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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역지사지 면접, 리버스 인터뷰
  • 김서연 기자
  • 등록 2022-05-16 11: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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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세대의 새로운 채용 트렌드
나라는 인재를 채용하고 싶다면, ‘나’에게 면접을 보라! 정신없이 몰아붙이는 압박 면접은 그만. 이젠 구직자가 날카로운 질문을 날리는 시대이다.
본지에서는 MZ세대의 자유로움과 당돌함으로 이뤄진 새로운 취업 이슈, 리버스 인터뷰에 대해 알아봤다.

리버스 인터뷰란?


 리버스 인터뷰란 반대(Reverse)와 면접(Interview)의 합성어로 면접관과 면접자가 역할을 바꿔 진행하는 면접을 의미한다. 면접관이 구직자에게 질문하는 기존의 면접 방식에서 벗어나 구직자가 기업에게 먼저 질문하고 평가하는 새로운 방식의 ‘역면접’이다.


 한 취업 플랫폼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구직자 567명 중 약 75%가 갑질 면접을 경험했고 약 60%가 채용 비리를 경험·목격했다고 한다. 이처럼 온갖 불공정이 난무하는 취업의 늪에서 리버스 인터뷰는 채용의 공정성을 더하고, 면접자의 인권을 보호하고자 등장하게 된 새로운 취업 트렌드이다.


자료제공: 인크루트자료제공: 인크루트


면접관이 된 면접자

  

 MZ세대가 주축이 되면서 조직 문화를 포함한 직장의 모습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그들의 당찬 자유로움은 앞서 말한 채용비리와 불공정에 맞섰고, 기업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기보단 새로운 ‘경험’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리버스 인터뷰의 유행 요인은 ‘CX보다 EX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CX는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 의 약자로 마케팅에서부터 영업,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매 과정에서 기업과 고객이 소통하는 방법을 뜻한다. EX는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의 약자로 직원 한 사람이 기업과 맺는 전반적인 관계를 의미하며, 입사 전부터 퇴직 후까지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뜻한다. 기업은 이러한 면접자를 해당 기업의 잠재적인 외부고객이자 내부고객으로 바라본다. 이에 고객과 이에 따른 소비 촉진에만 쏠려있던 초점을 면접자, 즉 내부고객에 돌려 잠재적 직원과의 의미 있고 지속적인 정서적 연결을 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실전! 리버스 인터뷰


 지난 2020년 1월 LG소셜캠퍼스에서 스타트업 직원이 CEO를 면접하는 리버스 인터뷰 상황을 연출했다. 이를 통해 사회·경제적 기업을 지원 하는 해당 플랫폼의 목적에 맞게, 사회초년생으로 하여금 채용 트렌드의 흐름을 파악하도록 했다. 같은 해 7월 삼성생명은 컨설턴트를 모집하는 ‘거꾸로 면접’ 광고를 선보였다. △지점장편 △본부장편 △시스템편 등의 시리즈로 이어지는 해당 광고는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자신의 회사를 어필하는 역면접의 모습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롯데그룹, SBS 등 다양한 기업에서 리버스 인터뷰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리버스 인터뷰일까? 해당 면접의 유형이 새로운 트렌드 반열에 오른 것은 ESG 경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면접의 주도권을 넘기는 파격적인 변화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보다 극적으로 나타낸다. 이를 통해 구축된 긍정적인 EX는 공정과 혁신을 바탕으로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자유로운 분위기를 통해 구직자는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직장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리버스 인터뷰의 획기적인 변화는 현실적인 문제도 수반한다. 채용을 기다리는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진정으로 원하는 질문을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간절한 취준생에게 자유로운 질의응답은 사치이며, 그럴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자신을 어필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구직자의 질문이 또 다른 평가 기준이 돼, 새롭고 참신한 질문을 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서연 기자 Ι tjdus562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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