남매들이 거울을 가리는 행위는 눈앞의 현실을 부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무섭기만 한 공포영화가 인정받는 시대는 지났다. 무섭고 잔인한 연출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영화의 작품성이다. <매로우본>을 본 관객들이 이를 칭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를 보면 높은 완성도가 공포감만으로 인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는 바로 아름다운 영상미 때문이다. 스크린은 4남매가 사는 시골 마을의 평화롭고 잔잔한 풍경을 보여주다가도 어둡고 축축한 분위기의 다락방을 비춰 관객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또한, 영화의 탄탄한 스토리도 완성도를 높임과 동시에 관객들의 깊은 몰입을 도왔다. 영화의 장르는 공포였지만, 기자는 공포 속 다른 다양한 감정들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동생들과 함께 있기 위해 환영으로라도 그들을 보는 잭에게서 죄책감을, 그런 잭을 사랑해 곁에 머물며 그를 보살피는 앨리에게서 안쓰러움을 느꼈다. 깊은 몰입 때문이었는지, 영화가 끝난 후로도 기자는 제발 자신들을 내버려 두라던 잭의 말이 잊히지 않았다. 


정민 기자 Ι wjdals031004@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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