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인류의 미래, 신화에서 길을 찾자^^
  • 편집국
  • 등록 2022-05-16 16:45:49
  • 수정 2022-05-18 13:29:02
기사수정

 디지털 플랫폼이 인간의 도구가 되면서 인류는 이제 인류의 보편언어를 가지게 되었다. 저마다 다른 언어를 쓰는 인간이 하나의 단일한 체계에 묶이게 된 셈이다. 이 언어의 위대함은 코로나시대가 되면서 더욱 강고하고 완강하게 증명되었다. 이제 온전한 기계의 언어로 된 공고한 체계를 가지게 되면서 더 이상 디지털로 축적된 정보가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이제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빛나게 할 수 없는 필수적 요소가 될 전망이다. 전자정보를 통해서 우리는 기존의 안온한 체계에 머무를 수 없게 되었다. 기억의 용량에 아랑곳하지 않은 새로운 창조의 무한한 세계를 기약하게 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 인류의 위대한 유산에 대한 지적 여정이 문제가 되었다. 특히 이야기 가운데 신화와 민담이 핵심적인 문제의 한 복판에 자리하게 된 셈이다. 신화와 민담은 인류의 보편적인 유산이다. 이것은 광의의 신화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인데, 주로 사실이 아닌 인간의 상징적 표현에 해당하고, 어쩌면 인류의 궁극적인 무의식이 빚어낸 유산임이 될 것이 선명하게 예견된다. 신화는 인류의 상상계가 빚어낸 것이고, 도저히 인간의 지혜나 의식적 각성의 결과로는 해명할 수 없는 상징계의 온축된 결과이다. 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통찰의 결과가 그렇게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세계의 거의 모든 신화가 같은 것에 그렇게 해석해야 할 강력한 단서가 거기에 있는 셈이다. 


 그리스로마신화가 세계신화의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된다고 하는 것을 거의 확실한 망상이다. 세계 인류의 모든 민족이 유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로마신화를 척도로 삼아 학문을 전개하는 이상한 버릇을 가진 학자와 학문이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이 신화는 죽은 신화이다. 현실의 맥락에서 살아 잔명을 보존하고 있을 뿐이고, 이를 통해서 여전하게 자신의 학문을 불리는 학상배들이 넘쳐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민족에게 살아 있는 신화와 이야기가 넘쳐나는 줄 모르고 우리 것을 무시하는 무지한 사람들이 많아서 문제이다. 자신의 출발점에 어떠한 황금싸라기가 있는 것을 도외시하고 죽은 신화를 어루만져서 살아나게 하려는 학문적 협잡이 판을 치고 있다. 우리의 신화, 살아 있는 신화를 통해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이에 대한 해석을 해야 하는 힘들고 무거운 과제가 남아 있을 따름이다. 


 인류가 진척해온 위대한 여정 가운데 거석문화와 거인신화의 시대가 있었다. 이것은 세계의 거의 모든 민족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에 설문대할망이나 장길손의 신화가 이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다. 제주도를 비롯하여 전국적인 장소에서 예사사람이 하고 듣던 이야기 속에 생동감이 있는 살아 있는 신화가 전승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한 신화를 가이아신화나 우라노스신화와 비교하면 인류의 보편적 사고를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소박한 신화와 현학적으로 가다듬은 신화의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한쪽에서는 무지랭이들의 이야기라고 무시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족보를 외우고 동시에 무한한 가치가 있는 듯이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인류가 무엇을 해명하지 못하였을 때에 자연의 힘과 인류의 무지를 신에 의존하여 생산하던 데서 신화를 통하여 말하고자 한 무엇이다. 종교의 힘에 의존하면서 거인시대의 문화를 궁극적으로 해명하던 단계가 세계 인류의 각처에서 전승되었던 것이다. 인류 문화 창조의 기저층위에 거석문화와 거인신화가 있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터키 동남 아나톨리아 지역의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라는 유적은 우리의 선사시대 유산을 근본적으로 뒤흔든 발견이 될 전망이다. 일정하게 층위로 전개되어 있으면서 3층으로 전개된 구조적인 유산은 그리스로마의 유산보다 많이 앞선 유적인 셈이다. 왜 한쪽에서만 만들어진 늦은 시기의 유산만이 인류에게 앞서고 유일한 증거라고 말하고 있는가?


 새로운 것이 쏟아져 나와서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유일한 지식에 의존하면서 인류보편문명의 이해를 가로막고 있음을 숨길 수 없다. 미래의 인류 세대에게 진정하게 인류가 하나의 단선적인 단계를 밟지 않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모색하면서 공통적으로 추구하고 함께 역사와 문화의 모든 단계를 겪어왔음을 말하는 것이 온당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인류의 미래를 모색하고 탐험하면서 위대한 유산과 저적 여정을 말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은 문제에 집착하고 갈라져서 지적으로 위대하게 이어져온 인류 공통의 역사를 무시하지 않기를 바란다. 보편언어와 보편의 체험을 공존시켜야 마땅하다. 열린 자세로 열린 시대의 유산을 담아야 한다.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