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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後] 여유가 필요하다면 고개를 들어보자
  • 정서희 기자
  • 등록 2022-09-26 00: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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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서가 지나면서 약간의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새로운 계절을 맞이해야 하지만 기자는 땅만 보며 걷던 시간이 있었다. 그 이유는 오래전부터 해오던 고민이 엉킨 실타래처럼 계속해서 풀리지 않고 아직도 머릿속에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고민은 현재 주어진 이 시간에 의미 있는 다양 한 활동을 모두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학부생인 기자는 무엇보다도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이미 기자는 원하는 학과를 위해 많은 시간을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그렇기에 다른 외부 활동을 더 한다면 △시간 △체력 △학습 부분에서 스스로가 버텨낼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대로 도전해보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나고 후회를 할 것 같고, 만약 도전하더라도 내가 모든 활동에 집중하며 완벽한 결과를 낼 수 있을까 하는 끊임없는 불안감이 기자를 삼켰다.


 이 같은 극도의 불안감은 이렇게 대학 생활을 하는 것이 옳은건지에 대한 의문까지 불러일으켰다. 결국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무작정 공원으로 달려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며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아졌다. 바라본 하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명한 흰색 구름과 높은 가을 하늘이었다. 이렇게 하늘 사이로 불어오는 하늬바람을 코로 힘껏 들이마시며 천천히 심호흡하자 폐 속 깊숙이 차가운 바람이 채워졌고, 신기하게도 여러 생각에 뒤엉켜 뜨거웠던 머리 한구석은 점차 맑아지는 것만 같았다. 결국 선선하게 부는 바람이 한층 여유를 가져다줬고 차분해진 기분으로 그동안 스스로를 괴롭힌 고민을 곱씹어 볼 수 있었다.


 땅에만 고정됐던 시선을 넓은 하늘로 돌리며 여유를 가지자 진정으로 기자가 원하는 것을 알아가며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후 생각해보니 하루하루 불안감으로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는 고민은 시간낭비 같았고, 그럴 때일수록 잠시 발길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가을 하늘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인생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보는 것이 어떨까? 순간의 멈춤은 오히려 인생에 여유를 더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사진 정서희 기자 Ι seohee096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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