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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조] 재원 수급부터 청년 취업까지,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난제
  • 김도욱 기자
  • 등록 2022-05-16 11: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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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필요, 1순위 과제는 청년 취업 문제
앞선 지면에서 차기 정부의 공약 및 이를 실현할 계획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정부는 지난 5년간 불거졌던 △부동산 가격 폭등 △젠더 갈등 △저출산 현상 등을 완화할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가. 본지는 이병량(행정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앞서 제기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한다.

Q. 차기 정부의 공약·행보 등에 있어 현 정부와의 주요한 차이점에 무엇이 있는지 말해 달라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에선 두 후보가 거의 반반을 가지고 대립했다. 이 상황에서 몇 안 되는 중도표만으로도 당락이 좌우될 수 있기에, 상대방이나 중도의 사람을 어느 정도 끌어올 수 있는 공약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두 후보의 공약이 비슷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부동산세와 관련해 종합부동산세를 손보겠다는 점에서 다른 후보와 차별점을 보일 뿐, 따져보면 부동산에 대응하는 방식도 두 정당 모두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정부가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정부 정책의 실패를 지적한 점에 있다. 지난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보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람이 많았다. △젠더 문제에 대한 불만을 돌리기 위한 여성가족부의 상징적 폐지 △적극적인 원자력 활용을 위한 탈원전 폐기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평등 지향적 정책의 축소 등 방향성에서 조금의 차이를 보인다. 큰 차이라 할 수는 없지만, 문재인 前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게 했던 지난 정부 주요 정책의 기조를 어느 정도 바꾸는 정책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구분된다고 본다.


Q. 차기 정부가 내세운 공약·계획 등이 사회에 현존하는 문제들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될지 묻고 싶다


 부동산 가격 변동의 주원인은 정책의 영향보다도 전 세계적으로 작용하는 경제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정부에 들어서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기가 나빠지고,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자연스레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 윤 대통령은 부동산과 관련해 공급 위주의 정책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공급의 대상과 방법에 주목할 수 있으나, 결국 이번 정부에 얼마만큼의 운이 따라주느냐의 문제가 될 듯하다.


 경기가 둔화됨에 따라 고용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정부는 고용 문제를 공공부문 취업으로 해소하려 했는데, 이번 정부는 공공부문의 활용 의지가 별로 없다고 느껴져 청년 실업 문제가 급진적으로 호전될 일은 크게 없을 듯하다. 노동시장 등에서 눈에 띄는 긍정적인 변화가 없으면 젠더 갈등의 해소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 정부의 여성 우호적 정책은 청년들이 사회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젠더 갈등을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차기 정부는 20대 남성에게 비교적 많은 도움을 받아, 지난 정부의 여성 우호적 정책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존재하기에 갈등이 더 심해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Q. 공약 중 미흡하거나 보완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말해 달라


 가장 크게 보완돼야 할 부분은 재원 문제다. 윤 대통령께서 재원을 여러 방식으로 수급하겠다고 하셨는데 그에 따른 계획이 잘 보이지 않는다. 추가경정예산으로 코로나19로 피해 본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게 50조 원 지원, 부동산세 감면 등 지원 정책은 많지만 우선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할 듯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연금이다. 초기 연금 디자인은 평균 수명이 70세밖에 되지 않고 이자율이 매우 높았던 70~80년대 기준으로 제작됐다. 그런데 이러한 디자인을 몇 안 되는 개정을 거친 채 그대로 유지 중이기에 문제인 것이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공적연금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까지 유지 한계가 서서히 드러나는 시점이니만큼 연금 디자인의 개편이 가능한 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 세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어느 정부가 되든 이러한 불만을 감수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 문제도 재원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겠다.


Q. 차기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모든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청년들의 취업 문제일 것이다. 출산율 관련 많은 얘기가 나오지만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 자체를 문제로 보기 힘들다. 낮은 출산율이 의미하는 바는 사람들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일자리를 갖기 힘든 상황이기에 청년들은 미래를 그리지 못한다. 한국 사회 내 결혼 기피·저출산 풍조는 청년들이 ‘내 미래도 모르겠는데 아이 미래까지 생각하기에는 힘들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환경 때문이라 본다.


김도욱 기자 Ι whiting2427@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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